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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서울시장, ‘부동산 민심’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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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궐선거 ‘부동산 대전’ … 규제 철폐 공약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2개월 앞으로 다가 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부동산 대전’으로 흐르고 있다.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선거를 앞두고 여야 서울시장 후보 모두 주택공급 확대에 부동산 공약의 방점을 찍고 있다. 또한 여당 후보들은 정부의 정책 기조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관련 공약을 내고 있지만 야권 후보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철폐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야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부동산 공약들도 갈수록 구체적인 모양을 드러내고 있다. 각 예비후보는 부동산 분야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이란 판단에 차별화된 공약을 너도나도 내놓고 있지만 이 같은 부동산 공약의 남발이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공약’ 남발 … 시장 불안 가중 우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21분 콤팩트 도시 대전환’과 5년 내 공공주택 30만 가구 공급을 간판 정책으로 내걸었다. 서울을 21개 다핵(인구 50만명 수준)으로 분산해 21분 이내 교통 거리에서 직장 · 교육 · 쇼핑 · 여가 등 모든 생활이 가능하게함으로써 양극화와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강북에 있는 30년 이상 된 낡은 공공임대주택을 재개발해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로 분양하겠다고도 했다.


같은 당 우상호 경선 후보는 한강 변의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을 덮어 그 위에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아파트를 짓고 여기에 역세권 고밀개발, 공공 재개발 등을 더해 모두 16만 가구의 공공주택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를 10년 임대주택, 20년 전세 주택, 30년 자가주택 등으로 나눠 공급한다는 것이다. 우 후보는 25평 기준 5억~6억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했다.


야권 예비 후보들도 의욕적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독한 결심과 섬세한 정책으로 서울을 재건축하겠다’면서 분양가상한제 폐지, 공시가격 인상 저지, 용적률 상한 조정, 용도지역 변경 적극 검토, 층고 제한 완화 등을 내걸었다. 키워드는 현 정부가 동원한 각종 부동산 규제의 해제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다. 10년간 7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시장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이하 규제를 바로잡겠다고 했다. 여기에 20~30대에게는 셰어하우스, 30~50대에게는 장기 무주택자 청약 특별공급, 50~60대에게는 공동생활이 가능한 클러스터형 주택 공급 등의 맞춤 대책을 제시했다. 총 공급 규모는 5년간 36만 가구다. 또 강남 · 북 균형발전 프로젝트로 비강남권 지하철과 국철 구간 일부를 지하화해 지역 거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선심성 재개발 · 재건축 약속, 실현 높지 않아”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은 무주택자와 청년들에게 환매조건부 반반 아파트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시세의 절반에 분양한 뒤 되팔 때 매매 차익을 절반까지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용산 캠프킴, 태릉 골프장, 상암LH, 마곡SH 부지에 이런 형태의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복안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부동산 햇볕정책을 내걸고 재개발로 35만 가구, 재건축으로 20만 가구 등 모두 65만 가구를 짓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민간주도로 청년임대주택 10만 가구, 3040과 5060 세대를 위해 40만 가구 등 총 74만6000 가구를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향후 5년 이내에 건설하기로 했다. 무주택 실소유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규제지역이라도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 규제를 대폭 풀고,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앞당길 수 있도록 세대별 쿼터제도를 도입하는 등 청약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


도시전문가인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는 부동산 거품에 기름을 붓는 게 아니라 건강한 부동산 생태계를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역세권에 민간·공공임대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집이 어우러진 ‘미드타운’을 조성해 시민들의 직주(직장과 집) 근접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시대전환의 조정훈 의원은 강남 3구를 포함한 주거 선호지역의 주택을 적극 매입한 뒤 서울시민에게 시중보다 저렴하게 내놓겠다고 했다. 시중의 과다 유동자금을 공사채 발행으로 흡수하는 동시에 서울시가 활용할 수 있는 주택 물량 확보 방법이라는 것이다. 무소속의 금태섭 전 의원은 무리한 신규 공급 대신 서울형 공공 재개발로 2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후보가 과도한 규제의 개선이나 공급 확대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도 2·4 부동산대책을 통해 수요 억제에서 대량 공급으로 정책 방향을 틀었듯 서울의 집값·전셋값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충분한 공급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발 예산, 택지 확보 등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이 없어 두루뭉술하다거나, 과다한 물량은 현실성이 떨어져 신뢰를 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금 정부가 영끌 정책으로 제시한 서울 공급 물량이 32만 가구이며, 이것도 대부분 실제 공급이 아니라 5년 안에 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후보들의 정책 아이디어는 상당히 의욕적이지만 서울시의 권한으로 하기 어려운 공약도 적지 않은데다 잔여임기 1년여짜리 시장이 하기에는 벅차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은 정부 입장에선 후보들의 공약 남발이 반가울 리 없다. 정부 관계자는 “공약들에 대해 일일이 정부가 대응할 순 없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부동산 정책은 지자체장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당선 이후 정책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 유권자들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에서 여당 후보의 ‘강남 재건축 허용 가능’ 발언은 ‘첫 신호탄’에 해당할 뿐, 이후 부동산 관련 공약들은 봇물 터지듯 나올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공약 남발이 시장 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있다. 이미 강남 재건축 시장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여야 후보들의 선거 때만 되면 남발되는 불도저식 주택공급 및 선심성 재개발 · 재건축 약속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여야의 공통점은 공급 확대”라며 “차이가 있다면 여당은 정부정책과 호흡을 맞춰서 공공이 주도하는 모양새이고, 야당은 공공이 아닌 민간 규제를 풀어서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공약대로면) 공급 과잉이 될 것 같다. 여야 둘 다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서울 도심의 낙후지역을 손대야 한다는 답은 나왔다. 그 숙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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