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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터뷰 -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 쇼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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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 쇼가 펼쳐진다”



순수 국내 뮤지컬 ‘펑키펑키’ 제작·연출한 개그맨 정성한









상이 흉흉하다. 경기침체와
카드빚에 쪼들려 살인도 하고 자살도 한다. 뉴스에서는 어떤 사람이 투신자살을 했네, 또 어떤 사람은 목을 맺네 하면서 우울한 소식만을 전한다.
이렇게 맥이 탁 풀리는 재미없는 세상에 ‘자살방지 공연’을 자처하며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의 쇼를 보여주겠다’는 비장한 포부를 내비치는
이가 있다. 작은 체구에 엄청난 끼를 발산하는 개그맨 정성한(33). 그가 이번에 대형 사고를 쳤다.


코미디와 쇼의 혼합

‘정성한’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컬트삼총사’다. 지금은 그가 탈퇴해서 ‘컬투’가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에게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컬트삼총사’다.
때문에 그에게는 무대 위에서 직접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의 이미지가 강하지 ‘연출가’라는 직함은 조금 낯설다. 아무리 국내 최초로
개그콘서트 형식의 공연을 시작하고, ‘아이디어 뱅크’라는 닉네임을 얻을 정도로 ‘똑똑이’라지만, 그래도 개그맨인 그가 뮤지컬 연출을 맡았다는
것은 왠지 불안하다. 그것도 총 제작비 150억원의 어마어마한 공연 아닌가. 그러나 그는 성균관대 대학원에 진학, 뮤지컬과 공연을 전공했고,
공연기획과 매니지먼트를 위한 (주)쇼비티를 설립,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등 남 모르게 쌓아 둔 내공이 실은 엄청나다.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펑키펑키’는 코미디와 쇼의 형식을 가미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관객이 즐기고 웃을 수 있는 요소를 부각시켰죠.
컬트공연의 발전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전부 집대성해 만들었습니다.”

9년간의 컬트삼총사 활동과 대학원 등에서 배운 대중문화에 관한 지식을 합쳐 그는 ‘펑키펑키’를 탄생시켰다. 단순한 욕심만으로 시작한 것이
아닌 철저히 준비해온 성과물인 것이다.

“유랑극단과 악극을 거쳐 연극, 콘서트의 단계를 지나 지금은 뮤지컬이 사랑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델라구아다’같은 ‘쇼’의 형식이
관객을 사로잡을 거고요. 델라구아다가 너무 일찍 국내에 들어온 감이 있지만 앞으로 쇼가 가장 각광받는 공연이 될 것은 확실합니다.”


친숙함과
재미로 승부


너무 쇼적인 요소를 강조해 내용이 없는 게 아닐까하는 염려에 대해서 그는 “보고 말해라”며 일축했다. “극을 조금 가볍게 한 것이지 텅빈
공허감을 주는 공연이 아니다”면서 “관객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박수치는 무대가 될 것이다”라고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꽉찬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 곳곳에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익숙함’을 내걸어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는데, 줄거리 자체도 ‘춘향전’에서
모티브를 땄다. 게다가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 홍경민의 ‘가져가’, 이정현의 ‘와’ 등 기존 가수들의 인기곡을 편곡해 음악을 만들어
친숙함을 자아내는데 일조했다. 또한 막 중간마다 DJ를 등장시켜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고, 공연 후 20분간 펑키록그룹이 연주하는
파티타임을 마련해 ‘관객을 위한’ 공연을 지향했다.

“‘펑키펑키’는 3년 동안 6가지 주제로 선보입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가 9월5일 드디어 막을 올리죠. 이번 공연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다 넣어 과연 이후 공연에서는 더 이상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마저 듭니다. 관객이 공연을 보고 1주일이 행복하다면
제가 할 일은 다 한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야 보신 분들도 돈 아까워하지 않을 거고요.”


‘자살방지 공연’ 표방

개그맨인 그가 무모하다고 할 수 있는 국내 뮤지컬 제작에 뛰어든 것은 문화컨텐츠가 곧 돈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블루맨 그룹을 초대하려고 했더니 너무 비싼 값을 부르더군요. 그때 오기가 났어요. ‘그래, 내가 우리나라 토종 뮤지컬을 만들어 너희가
부를 때 역으로 튕길 테다’라고요. 그리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문화를 발전시켜야 하죠. ‘오페라의 유령’만 봐도 1조원을
벌어들일 정도니 문화산업이 중요한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 없는 거 아닙니까?”

주변의 만류도 많았지만 그는 저질렀고, 이제는 관객의 평가를 기다리는 날만 남았다. 한동안 잠도 못 잘 정도로 매우 긴장하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그냥 즐겁게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공짜로라도 많이 보여주고 싶은 생각밖에 없습니다. 외국인에게도 많이 보여주고 싶고요.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은
무료로 초대해 보여줄 계획입니다. 제가 외국에 나갔을 때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을 경험했거든요. 그들도 우리나라에서 소외되고 천대받으면서
많이 힘들 겁니다. ‘자살방지 공연’의 컨셉에 맞게 모두 즐거워야 하잖아요.”


“내 꿈은 문화부 장관”

그가 무대에 올라 남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모든 행위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에 기반한 것이리라. 그래서 연출가가 된 지금도 그는 배우들과
허물없이 지내고 배우는 물론 스텝 한명 한명에게도 관심을 쏟는다. 전문의를 둬 정기적으로 배우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만 봐도 그가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공연은 정신을 맑게 하고 깨끗하게 해줍니다.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죠. 때문에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정돼야
할 사항이 참 많아요.”

최종목표가 “문화부 장관”이라고 농담처럼 말할 정도로 그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에 시정돼야할 부분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우리나라 문화산업에서 우선 고쳐져야 할 것이 대관료 문제입니다. 대관료가 터무니없이 비싸니 당연히 티켓 값이 비쌀 수밖에 없고, 배우들의
몫도 적어지는 겁니다. 우리나라 배우들이 받는 처우가 태국수준밖에 안돼요. 배우와 관객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진정한 문화가 형성되려면
이러한 문제부터 해결돼야 합니다.”

세계 각국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연예술제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당장은 좋은 공연을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말한다.

“‘펑키펑키’ 말고도 개그맨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을 만들 계획이에요. 남을 웃겨야 하는 직업을 가졌기에 개그맨들의 슬픔과 비애는 더 크죠.
재밌으면서도 가슴 찡한 이야기를 만들 겁니다.”

‘웃음’이라는 마법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고민은 속으로 삼킨 채 수많은 연구와 노력을 해야하는 ‘개그맨’. 개그맨 정성한은 또 다른 방식으로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이제는 연출가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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