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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생긴 대로 웃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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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대로 웃기겠습니다”



독창적 ‘애드립 개그’로 시청자 사로잡는 개그맨 김현철






“안녕하세요?
인기중턱의 개그맨 김현철입니다.”


MBC ‘코미디하우스’ ‘1분 논평’ 녹화를 마친 후 김현철(33) 씨는 특유의 개구진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청했다. 2대8 가르마, 상의와 하의가 따로 노는 듯한 복장이 어색한 듯하면서도 썩 잘 어울렸다. 그리고 그 패션이 왜 그토록 어울렸는지는
1시간 남짓한 그와의 만남이 끝난 후 알 수 있었다. 논설위원의 차림새와 찢어진 청바지, 진지하면서도 장난스런 그의 성격을 말해주는 듯
했다.


“일부러 꾸며내는 것은 싫다”

경력 10년차. 그는 이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개그맨이다. 어눌하고 혀 짧은 말투, 엉성하고 불안한 행동, 한마디로 그는 ‘바보’다.
하지만 그는 영구, 맹구로 대표되는 여타 바보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무대 위 배역과 무대 밖 실제 모습을 분간할 수 없는, ‘저 것이 진짜인지
연기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식이 없다.

“일부러 꾸며내는 것은 싫다”며 솔직한 연기를 표방한다는 그는 “그렇다고 늘 그런 것은 아니다”고 웃으며 말한다. 남을 즐겁게 해줄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한다는 얘기일 터.

“잘난 게 없는데 제가 잘난 척하며 인신공격 식의 개그를 한다면 시청자들이 얼마나 기분 나쁘겠어요. 그냥 생긴 대로 웃길 뿐입니다. 저를
낮춰서 남들에게 위안과 웃음을 준다는 것도 행복하고요.”

남을 웃긴다는 것은 어찌보면 자신을 희생하는 일이다. 웃음은 자신의 기를 뽑아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작 웃기는 사람들의 가슴은
허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의 이런 성격은 그가 현재 맡고 있는 코너 중 특히 SBS ‘스타도네이션-사랑의
포장마차’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얼마 전 쓰러져 입원해 있을 때도 녹화 날 잠시 나와 무사히 방송을 맞췄을 정도로
열심이다.

“직접적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잖아요. 포장마차가 잘 돼야 많은 후원금을 전달할 수 있고요. 부담도 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커요.”


아주 좋아하거나 혹은 아주 싫어하거나

초등학교3학년 때부터 대학교1학년 때까지 한번도 오락부장을 놓치지 않았을 정도로 그는 학창시절부터 유명했다. 심지어 재수시절 학원에서조차
오락부장을 맡을 정도였다. ‘김현철 모르면 간첩’일 만큼 그는 개그맨이 되기 전부터 끼를 발산했고, 그의 재능을 익히 알아 본 서울예대
한 선배의 추천으로 그는 방송계에 입문했다. 그 선배는 바로 영화 ‘킬러들의 수다’의 감독 장 진이다.

“장 진 선배의 소개로 어느 날 연출가 한 분을 만났어요.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으로 지금은 너무도
유명한 김병욱 PD아시죠? 그 분이었는데 워낙 장 진 선배를 좋게 봤던 터라 선배의 말만 믿고 절 바로 캐스팅했죠. 콘테스트없이 정말 운
좋게 들어갔어요.”

그러나 그의 운은 1년을 가지 못했다. 장 진 감독이 방송 일에 손을 때면서 그는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됐고, 이후 1년간을 케이블TV
엑스트라로 활동하는 등 암울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인생에는 3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했던가. 짧았던 첫 번째 기회가 지나간 후, 1996년
그는 MBC공채에 합격하면서 두 번째 기회를 맞았다.

그리고 즉각적이고 즉흥적인 개그로 그는 점차 이름을 알렸고, 특유의 애드립으로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구축했다. 그런데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하거나”라고 그 또한 인정하듯 시청자들은 그의 개그를 아주 재밌어하거나 아주 재미없어하는 양극단으로 갈렸다. 지명도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지는 건 그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게 세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저주받은 걸작’이 배출한 스타


‘저주받은 걸작’. 7월부터 ‘코미디하우스’에서 그가 선보이고 있는 코너다. 그의 원맨쇼라고 할 만큼 그가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커 60%만이
대본에 의한 것이고 나머지는 그가 알아서 연기한다. NG가 나면 똑같은 연기를 요구해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순간적인 그의 감정과 패턴이
크게 작용하고, 그러면서도 연기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른 코너에 비해 배로 힘들다. 그러나 “원래 꿈은 희극배우였다”는 그는 이제야 자신이
하고 싶었던 연기를 하는 것 같아 마냥 신나기만한 눈치다. 그의 열정 때문일까? 그는 요즘 ‘저주받은 걸작’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고,
그를 싫어하던 사람들도 그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다. 누군가 그를 두고 “인내하는 노력가의 전형”이라고 말했듯 ‘노력파’ 김현철은 이제야
그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보다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세요. 인기가 조금 오르긴 올랐나봐요. 그래도 전 스타는 아니에요. 그저 개그맨일 뿐이죠.”

그는 데뷔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상을 타본 적 없다. 지지리도 상복이 없는 셈이다. “지금까지 개그맨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며
그는 겸손을 보였지만, 사실 상 한 번 타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

“주변에서 올해엔 뭔가 받을 것 같다고 말씀하세요. 받으면 정말 좋기야 하겠죠. 그렇지만 비록 올해에 받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진 않아요.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죽기 전에 한 번은 받겠죠.”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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