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몸과 색으로 빚어내는 미학

URL복사
<%@LANGUAGE="JAVASCRIPT" CODEPAGE="949"%>


무제 문서





 


몸과 색으로 빚어내는 미학



원초적이면서 현대적인 종합예술, 바디페인팅의 세계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는 공자의 말은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지 오래다. 몸의 훼손이나 변형을 금기시하던 유교적 이념에서 벗어나,
현대인은 몸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적극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의 누드 열풍이나 성형의 대중화, 다이어트의 확산 등은
오늘날 몸의 개념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대변해준다.

하지만, 이 같은 가치관의 급변 속에서도 몸에 대한 마지막 금기 영역은 남아 있다. 피어싱, 문신, 바디페인팅 등이 그것. 미디어와 월드컵의
영향으로 거부감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이 ‘마지막 금기 영역’은 대중의 이해 저편에 존재하는 외곽 문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바디페인팅은 오랫동안 편견과 오해로 얼룩진 예술 장르다. 저급문화로 취급받던 바디아트가 작품성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부터. 바디페인팅과 퍼포먼스를 결합시킨 작업으로 ‘몸의 예술’에 대한 대중적 거리감을 좁혀나가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바디페인팅
그룹 ‘단무’(www.danmoo.co.kr)를 통해 아름다운 바디아트의 세계를 만나 보았다.


페인팅이 전부 아니다… 음악, 소품, 안무까지 작품의 영역

바디페인팅은 원시시대부터 존재했다. 어떤 학자는 나약한 신체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색이라고 설명하고, 또 다른 학자는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장식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밖에도 주술적 의미의 부적, 세력을 뽐내기 위한 표시 등 바디아트의 기원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다.
분명한 것은 바디페인팅이 물리적 심리적 생존 수단으로 시작돼 미적 본능의 표출 행위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물론 생존 수단과 예술적 작업의
구분은 애초에 없었을 수도 있다. 생존은 곧 아름다움이요, 아름다움은 곧 생존이 아니던가.

기원에서 엿볼 수 있듯 몸과 색, 그리고 율동이 기본 재료라는 점에서 바디페인팅은 지극히 원초적인 작업이다. 동시에 장르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현대적인 예술이기도 하다. 실제로 바디페인팅의 역사는 길면서 짧다. 순수한 바디페인팅의 기원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예술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디페인팅은 단순히 인체에 페인팅을 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작업의 시작은 이야기하고 싶은 컨셉을 찾는 것이다.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어울리는 음악이나 동작을 선정, 구상한다. 페인팅 시안이 작성되면 본격적으로 소품을 제작하고 모델을 섭외하는
등의 세부적 작업에 들어간다. 모델에게는 애초부터 작품의 내용을 설명하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대여해준다. 모델이 동작을 익히고 작품을
체화하는 동안 아티스트는 재료에서부터 무대장치까지 공연의 전과정을 준비한다.

따라서 바디페인팅의 재료는 넓게 생각한다면, 인체용 물감 외에도 온갖 공연 재료를 모두 포함시킬 수 있다. 단무의 고유진(26) 씨는 “락커에다
드릴까지 가지고 다니면서 소품 제작하고 무대 장치까지 손보느라 팔뚝에 근육이 올랐다”며 바디페인팅이 의외로 험한 작업임을 강조했다.

페인팅만 해도 디테일한 작품의 경우 5~8시간씩 소요된다. 여기에 공연을 구상하고 연출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에 작업의 방대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공연이 끝나면 모조리 지워진다는 것이 허무할 지경. 순간의 예술이라는 바디페인팅은 그 작업의 속성 자체가 철학적이다.






바디아트의 불모지를 개척해 나가다


한국은 바디페인팅의 불모지다. 단무의 단원들은 모두 메이크업이나 분장 전공자들인데, 바디페인팅만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은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바디페인팅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다. 단무의 이승주(31) 씨는 “우리가 작업한 바디페인팅 작품 보다 신의
창조물인 ‘바디’를 더 좋아들 하는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바디페인팅에 대한 예술적 시각보다 몸을 드러내는 단순 눈요기감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 때문에 모델 섭외가 힘들다. 단무의 박순미(31)
씨는 “바디페인팅 모델은 가만히 서서 작품이 완성되길 기다리는 수동적인 역할이 아니라, 메시지를 이해하고 퍼포먼스나 무용으로 표현하는 창작자에
가깝다”며 “하지만, 옷을 벗고 남 앞에 선다는 선입견이 강해 대체로 망설이거나 수동적인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러한 풍토 때문에 바디페인팅을 시도했다가 중도 포기하는 예술가가 한 두 명이 아니다. 바디페인팅 관련 공연이 일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고픔을
참아야 한다는 점도 전문 인력이 부족한 원인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들은 왜 바디아트의 불모지를 어렵게 개척하고 있을까?

단무의 단원들은 “피부가 색을 먹으며 발하는 순간의 쾌감, 완성된 그림이 몸 위에서 움직이며 살아나는 순간의 희열은 경험하지 않고는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덧붙여 “그림과 몸, 동작이 만나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디페인팅의 결정적 매력”이라고 말했다. 바디페인팅의 이
같은 종합예술적 속성과 몸에 대한 새로운 문화적 분위기는 바디페인팅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게 한다. 단무의 아티스트들은 실제로 대중의 반응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양곡관리법·농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농안법도 국회 본회의서 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前대통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찬성 199표, 반대 15표, 기권 22표로 가결했다. 쌀값이 급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이 처음 행사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재추진한 이번 개정안의 수정안에서 여야는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통한 수급 조절, 당해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조절 및 수요공급 일치, 쌀 초과 생산 및 가격 폭락 시 수급조절위원회가 매입 관련 심사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농안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 찬성 205표, 반대 13표, 기권 19표가 나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보다 농수산물이 초과 생산되지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