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4 (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회

범죄 공화국 ‘술이 문제’

URL복사
수능이 끝나고 연말이 다가오는 시즌. 바야흐로 술 마시는 계절을 맞이해 음주 문화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때다. 음주에 관대한 한국문화는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근 고시원 방화, 처남 재혼반대 살해 등 각종 묻지마 범죄와 자살 등의 사회적 문제가 취중 상태에서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놈의 술이 웬수’인 것이다.
트렁크 애인가두고 만취 운전
지난 11월17일에는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서 30대 남자가 애인을 야구방망이로 위협해 차량 트렁크에 감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범죄는 연인이 함께 술을 마신 뒤 다툼을 벌인 끝에 일어났다. 남자가 애인을 트렁크에 태우고 주차장을 돌다 다른 차와 충돌했고, 이로써 경찰이 남자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조사하게 됐는데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6%로 나타났다.
지난 11월7일에는 인터넷 채팅으로 알게 된 가출 여중생들에게 술을 먹인 뒤 집단 성폭행한 고등학생 3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11월16일에는 여중생이 채팅에서 만난 남학생들과 술을 마시다 사망하는 사건도 일어났고, 술에 취하기만 하면 자신에게 장애인임을 비하하고 모욕을 주는 피해자를 살해하려던 사건도 있었다.
사실상 술로 인한 각종 사고와 범죄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도 계속 일어나고 있으며 음주 산행으로 인한 실족사도 끊이지 않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의 조사에 따르면 알코올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1995년 약 14조원에서 1997년 16조원, 2002년 22조원 등으로 해마다 급격히 늘며 엄청난 사회적 비용 부담이 되고 있다.
술이 범죄의 주요 원인이 되는 것은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어서 호주의 현재 경찰 신고전화의 75%를 음주 관련 사건이 차지하고 있으며 시드니 소재 1800여개의 주류 판매 허가업소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50%가 음주와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주취자가 경찰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는 등 음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날로 심각해짐에 호주는 ‘음주와의 전쟁’을 선포, 커틴 대학에 유흥업소 영업시간과 폭력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의뢰하는 등 유흥업소의 폐점시간을 앞당기는 방안을 강구 중이기도 하다.
실제로 호주 뉴캐슬과 미국 LA도 영업시간을 각각 새벽 3시와 2시로 제한, 음주관련 범죄가 감소하는 성과를 거둔 경우도 있어 음주의 통제가 범죄를 막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청소년에게 무방비 노출
술은 특히 청소년 범죄와 가정폭력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조사에 의하면 음주시 범죄를 저지를 위험도가 남자 청소년은 15.56배, 여자 청소년은 8.21배가 증가한다. 청소년은 음주 시 이성적인 판단력을 상실하고, 공격적인 충동을 일으켜 폭력 및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확연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혁희 청소년보호단장은 “술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 우리 사회의 관대한 음주문화로 인해 청소년의 음주율이 높아지고 이는 청소년 범행 증가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청소년 음주예방으로 청소년 범죄를 예방할 수 있으며, 청소년 음주예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은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고 사회적 비용 최소화하기 위한 주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가정 내 폭력 또한 술이 문제다. 최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가정폭력 당사자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폭력 행위자가 ’자신의 음주문제‘(25.6%)뿐 아니라 ’아내의 음주문제’를 폭력 사건의 원인으로 응답한 경우가 19.8%로 나타나서, 행위자 자신이나 아내의 음주를 폭력의 발생원인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45.4%에 이르고 있었다.
가정폭력행위자의 음주문제를 살펴보면, 응답자 116명 가운데 93.1%가 지난 1년간 술을 마신 적이 있는 현재 음주자였고, 지난 1년간 적정 음주빈도 수준을 넘는 주 4회 이상의 음주자가 19.7%(응답자 112명 중 22명)로 나타나 높은 수준의 음주빈도를 보였다.
가정폭력 행위자의 80.7%는 지난 1년 간 한 자리에서 6잔 이상의 폭음 경험이 있었고, 주 1회 폭음이 38.6%, 거의 매일 폭음은 15.8%로서 전체(114명)의 54.4%(62명)가 주 1회 이상 폭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38명 중 31명, 81.6%)와 40대(52명 중 43명, 82.7%)의 폭음 경험이 50대 이상(24명 중 18명, 75.0%)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WHO의 음주문제 조기개입을 위한 선별도구인 알코올사용장애 선별검사(AUDIT)에 의해 문제성 음주자로 선별된 응답자는 70.3%(118명 중 83명)였고, 알코올의존 의심군은 24.6%(29명)로 선별됐다. 이는 지역사회의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동일척도를 사용한 선행연구결과들에 비해 거의 2배의 높은 비율로 음주문제 개입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가정폭력 발생 시의 음주상태를 살펴보면, 행위자의 59.1%(110명 중 69명), 피해자의 25.0%(108명 중 27명)가 음주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져, 음주문제가 가정폭력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대한 풍토와 규정이 범죄 부추겨
음주가 범죄로 연결되는 현상은 일단 술에 대한 관대한 문화가 원인이다. 가정폭력 행위자의 경우 음주문제에 대한 문제인식이 없거나 변화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행위자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소현 상담위원은 “가정폭력행위자의 음주행동 변화동기에 대한 조사에서는 문제인식이 없거나 변화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행위자가 43.2%로 가장 많아 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음주문제 교육의 필요성을 시사해준다”고 말했다. 또한, 음주문제를 가진 가족이 있다고 대답한 가정폭력 행위자가 58.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음주 문화와 교육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음주문제에 대한 전문기관의 상담자에 의한 전문적인 선별과 평가가 필요하며, 음주문제가 심각한 경우에는 기관에서 전문적이며 통합적인 음주문제 상담을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 준다.
음주운전의 경우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라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음주운전으로는 최소 3번을 걸려야 취소가 되고, 취소된 뒤에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면허를 재취득할 수 있으며 또 부정기적인 사면으로도 면죄부가 주어진다. 음주운전 적발 벌금도 100~300만원 수준이지만 미국의 경우 변호사비 등을 포함 700만원을 넘고 있어 상대적으로 약한 수준이다.
술을 마신 후 저지르는 실수와 범죄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풍토와 인식, 그리고 관대한 처벌규정이 각종 음주 범죄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양곡관리법·농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농안법도 국회 본회의서 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前대통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찬성 199표, 반대 15표, 기권 22표로 가결했다. 쌀값이 급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이 처음 행사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재추진한 이번 개정안의 수정안에서 여야는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통한 수급 조절, 당해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조절 및 수요공급 일치, 쌀 초과 생산 및 가격 폭락 시 수급조절위원회가 매입 관련 심사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농안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 찬성 205표, 반대 13표, 기권 19표가 나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보다 농수산물이 초과 생산되지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