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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북한 김정은, 핵·美 언급 없이 수위 조절…내부 결속 강화, 南엔 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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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75주년 열병식 연설…"전쟁 억제력 강화"
"정당방위 수단, 그 누구 겨냥 아냐" 수위 조절
최고 지도자로서 고뇌 털어놓으며 울먹이기도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에 맞서 자위적 억제력 강화 의지를 밝혔지만 핵은 물론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해 복구 등 삼중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민들을 향해선 거듭 미안함과 감사의 뜻을 전하며 내부 결속을 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라고 지칭하며 "하루 빨리 북과 남이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혀 코로나19 극복 후 남북 간 대화 여지를 열어놓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해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0일 오후 7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녹화 영상을 공개했다. 열병식은 이날 0시부터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심야에 열병식은 연 것은 처음으로 북한은 불꽃놀이와 각종 조명을 동원해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 참석해 "군사력의 현대성은 많이도 변했으며 발전의 속도를 누구나 쉽게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군사력은 그 누구도 넘보거나 견주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단한 갱신 목표들을 점령해 가고 있다"며 전쟁 억제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가중되는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해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서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5월24일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중앙군사위 4차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이번 연설에서는 '전쟁 억제력'으로 표현 수위를 낮췄다. "적대세력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가중되는 핵위협" "가혹하고 장기적인 제재 때문에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했지만 직접적으로 미국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1일 "명확한 대미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미국을 덜 자극하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며 "불투명한 미국 대선 결과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미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올해 초 예고한 '새 전략무기'를 대거 공개하면서 미 대선 후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의도로 엿보였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기존 화성-15형(2017년 11월 공개)에 비해 길이가 길어지고 두께도 굵어진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바퀴 수가 9축에서 11축으로 늘어난 이동식 발사차량(TEL)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 지난해 공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에서 한층 진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성-4형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방역, 수해 복구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인민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내부 결속에 나섰다. 최고 지도자로서 고뇌를 털어놓는가 하면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인간적인 면모도 드러내면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하늘 같고 바다 같은 우리 인민의 너무도 크나큰 믿음을 받아 안기만 하면서 언제나 제대로 한 번 보답이 따르지 못해 정말 면목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라를 이끄는 중책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  우리 인민들이 생활상 어려움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인민의 하늘같은 믿음을 자키는 일에 설사 몸이 찢기고 부서진다고 해도 그 믿음만은 목숨까지 바쳐서라도 무조건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을 향해선 짧지만 강한 유화 메시지를 발신했다. 북한군이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으로 악화된 남측 민심을 다독이면서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될 경우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을 언급하며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 빨리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에게 보낸 친서에서도 "끔찍한 올해의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리는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남북 간 연락 채널을 모두 끊긴 상황에서도 비공개적으로 정상간 친서 라인을 유지하고, 미 대선 결과와 이후 북미 관계 등을 지켜보면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남북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관측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노동당 창건 기념일, 미국 대선, 내년 1월 초 북한의 노동당 8차 대회 등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현상 유지'에서 '현상 변화'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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