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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식회계 투성이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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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투성이 ‘SK’



SK해운도 2,100여억원 혐의 적발






SK글로벌이
SK해운과의 CP(기업어음) 거래를 가장해 가공예금으로 회계처리한 사실이 추가로 적발, SK해운도 분식회계 혐의를 받게 됨에 따라 SK그룹의
미래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불투명해졌다. 이로써 SK글로벌의 분식규모는 2001년 기준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당시보다 4,000억원
이상 늘어난 1조9,975억원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소버린도 SK해운 의혹 제기

지난달 20일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는 SK해운의 분식회계와 감사 업무 방해 혐의를 적발하고 회사 대표인 손길승SK그룹 회장 등
3명과 법인을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증선위는 고발장에서 “SK해운은 2001년 파생상품 결제 및 관계사 지원을 위해 2,100여억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자금을 차입하고도
이를 누락했고, 이를 통해 2001년도 실제 자기자본이 1,100여억원임에도 3,200여억원으로 부풀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97∼98년까지
SK글로벌에 빌려준 2,910억원을 상환받으면서 어음용지를 SK글로벌에 대여해 준 사실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우발 채무 가능성 등을
주석으로 기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증선위의 조사 자료가 넘어오는대로 면밀히 검토한 뒤 정확한 분식회계 규모와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해운의 분식회계 의혹은 그동안 SK글로벌의 청산을 요구해 온 SK(주)의 최대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도 제기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
소버린 자산운용의 투자자문사 라자드 코리아는 기자회견에서 “부당내부거래로 점철된 SK그룹의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면서 “SK(주)는
SK글로벌을 절대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강경하게 피력했고, SK해운에 대한 분식회계 가능성을 제기했다. SK해운은 SK(주)가 47%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다. SK해운은 계열사 단기대여금과 특수관계인 대여금 2,920억원을 한꺼번에 손실처리하고 기업어음(CP)
29장을 폐기했는데, 여기서 2,900여억원의 자금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SK해운은 지난 2001년 SK글로벌이 지급보증 채무를 지고
있는 (주)아상과 1,473억원의 자금 거래 잔고를‘0’으로 기재해 금감원에 부실회계로 적발된 바 있다.

또 SK해운은 유령회사(paper com pany)나 마찬가지인 (주)아상에 지난해 무보증으로 6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뒤 대부분을
손실처리했다. 지난 1978년 설립된 (주)아상은 건축 관련목재 도매업체로 대표이사가 최태원 SK회장 등과 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법인이름만 존속할 뿐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한 200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SK해운은 기업어음(CP) 29장을 발행, 2,392억원을 마련해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단기대여금으로 기재한 뒤 연말에 전액 손실처리했다. SK해운이 이 돈을 누구에게 빌려줬는지에 대한 자료제공을 아무 설명 없이 미루자,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4월 17일 ‘감사범위제한에 따른 한정’ 의견을 냈다.

SK해운의 이같은 부실회계는 SK글로벌의 (주)아상 지급보증채무와 관련된 추가부실 4,800억원(가공예금)과 연관된 것으로 부실규모가 컸으나,
공인회계사회는 삼일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에게 가벼운 징계인 경고를 주는데 그쳤다. 금감원은 SK해운이 폐기한 어음 29장이 SK글로벌의
지급보증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데 사용됐고, SK글로벌이 이 어음을 가공예금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1일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은 “SK해운 관계자로부터 2,920억원의 손실이 주로 SK글로벌 지원에 따른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SK해운의 주요주주는 SK(주) 47.81%, SK글로벌 33.16%, SKC 19.02%으로 SK글로벌이 2대 주주다. 이같은 부실에
따라 SK해운은 총 자본금 3,285억원 중 2,409억원이 잠식된 것으로 밝혀져 현재 자본총계는 866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분식회계 수법은?

증권선물위원회가 발표한 SK글로벌의 추가 분식회계 감리결과는 SK글로벌의 ‘고의적’인 분식행위에다 회계법인과 거래금융사들의 묵인 또는 방조가
결합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지난 2001회계연도에만 2조원에 달한 분식규모 자체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 특히
SK글로벌과 SK해운의 대손충당금을 적계 쌓는 분식수법은 기업의 고의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라는 것. 가공의 매출채권을 만들어내거나 부도를
낸 거래처에 대한 매출채권과 미수금 등에 대해선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는 등 SK글로벌의 분식회계는 의도성이 짙다고 금감원은 판단한다.

SK글로벌은 또 지급보증에 따른 대지급 의무가 발생하자, 이를 계열사인 SK해운이 대신 갚게 하고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때 SK해운이 발행한
CP를 매입한 것처럼 회계처리했다. 결국 부채를 자산으로 둔갑시킨 수법을 쓴 셈이다. 이런 식으로 과대계상된 예금 등이 4,440억원에
달했다. 유전스(기한부 신용장)에 의한 수입물품 대금을 갚은 것처럼 회계처리해 매입채무 및 단기차입금을 누락시키는 방법도 동원됐다. 이같은
외화매입채무 등의 누락규모는 1조1,8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외화매입채무 등의 누락은 회계법인과 거래은행이 공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원래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은 금융회사에 금융거래조회서를 직접 발송하고 이를 되받아 채무잔액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회계법인은 금융거래조회서 발송업무를 SK글로벌에 일임했고 회신된 조회서상 유전스의 실제 잔액이 기재돼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SK글로벌 설명만을 믿고 확인절차를 밟지 않았다. 또 11개 국내은행과 1개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금융거래조회서를 회신할 때 유전스거래한도만
기재하고 잔액을 기재하지 않았고 회신서를 회계법인에 보내지 않고 회사측에 건네줬다. 이에 따라 2개 증권사도 금융거래조회서에 예.적금을
부풀려 회신한 게 적발됐고 이들 금융사는 금감원 검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SK해운은 SK글로벌 분식에 공모한 것 외에도 파생상품거래 결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 CP의 회계처리를 누락(1,554억원)하고 600억원어치의
CP 발행을 특수관계자에 대한 부실채권 상환으로 거짓 회계처리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


‘먹구름’ 낀 SK그룹의 미래

증선위는 분식회계 추가적발과 관련, SK글로벌과 SK해운에 대해 앞으로 12개월 동안 유가증권 발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대표이사에는
임원해임을 권고하고 전직 임원에 대해서도 임원해임권고에 상당하는 제재를 했다. 또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에는 3억1,900만원의 과징금과
1억8,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공동기금 적립을 요구했으며 관련 공인회계사 2명은 등록취소를 건의하고 다른 7명에도 제재조치를 내렸다.


이처럼 SK글로벌에 대한 전방위 조사와 손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징계로 SK그룹 전체가 술렁이면서 향후 방향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K그룹측은 오너인 최 회장이 구속수감중이고 구조조정본부마저 해체된 상황인만큼 손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을 유지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또
증권선물위원회 제재에 대해서는 “수용할 부분은 즉각 받아들이겠다”며 “SK글로벌은 이미 조치를 취했고 SK해운도 절차에 따라 정리할 부분은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선위가 SK글로벌과 SK해운에 대해 1년간 유가증권 발행 금지 조치를 내림에 따라 두 회사는 상당기간 자금난에
시달릴 전망이다. 또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액수가 검찰발표보다 4,000억원 늘어난 것도 이미지에 타격을 줘 회생 노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SK(주)의 대주주인 소버린측이 SK글로벌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고 SK그룹과의 결별을 요구하는 등 SK그룹은 사면초가에
봉착했다.



홍경희 기자 khhong04@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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