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인물

선행릴레이(15) - 따뜻한 세상 만드는 음악 전도사

URL복사



무제 문서




 


따뜻한 세상 만드는 음악 전도사



장애인에게 무료 레슨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손인경 씨



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세 가지가 있다.
꿈, 사랑 그리고 음악. 음악은 번역할 필요가 없는 세계 공용어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듣기 때문이다. 연주자의 혼이 서려있는 음악은
관객에게 무한한 감동을 선사하고 세상을 따스하게 만든다. 그러나 세상을 향한 내 안의 목소리를 내고싶어도 방법을 몰라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많다. 손인경(38) 씨는 그들에게 음악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친다.



조금 불편하지만 열정은 최고인 단원들

손씨는 클래식 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다. 한국인 최초로 예일음대 대학원에서 음악박사학위를 취득했고, 귀국 후 동문들과 SOMA
피아노 트리오를 조직해 활동중이다. 서울예고, 연세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고 있고, 가정에서는 두 남매의 어머니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시간내기도 힘든 빡빡한 일정이지만 그녀는 첫째, 셋째주 화요일에는 어김없이 서빙고동에 위치한 온누리교회에 모습을 나타낸다. 장애인 음악교실의
15명 단원들이 그녀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 단원이 연주하는 걸 들어보면 깜짝 놀랄 거에요. 처음엔 피아노를 칠 줄 아는 몇 명의 학생을 제외하고 대부분 악기를 다뤄본
적 없는 아이들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실력이 대단해요. 여기저기서 공연 섭외가 들어온다니까요.”

자식 자랑을 하는 어머니처럼 손씨는 음악교실 학생들 한명 한명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매우 산만하던 자폐아들이
한 명은 뛰어난 첼로리스트가 됐고, 또 한 명은 클라리넷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됐다. 시각장애아는 청각능력이 탁월해 들려주는
대로 습득하는 능력이 있어 다수의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됐다.

“딴짓 하다가도 피아노전주가 들리면 준비태세를 잡아요. 얼마나 열심인지 몰라요. 땡강을 부리다가도 ‘음악 못하게 한다’라고 으름장을 놓으면
바로 말 잘 듣는 학생이 되죠. 음악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어요.”


장애우를 위한 음대 생기길

손씨는 1999년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앵콜독주회에서 부모 없는 어린이 60명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나만을 위해 음악을 했구나’하는 부끄러움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마침 그녀의 어머니는 꿈속에서 커튼 뒤로 휠체어를 탄 아이들과
그들을 가르치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손씨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교회 목사님을 찾아가 자신의 뜻을
비쳤다. 그때가 1999년이었다.

“어려운 일도 많았죠. 장애아를 가르칠 준비가 제대로 돼있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저도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이 일을 그만 둔다는 것을 생각조차 못 할 정도로 음악교실은 그녀의 생활이 됐다. ‘봉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건 잘못이라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 아니냐는 그녀는 한 가지 간절한 소망이 있다.

“탁월한 능력이 있는데도 갈 대학이 없어 진학을 못한 학생이 있어요. 그 아이를 보면서 장애인도 음악을 배울 수 있는 학교가 꼭 생겨야
한다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손씨는 아직도 첫 콘서트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단원들 스스로도 만족했고, 관객의 호응도 뜨거웠다. 장애인을 자식으로 둬 그동안 가슴
아팠을 부모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렀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손인경 씨, 그녀의 눈에도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려 가슴에 깊게 파고들었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양곡관리법·농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농안법도 국회 본회의서 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前대통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찬성 199표, 반대 15표, 기권 22표로 가결했다. 쌀값이 급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이 처음 행사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재추진한 이번 개정안의 수정안에서 여야는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통한 수급 조절, 당해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조절 및 수요공급 일치, 쌀 초과 생산 및 가격 폭락 시 수급조절위원회가 매입 관련 심사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농안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 찬성 205표, 반대 13표, 기권 19표가 나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보다 농수산물이 초과 생산되지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