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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 건설, 부실공사 은폐 위해 사업권 가로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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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건설, 부실공사 은폐 위해 사업권 가로챘나?



건설회사에 부실공사 시정 요구했다가 사업에서 완전 배제돼 빈털터리 된 사연






“부당하게 건설회사에 사업권을 빼앗기고 인생이 파탄났습니다.”

향토문화음식단지 조성 사업을 진행하던 한 사업자가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인 I 건설에 사기를 당해 옥살이를 하고, 빈털터리가 돼 가족이 뿔뿔이
헤어져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주인공은 박해육(53) 씨. 그는 그 충격에 뇌출혈로 쓰러지기도 했다.


부실공사
제기 후 공사중단


분당구 야탑동 402-12번지. 지상 3층, 지하 2층의 짓다만 건물 2개 동이 덩그라니 5년째 방치돼 있다. 1996년 7월 시공이 시작된
후 10개월만에 공사를 멈춘 건물이다.

이 건물은 지난 1989년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한 정부정책 사업인 분당 신도시 건설이 시작되면서 사업권에 편입돼 철거당하고 생계의 터전을
잃은 영세 상인들이 철거보상차원에서 성남시로부터 불하받은 땅에 1996년 7월부터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상인들은 건물이 준공될 경우 지상 3층과 지하 1층의 1/2를 보장받는다는 조건으로 박해육 씨와 사업시행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사업시행자인 박씨는 I 건설과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건물의 공사가 중단되면서 자신의 가게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상인들의
부풀었던 꿈은 사라지고 말았다. 박씨 또한 최초 투자한 토지계약금 2억500만원, 광고기획, 사무실 운영비 등 12억원여의 금액을 회수하지
못 하고 사업권도 잃어 졸지에 거리에 나앉는 신세로 전락했다.

공사중단의 이유에 대해 박씨는 I 건설이 부실공사를 하면서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기둥이 기울고 벽이 갈라지는 등 정상적인 시공이 아니었다는 것. 이에 박씨는 이 건설회사에 현장 감독관의 교체와 부실공사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수차례 보냈다. 그러나 감독관 교체도 납득할 만한 시정도 전혀 없었다고 한다. 시행자인 박씨와 시공자인 I 건설 사이에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시행자가 시공능력 부족 등의 이유로 현장감독관의 교체를 요구했을 때에는 이에 응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참다 못 한 박씨는 결국 1997년 6월9일, 분당구청에 공사중지 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그 건물이 완공됐을 경우 얼마 못 가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했다”고 밝혔다. 그가 그런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은 삼풍백화점 붕괴의 영향이 컸다.


깜쪽같이 사업자 명의 바뀌어

그러나 결과적으로 공사중지 요청을 한 후 그는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공사중지 요청 하루 뒤인 6월10일 분당구청은 I 건설에 공사중지
통보를 하고 “부실공사가 우려되니 제반사항에 대해 세밀히 조사하고 원인을 분석해 보수방법을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직후 I 건설과 상인조합은 박씨와 계약해지할 것을 협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해지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자문은 이 건설회사의 C 법률고문으로부터
받기로 합의까지 했다. 부실공사라며 공사중지를 요청한 박씨가 건설회사로서는 달가울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자세한 내용은 당시 상인조합장이었던
S 씨의 일지에 명확히 기록돼 있었다.

I 건설은 자신들보다 상인조합 측이 계약해지를 선행하는 것이 좋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상인조합은 1997년 8월6일 박씨와의
계약해지를 결의하고, 그 닷새 뒤에는 박씨에게 사업시행위임계약해지통고서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또 조합은 성남세무서에 사업자등록서에서 박씨의 이름을 제적하고 대표를 상인조합의 총무였던 L씨로 변경했다. I 건설은 이 이후에야 움직이기
시작, 박씨에게 건축공사계약해지를 통고하고 상인조합과 직접 상대했다.

건설회사 측과 조합 측은 즉시 자신들이 선정한 감리회사에 구조안전진단을 의뢰한 다음 분당구청에 관련 서류를 제시해 공사중지해제 통보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박씨는 현장감독관과의 폭행사건에 연루돼 10월25일 구속수감되면서 이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되기에 이르렀다. 박씨는 “이 사건 역시
미리 모의된 것이었고 자신은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상인조합도 피해

박씨는 지금도 여전히 자신이 사업자라고 말한다. 조합이 자신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I 건설 측과 상대한 것은 불법이라는 주장이다.


그 증거로 박씨는 사업자등록증에서 자신의 이름이 말소된 게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성남세무서 직원의 확인내용증명서와 중부지방국세청에서 보낸
공문을 보여줬다. 특히 중부지방국세청에서는 해당 공무원을 엄중경고조치하였음을 밝히며 사과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구속된 박씨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한편 조합은 박씨 구속 후 I 건설과 직접 상대했다. 그러나 결국 조합 역시 피해자가 됐다. 이듬해 건설회사 측에서 투자금을 지급하던지
조합권리지분을 넘기라고 했기 때문이다. 투자된 돈은 수십억원. 결국 조합원들은 건설회사로부터 3,000만원 정도의 금액을 받고 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조합원이었던 한 상인은 “1인당 100평 정도를 분양받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당가가 420만원이었다”면서 “4억2,000만원이나
되는 지분을 단돈 3,000만원에 넘길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부실공사 은폐 희생양?

이 사건은 박씨의 주장처럼 I 건설이 부실공사를 했는지의 여부가 핵심이다. SBS 뉴스추적은 2001년 8월31일 ’붕괴경보! 당신의 집은
안전한가?’라는 제목으로 부실공사 현장을 보여주면서 이 공사현장도 취재했다. 당시 방송 내용에 따르면 기둥이 23cm가 옆으로 기울어 있었고,
깎인 콘크리트 밖으로 철근이 나온 모습이 비쳤다. 기둥과 보 사이에는 길게 금이 가 있었다.

현장소장은 “시공을 정밀하게 했어야 되는데, 사실 기능공들이 일을 하다보면 그렇게 안 하고 있다”고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기능공들 탓으로
돌렸다.

그리고 감리를 맡았던 회사도 “당시 시정을 많이 하라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가 당시 찍어 두었던 사진에도 심하게 콘크리크가 떨어져
나간 기둥과 갈라진 벽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실시공이 맞다면 박씨는 그의 주장대로 부실시공을 은폐하기 위한 건설회사의 희생양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 I 건설에 문의한 결과 K 상무는 “당시 근무했던 간부들이 모두 퇴사해 자세한 것들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건물을 더 이상 공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박해육 씨는 “억울한 피해자가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아무리 돈 많은 재벌 회사라고 해도 끝까지 싸워
나갈 작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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