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백신 도입·예약 순조로워…집단면역 앞당겨질 것"
백신 수급 아직 제한적이고 이상 반응 신고 증가할 수도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코로나19 예방접종 참여도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집단면역 형성에 자신감이 붙었다. 정부는 전 국민의 70% 이상 접종 완료 목표를 정한 올해 11월보다 두 달가량 앞서 3분기에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내놨다.
그러나 일각에선 접종 속도전을 펼치기보다는 고위험군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접종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고, 이상반응 대응과 안전성 감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속도보다는 안전성과 신뢰도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현재 논의 중인 올해 3분기 접종계획이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3주차에 발표될 예정이다.
3분기 접종계획에는 전 국민의 70%인 3600만명의 1회 이상 접종을 목표로 7월부터 유치원·어린이집·초중고교 교직원, 고등학교 3학년 등 대입 수험생, 일반인 등의 접종계획이 담긴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가로 지시한 소아암 환자·신생아·중환자 등 고위험군의 보호자도 우선 접종 대상으로 검토된다.
이 접종계획에는 또 3분기 내에 전 국민의 70%가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집단면역 형성 기한이 당초 11월에서 2개월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백신 도입과 접종 예약 등 모든 부분에서 계획 이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집단면역 시점도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당초 이달 말까지 1차 접종 목표 1300만명에 이어 미국에서 받은 얀센 백신 101만회분(101만명분) 접종까지 완료하면 1400만명 이상 접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 나왔다. 당초 정부 목표는 3분기에 3600만명 1차 접종, 10월 이후 3600만명 2차 접종 달성이다.
지난 3일 종료된 60~74세 고령층 접종 사전예약률과 예약자의 접종률이 모두 높게 나타난 점도 기대감 상승에 한몫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사전예약이 마감된 지난 4일 0시 기준 60~74세 고령층의 80.6%인 732만7533명이 사전예약을 마쳤다. 예약자의 실제 접종률은 99.8%로 집계됐다.
젊은 층의 접종 참여도 활발하다.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국방·외교 관련자를 대상으로 한 얀센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 18시간 만인 지난 1일 오후 6시께 종료됐다.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89만2392명이 얀센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브리핑에서 "상반기 접종계획이 당초 1200만명이었다. 지난 5월 회의를 통해 1300만명으로 상향 조정했고, 얀센 백신 100만명분을 도입하면서 상반기에 1400만명 정도 1차 접종이 종료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렇게 되면 3분기에 접종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최대한 3분기 접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보다 2개월 앞서 전 국민 70% 이상 접종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정부의 기대감과 달리 일각에서는 접종 속도전보다는 접종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자 중 60세 미만 고혈압·당뇨·뇌질환·자가면역질환 환자도 감염되면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큰 집단으로 우선 접종 대상이다. 노숙자나 사회적으로 열악한 취약계층도 우선순위"라며 "우선순위와 취약계층을 배려하면서 접종계획을 진행해야 하는데 속도전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만성신질환자, 만성 중증 호흡기 장애인은 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그 외 감염 취약계층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부에서는 미국 정부에서 받은 얀센 백신을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등 젊은 층 접종에 사용한다며 고위험군 우선 접종과는 동떨어졌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군 인력 접종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예방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 완화 등을 기대해 접종에 나선다는 주장이 나왔다.
속도전에 따른 백신 부족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60~74세 고령자 등 접종 과정에서 백신 물량이 부족해질 경우 예약자 일부는 7월 초에 접종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교사 등을 제외한 접종 예약자가 552만명인데, 국내에 도입됐거나 도입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이 501만회분에 불과하다. 추진단은 '쥐어짜는 주사기'인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를 이용하고, 잔여 백신을 최소화하면 51만여회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초 이달 접종 계획이었던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돌봄 인력 접종 사전예약자 31만여명은 7월부터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을 접종받을 예정이다. 오는 9월 전면 등교를 앞두고 교사와 교직원의 면역력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진행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백신 수급이 아직 제한적인 상황에선 효능과 안전성, 신뢰도를 고려해 적체적소에 최적화된 접종이 진행돼야 한다"며 "앞으로 젊은 층 대상 접종이 진행되는 만큼 이상반응 신고가 증가할 수 있다. 이 문제점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