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0 (수)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문화

나무가 되고 싶었던 시인

URL복사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고 떠난 극작가 윤영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다. 붉은 코, 반짝이는 눈, 독특한 헤어스타일의 윤 작가는 연극계의 괴짜로 불리며 극작가이자 연출가, 학자로서 인간의 고독과 존재의 외로움, 소통의 문제에 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연극 세계를 추구해 온 연극계의 시인이었다.
가장 연극적인 연극 창조
“저는 자연스러운 것, 에로틱한 것, 근질근질한 것들, 음습한 것들을 같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텍스트를 연출할 때 자꾸 그런 것들을 죽이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윤 작가는 이처럼 고민을 거듭하며 작가이자 연출가로서 사람들과의 소통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연극에 관해 치밀한 구성과 특유의 화법으로 가장 연극적인 연극을 창조했다. 연출가로서의 아이러니를 뛰어넘은 유작인 ‘임차인’이 더 애틋한 이유가 바로 이런 데에 있을 것이다.
새로운 연극언어와 삶의 형태를 모색해 온 윤 작가는 인간에 관한 생각을 마치 한 편의 시처럼 압축적이고 간결하게 표현하려 했던 시인이기도 했다. 그리고 후기 작품으로 가면서 이러한 간결한 표현에 생생한 리얼리즘을 결합하여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그리며 깊은 울림이 있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윤 작가의 희곡을 보면 인간 존재와 외로움, 고독 등이 느껴지는데 이는 사유하는 작가로서 그를 말해 주는 것이며 인간에 관해 노래하는 시인이자 철학자로서 작품세계를 이야기 해 준다.
윤 작가는 학자로서도 유명하다. 2000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단국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 연극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윤 작가는 학창 시절 그가 배우고 느꼈던 것들과 연극을 처음 시작한 연우 무대 시절부터 직접 만든 극단 파티 시절까지 그간 보고 느낀 것들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으며, 윤 작가의 수업을 거쳐 간 많은 학생들이 윤 작가의 연극에 대한 열정과 경험을 배우게 됐다. 또한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권위적이기 보다는 자유롭게 학생들과 밤새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이러한 성격은 작품에서도 녹아져 탈권위적이고 자유분방한 작품으로 나오게 됐다.
윤 작가는 나무를 사랑해 죽기 며칠 전에 자신의 이름을 ‘나무윤영선꽃’으로 개명하기도 했다. 윤 작가를 추억하는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는 유난히 술을 좋아하고 말하는 것을 즐겼으며 밤새 술을 마시며 학생들과 함께, 작업하는 연극인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워 나갔다. 그래서 지금도 그를 추억하는 사람들은 인간 윤 작가의 따뜻함을 기억하고 그들의 가슴 속에 나무로 기억하고 있다.
‘사팔뜨기 선문답’부터 ‘임차인’까지
윤영선은 극작가 겸 연출가로 연우무대 활동을 통해 연극을 시작했고 1980년대 후반 미국 유학 기간 중 뉴욕에서 ‘없는 극단’을 결성해 공연활동을 지속했다. 1990년대 중반 ‘사팔뜨기 선문답’이라는 작품으로 작가, 연출가로 정식 등단했으며 ‘떠벌이 우리 아버지 암에 걸리셨네’(1996), ‘맨하탄 일번지’(1997), ‘키스’(1997), ‘G코드의 탈출’(1998), ‘파티’(1998) 등 비교적 짧은 시기 동안 집중적으로 많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이후 윤 작가는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미생자’(2003년), ‘여행’(2005년), ‘임차인’(2006년)을 공연했고 ‘여행’과 ‘임차인’으로 서울연극제희곡상과 김상열연극상을 수상했다.
연우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윤 작가는 1997년 연우를 떠나 연출가 박성현, 이성열과 함께 ‘작은 파티’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 후 작품 활동을 계속 하게 되고 이후 2003년 ‘극단 파티’로 개명하며 연출가 김동현이 합세했다. 2007년 윤 작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극단 파티는 활발한 창작 활동을 지속해 왔으며 2008년 윤 작가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활동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인간 존재와 외로움에 대한 고민
윤 작가는 인간의 존재와 외로움을 고민했던 작가로 작품 안에 그의 고민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 중에서도 삶의 오후에 와 있는 중년들이 죽음을 대면하는 모습을 그린 ‘여행’과 인간의 외로움을 ‘키스’라는 행위로 풀어 낸, 한 작품을 세 명의 연출가가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 ‘키스’, 몸은 있으나 마음은 여기에 없는 우리네 삶을 이야기하는 ‘임차인’ 등이 윤 작가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9월18일부터 두 달여간 정보소극장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윤 작가를 추억하는 페스티벌은 그래서 ‘여행’, ‘키스’, ‘임차인’ 세 가지 작품을 모았다. 더욱이 이번 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윤 작가의 미발표 희곡을 포함한 ‘윤영선 희곡집’을 동시에 발간 할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둘이 하는 키스, 혼자 하는 키스, 여럿이 하는 키스로 구성된 실험적인 작품 ‘키스’는 연출가 김동현, 남긍호, 채승훈이 맡아 다양한 키스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2005년 평론가 협회 Best3에 선정됐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여한 바 있는 연극 ‘여행’은 극단 백수광부의 대표로 있는 연출가 이성열이 다시 맡아 공연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킬 예정이다. 또한 2006년에 배우 오달수가 연기하여 큰 관심을 얻은 ‘임차인’은 고 윤 작가 대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로 있는 연출가 박상현이 연출을 맡아 또 다른 느낌의 공연을 선사 할 계획이다. 이번 페스티벌의 세 작품을 통해 극단 파티는 故 윤영선 선생이 펼치고자 했던 연극세계를 다양하게 보여 줄 것이다. 또한 이번 페스티벌에는 무대디자인 손호성, 조명디자인 김창기, 의상디자인 장혜숙 등 극단 파티 시절 함께 했던 스탭이 함께 해 먼저 세상을 떠난 윤영선 작가의 빈자리를 채워준다.
또한, 이번 페스티벌 기간에는 정보소극장 및 아르코예술극장 일대에서 윤 작가의 생전의 사진을 전시하는 사진전과 지인들의 회고담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등 윤 작가를 기리기 위한 다양한 추모 행사가 계획돼 있다.
오랜만에 열리는 한국 작가 페스티벌인 ‘윤영선 페스티벌’은 윤 작가를 알고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축제로서, 그와 그의 작품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연극다운 연극을 알리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하며 가을을 잔잔한 연극적 감동으로 물들일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인천 한 반도체 제조공장서 가스 누출 22명 병원
사고가 발생한 반도체 제조공장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 한 공장에서 화학약품 작업 중 염산 탱크에 염소산을 잘못 주입하면서 화학 반응과 함께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0여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9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5분경 미추홀구 도화동 한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가스가 누출 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2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중 작업자 4명이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18명은 자력으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탱크로리에서 화학반응이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고 중화제를 뿌려 진화 했다. 사고 직후 공장 인근 근로자 등 120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되자 인력 47명과 장비 29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관할 구청은 재난문자를 통해 "도화동 일대에서 가스 누출 사고 발생을 알리며 인근 주민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염산

문화

더보기
이앤아이앙상블, 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앤아이앙상블이 오는 9월 27일(토) 오후 7시 30분 문아트그라운드 실버스크린홀에서 세 번째 정기콘서트 ‘보이지 않는 것 - 내 안의 소리’를 개최한다. 이앤아이앙상블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 공연에서 500석 규모 객석을 전석 매진시키면서 주목받았으며, 올해는 한정된 50석 규모의 공간에서 더욱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소리’를 주제로 음악, 마임, 영상이 결합된 다층적 무대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움직임, 무언의 퍼포먼스, 대형 스크린의 영상미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공연의 완성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앤아이앙상블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동시에 자신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자작곡은 매 공연마다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앤아이앙상블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창작 작업을 통해 모던 팝 클래식이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아우르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앤아이앙상블 바이올린 박진희, 기타 김도윤, 첼로 김혜영, 건반 이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