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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점필재연구소 '소호당집' 완역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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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은주 기자]  부산대학교(총장 차정인) 점필재연구소가 구한말의 4대 문장가이자 망명지식인, 우국지사인 창강(滄江) 김택영(金澤榮, 1850~1927)의 문집 '소호당집(韶濩堂集)'을 한글로 번역해 완간했다고 28일 밝혔다. 번역서와 표점서를 포함해 총 9권이다. 표점(標點)은 원문에 문장부호를 찍고 띄어쓰기를 한 것이다.

 

'소호당집'은 김택영의 시·서(書)·설·서사 등 방대한 작품을 수록한 문집이다. 

 

김택영의 문집은 저자가 중국에 망명해 있던 기간 동안 자신이 직접 여러 차례 출간했다. 부산대 점필재연구소 영남권거점번역센터(연구책임자 이준규, 번역자 김홍영·정석태·남춘우)에서는 2005년 한국고전번역원에서 그중 선본을 모아 전집 형태의 영인본(복제본)으로 간행한 '소호당집'을 대본으로 2016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번역서 6책과 표점서 3책의 총 9책을 완성해 발간했다. 

 

우국지사 김택영은 젊은 시절부터 출중한 문인으로 크게 이름을 떨쳤지만, 고려의 후예로 조선조 내내 소외된 개성 출신이었기 때문에 40대 중반이 돼서야 벼슬길에 들 수 있었다. 주로 학부와 중추원 등에서 우리나라 역사와 문헌을 정리하는 낮은 벼슬을 하며 쇠망의 길로 들어선 조선의 현실을 통탄하다가, 1905년 을사조약이 강제로 체결되자 곧바로 중국 강소성 남통으로 망명했다.

 

남통에서는 색암(嗇菴) 장건(張謇, 1853~1926)의 후원에 힘입어 현대적 출판시설을 갖춘 한묵림서국(翰墨林書局)에서 근무하며 생계를 꾸리는 한편, 우리나라의 주요 문헌과 문집을 정리해서 출판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 

 

현재 전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역사서 '삼국사기'와 고려의 역사를 담은 '고려사', '열하일기'의 저자 연암 박지원의 문집과 '매천야록'의 저자 매천 황현의 문집 등은 김택영이 한묵림서국에서 간행해 준 덕분에 우리들이 지금 익히 알 수 있게 된 것들이다. 

 

김택영은 이와 함께 당시 중국에서 활동하던 박은식, 이시영, 안창호, 신규식, 정인보, 신익희 등 독립지사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조국의 독립에 대한 깊은 열망과 고민을 함께 나눈 우국지사였다.

 

김택영은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사망해 망명지 남통의 낭산(狼山) 자락에 묻혔다. 그리고 광복 이후 분단시대에 혼령조차 고향인 북한 개성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이역만리를 떠돌고 있다.

 

이번 출간의 연구책임을 맡은 이준규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구한말 4대 문장가로 국경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김택영의 문학세계를 이번 한글 번역본을 통해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람이 크다”면서 “지금 코로나시대를 맞아 중국이든 개성이든 어디로도 왕래하는 것이 자유롭지 못하다. 망명지식인이자 유랑지식인의 김택영의 처지에 크게 공감해 번역 출간한 이 책이 아무쪼록 중국 남통과 북한 개성 등지에 전해지고, 또 그 현장에서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하게 소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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