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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마녀? 자유로운 영혼의 전위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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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자유로운 영혼의 전위예술가!



존 레넌의 부인 오노 요코의 삶과 예술, ‘YES YOKO ONO’展




‘늘어진
젖가슴을 가진 늙은 창녀’ ‘존의 깎은 손톱을 주워 그에게 마술을 거는 마녀’ ‘영국의 국보인 존을 훔쳐간 성공보다 실패를 많이 한 뉴욕의
전위예술가’. 비틀즈의 멤버 존 레넌의 아내 오노 요코에 대해 1960년대 말 그녀에게 쏟아졌던 악의적 말들이다.

비틀즈의 팬들은 대부분 오노 요코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 그들은 오노 요코의 등장으로 존 레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것이
결국 비틀즈가 해체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그간 오노 요코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이뤄지기 어려웠다. 그녀가 40년
이상을 주류문화와 주변문화를 넘나들며 미술가이자, 시인 그리고 작곡가로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예술가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드물다. ‘너무나
유명한 무명작가’ 오노 요코. 그녀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한 첫 회고전이 9월 14일까지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린다.



관객의
상상을 통한 완성


1933년 일본의 명문가이자 부유한 은행가의 딸로 태어나 19살 때 뉴욕으로 이주, 1956년 가난한 전위음악가 이치야나기 토시와 결혼,
1962년 이혼 절차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앤서니 콕스와 결혼, 1966년 런던 전시회에서 존 레넌과 만나 3년 후 결혼…. 그녀는 누구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왔고, 또한 그것을 추구했다. 그녀의 이러한 자유로운 세계관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관객에게도 자유로운 상상을 유도한다.

그녀의 초기 지시문 작업은 관객의 자유의지를 통해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는 가장 대표적인 예다. 그녀는 영어로 짧은 지시문을 작성하고 일본어로
해석을 달았다. 관객은 지시문에 쓰여진 내용을 읽고 머릿속으로 상상한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모습인지는 관객에 따라 다르다. 타인에게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를 줌으로써 그녀는 관객과의 적극적 커뮤니티를 시도한다.

작품 ‘파란방 이벤트’와 ‘방의 반’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오노 요코는 ‘파란방 이벤트’에서 하얀색 방에 ‘파란방이 될 때까지 머물러라’
‘이 방의 너비는 바다만큼 넓다’ 등 비합리적이며 비상식적인 지시문을 늘어놓는다. 관객의 제한된 인식체계를 확장하고 그들의 상상력을 통해
미완성인 그녀의 작품은 완성품이 된다. 모든 물건의 반만 설치해 놓은 ‘방의 반’에서도 그녀는 “실제로는 반이지만 완전하게 봐줄 것”을
요구하며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완전과 불완전의 조화를 꾀한다.



폭력에
대한 비판 그리고 페미니즘


오노 요코는 1966년과 1982년에 제작된 16mm 영화와 비디오 작업을 통해 발가벗은 인체에 몰두했다. 그녀는 ‘No.4, 엉덩이’에서
1년 365일에 해당하는 365명의 엉덩이의 움직임을 음악과 함께 담아냈다. 신체의 일부분만을 잘라내 단일한 이미지로 구성된 필름 속에서
엉덩이는 은밀한 부위가 아닌 이미지화 된 존재로 재탄생하며, 엉덩이를 성적흥분의 대상으로 인식해온 관객들을 비웃는다.

파리의 탐험을 통해 여성의 신체 곳곳을 비춘 ‘파리 Fly’는 요코가 작곡한 음악과 함께 여성의 몸을 성적이지 않으면서 세밀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에서 여성의 너부러진 몸 전체와 그곳을 파리떼가 기어다니는 장면은 심한 불쾌감을 준다. 여성의 몸은 결국 ‘더러운’ 파리들에게
‘맡겨진’ 것이고, 파리는 파란하늘로 비상하지만 여성은 남겨진다. fly의 두 가지 뜻, ‘파리’와 ‘날다’는 여성이 처한 현실과 꿈꾸는
이상을 의미한다. 파리는 여성을 억압하고 가해하는 세력이고, 여성은 그러한 현실로부터 벗어나 날고 싶어 한다.

오노 요코의 비판적 사고는 퍼포먼스 ‘자르기’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녀는 무대 위에 무표정하게 앉아 관객들을 무대 위로 불러 그녀의
옷을 잘라 버리도록 했다. 그녀는 시종일관 가면을 쓴 듯 굳은 얼굴로 있었고, 거의 40분이 지나자 옷은 거의 벗겨졌다. 옷을 자르는 관객은
가해자다. 옷이 벗겨져 맨몸이 드러나는 요코는 피해자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보며 ‘어디까지 벗겨질까’하고 내심 은밀한 기대를 하는
관객도 가해자다. 그러나 그 퍼포먼스에 참가했든 단지 지켜봤든, 모든 관객들은 가해자의 심정뿐 아니라 피해자의 심정도 느끼게 된다. 요코는
자르는 행위 즉, 훼손과 파괴의 행위를 통해 사회에서 일어나는 폭력성을 구체화했다. 이 사회적 폭력은 여성에게 행해지는 성적폭력이고, 동양인에게
일어나는 인종적 폭력이다. 더 나아가 기득권자들이 행하는 모든 폭력을 상징한다.




반전, 평화의 수호자


그녀의 자유로운 세계관과 비판적 사고는 결국 ‘평화’에 대한 옹호로 집결된다. 그녀는 1969년 존 레넌과 결혼한 후 암스테르담과 몬트리올의
호텔에서 일주일동안 ‘평화를 위한 침대 시위’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들은 신혼방에 기자들을 초대하고는 잠옷을 입은 채로 침대 속에 누워
기성사회에 대한 비폭력적인 저항의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그들의 메시지는 ‘전쟁은 끝납니다!(War Is Over!)’였다. 대중매체의 관심을
그들은 평화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데 이용한 것이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평화를 위한 이벤트와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음악과
시, 퍼포먼스와 시각예술을 넘나드는 활동을 펼쳤다.

‘신뢰를 갖고 하시오’는 평화에 대한 그녀의 소망을 집약한 작품으로 온통 하얀 체스 말과 하얀 체스 판으로 구성된 체스세트다. 온통 하얀색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자신, 즉 타자와 자아의 구분이 없어진다. 요코는 체스게임을 ‘마음 속에서 경기하라’고 명령한다. 처음 몇 수는 가능하겠지만
곧 혼동이 올 것이고 그러다 보면 분노가 생기고, 그 경지도 넘어서면 평화의 순간이 올 것이라 말한다. 모든 경계가 허물어진 뒤에 찾아오는
평화. 이것이 바로 이번 전시의 주제이자 그녀의 인생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YES’는 바로 평화에 대한 예스.

오노 요코는 남편 존 레넌의 노래 ‘이매진’을 합쳐 ‘평화를 상상하라(Imagine Peace)’를 전시회의 부제로 달았다. 그리고 그녀는
‘이매진'에 대해 “존과 내가 함께 상상했던 세계를 그려본 것”이라 설명했다.

존 레넌의 그림자에 가려 진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던 오노 요코. 하지만 그녀의 예술은 비록 가려졌을지 몰라도 그녀의 정신세계는 존 레넌을
통해 더욱 잘 알려졌다. 그리고 그 정신은 그녀의 이번 전시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존 레넌의 부인, 오노 요코!


이매진(Imagine) - 존 레넌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간다고 상상해봐요

나를 몽상가라고 하겠지요

하지만 나만 이런 꿈을 꾸는 게 아니랍니다

그대 언젠가 우리와 함께 하길 바랄게요

그러면 우리의 세상은 하나가 될 거에요


그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소유하지 않는다고 상상해봐요

탐할 필요나 배고픔도 없고 오직 인간에 대한

사랑만 존재한다고 상상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이 세상에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해봐요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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