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구름많음동두천 0.4℃
  • 구름많음강릉 10.6℃
  • 구름많음서울 1.8℃
  • 구름많음대전 6.3℃
  • 구름많음대구 11.5℃
  • 구름많음울산 13.4℃
  • 흐림광주 7.8℃
  • 구름많음부산 14.8℃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1.7℃
  • 구름많음강화 0.8℃
  • 구름많음보은 5.8℃
  • 흐림금산 7.3℃
  • 흐림강진군 8.9℃
  • 구름많음경주시 12.1℃
  • 구름많음거제 13.9℃
기상청 제공

경제

비리로 얼룩진 공기업

URL복사
검찰이 공기업 비리 수사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혹시나’했던 공기업 비리는 ‘역시나’였다. 이번 수사로 공기업의 10%(33%)가 비리에 적발됐고 250명이 구속됐다.
하청업체에 상납을 받거나 공금횡령을 하고 채용과 인사비리로 얼룩진 공기업 비리의 천태만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특히 말단 직원부터 사장에 이사장까지 비리에 연루돼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공기업 친·인척까지 이권 개입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지난 5월부터 공기업 비리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결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적용을 받는 공기업 및 공공기관 307곳 중 약 10%에 해당하는 33곳에서 중대한 범법행위가 적발됐다.
특히 자산규모 1~4위인 한국전력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공사에서 모두 비리가 발견됐고 강경호 코레일 사장, 김승광 군인공제회 전 이사장, 정장섭 한국중부발전 전 사장이 구속되는 등 7곳에서 전·현직 최고경영자의 비리가 적발됐다. 임원급 이상 26명, 실무자 109명이 입건, 이 중 54명이 구속되는 등 비리가 직위여하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기업 임직원의 가족과 친인척이 이권에 개입된 경우도 있었다. 전 토지공사 사장의 아들 김모씨는 공사 수주 알선 대가로 4500만원을 받는 등 아버지의 직위를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금품을 받았다가 덜미를 잡혔다.
김씨에게 돈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토지공사 이사 유모씨 자신도 알아서 돈을 챙겼다. 유씨는 올 4~7월 행복중심복합도시 건설이사로 있으면서 아파트 인허가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31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유씨 집 압수수색을 통해서 그의 침대 밑에 있는 2000만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과 양복 티켓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승광 군인공제회 전 이사장 아들은 에너지절약업체인 케너택에 투자하는 대가로 주식 3만주(7600만원 상당)를 받았다 구속 기소됐고 아들 역시 부친의 영향력을 이용해 금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2004년 대구지역 주상복합건물 신축 관련 대출 과정에서 시행사로부터 공제회의 투자를 알선해 준다는 명목으로 16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이사장의 다른 주변 인사의 비리도 포착됐으나 부자(父子)가 처벌되는 점을 고려해 사건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공사발주 및 납품관련 비리는 공기업 대부분에서 만연하는 비리 형태다. 강원랜드, 토지공사, 가스공사, 주택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한국관광공사 자회사) 등에서 이와 관련된 비리가 발생했다.
공사발주 및 납품비리 만연
강원랜드 전 본부장은 호텔 증축 공사 발주와 관련해 7억원을 받았고 전 팀장은 열병합발전 설비 공사 발주 대가로 8600만원을 받는 등 비리에 위아래가 없었다. 한국가스공사 전 건설본부장, 대한주택공사 전 행복도시첫마을 사업단장 등도 해당 공기업에서 진행하던 사업과 관련된 업체로부터 4000만원 이상을 받은 혐의가 잡혔다.
심지어 공사 수주 대가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중부발전 박모 처장은 수사가 진행중임을 알고서도 압수수색 전날까지 금품을 받은 뒤 화장실 천장에 숨겨놨다가 들통 나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채용과 인사 관련 비리도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다. 경기도시공사 오국환 전 사장은 2003년부터 3년간 인사상 혜택을 준다며 부하 직원으로부터 4100만원을 상납 받았다. 또 오 전 시장의 후임이었던 권재욱 전 사장 역시 부하 직원이 감정평가사나 납품업자로부터 챙긴 돈을 다시 상납 받아 대표적인 ‘인사 청탁 비리 사례’로 남게 됐다.
이밖에 대출 및 자금 지원 명목으로 돈을 챙긴 금융관련 공기업 직원들도 대거 적발됐다. 한국산업은행 3급 직원 정모씨, 한국주택금융공사 이 모 부장은 각각 의료재단과 아파트 시행업자로부터 2억원 이상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엄격한 심사를 해야 하는 담당 직원이 비리에 가담한 것이다.
이밖에 국가보조금 역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부터 농어촌 주민까지 국가보조금 부당수령에 죄의식조차 없이 일종의 ‘눈먼 돈’으로 취급됐다. ‘검찰은 올해 국가예산의 11%(약 30조원)인 각종 국가보조금 신청 때 일상화된 허위서류 제출, 심사 미흡, 사후 확인조치 미비 등으로 낭비 및 유용 사례가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보조금은 ‘눈먼 돈’
인천지검은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4000~4억5000만원의 정부출연금을 받은 뒤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유용한 7개 업체를 적발해 7명을 구속기소했다. 연매출 규모가 5000억원을 넘는 중견 생산업체는 이미 실패한 기술을 신기술인 것처럼 속여 정부출연금 4억원을 타내 개인 세금 납부 등에 사용했다. 수원지검은 산업기술개발 정부출연금을 받고 나서 폐업하는 방식으로 환수 의무를 면책받아 4~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10개 기업 관계자 7명을 구속 기소했다. 연구 인력을 고용한 것처럼 허위 신고하고 고용지원금을 가로채거나 재취업 사실을 숨긴 채 실업급여를 받는 등 고용촉진장려금을 유용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환경·시민단체 보조금 △문화재 관련 보조금 △요양의료기관 등 복지단체 보조금 △지역개발사업 보조금 △유류보조금 등 상당부분의 정부보조금이 새나가고 있었다. 노숙자 쉼터 등을 조직해 전국 규모 봉사단체로 육성함으로써 명망이 높았던 한 목사는 후원금 2억6000여만원을 횡령해 아들 대학 등록금과 자신의 연금보험료 등에 썼다 적발돼 구속 기소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은 공기업·국가보조금 비리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제도의 문제점 확인에도 주력, 법령 및 제도 개선에 반영하는 계기로 활용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공기업 및 국가보조금 비리 집중수사는 종결하고 ‘권력형 고위 공직자비리’ 및 ‘지역토착 비리’ 등을 단속하는 한편 신용 훼손 악성루머 유포, 국부 해외유출, 악성 증권거래법 위반 등 경제위기 조장사범도 경제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