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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KBS ‘송두율 다큐’ 이념공방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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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송두율 다큐’ 이념공방 비화



한나라, “정연주 사장 사퇴하라” KBS노조, “KBS흔들기 좌시 안해”




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송두율 교수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제작, 그의 귀국에 맞춰 방영한 KBS에 대한 색깔 시비가 점차 확대되면서,
이제는 KBS노조를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과 일부 보수신문간의 전면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KBS국감, 송 교수 다큐 방영 논란

지난 2일 국회 문화관광위의 KBS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를 다룬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영객들’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종수 KBS 이사장과 정연주 사장을 상대로 색깔 공방을 벌였다.

KBS 앵커출신인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1977년부터 1989년까지 이종수 KBS 이사장은 송두율 씨가 초대 의장을 지냈던 독일 ‘민주사회건설협의회’
의장을 지냈다”며 “송씨를 미화하는데 이 이사장이 개입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고흥길 의원은 “KBS는 5월 시청자위원회가 ‘송두율이
미화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유념하겠다’고 해놓고 또 다시 그를 미화하는 방송을 했다”고 지적했다. 자민련 정진석 의원도 “편향적 이념과
역사 해석을 전파하는 데 주력해 온 KBS는 아예 공영방송의 간판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통합신당 김성호 의원은 “정 사장은 KBS가
공영성을 강화하는 프로그램 많이 방영해야 한다는 국민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며 “문제의 다큐는 송 교수를 미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청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애써 일해온 동포들이 40년 만에 고국을 방문하는
것을 다룬 프로그램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후 문광위 소속 의원들은 “논의의 효율성을 위해 문제의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다시 이야기하자”는 민주당 정범구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단체
시청 후 논의를 재개했다.

정연주 사장의 간첩단 사건 연루 의혹을 제기한 건 한나라당 이원창 의원이다. 이 의원은 “정 사장은 1993년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의 핵심
인물인 황인욱 씨와 같은 노선을 걷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황씨가 당시 출소하는 조직책을 통해 밀반출을 시도한 지령문에는 ‘안기부가
추적중이니 조심하라’는 경고와 간첩활동을 한 사람들의 명단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정 사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황씨는 1993년에 한 번 만났고, 그 해 미국에서 일시 귀국했을 때 신문사 간부가 ‘지령문에 박현채 씨와 당신의 이름이 있다’고 말해줘
안기부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알아보니 ‘조사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며 반박했다. 이 의원은 “사상과 행적이 모호하고 의혹 투성인 인물이
공영방송사 사장으로 앉아서는 안된다고 본다”며 정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정 사장은 “근거가 무엇이냐”고 맞받아 치며, 정면 대응했다.


그러나 정 사장은 국감에서 송 교수를 다룬 다큐멘터리 방송과 관련해 “일관되고 순수하게 민주화운동을 해왔다는 그의 학자적 양심과 그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임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결을 제작진이 존중해 방송한 것”이라고 제작배경을 설명하고, 그럼에도 국민에게 혼란과
오해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KBS노조, ‘KBS 흔들기’ 발끈

KBS 노조는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과 일부 보수언론들이 보인 행태를 ‘KBS 흔들기’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KBS 흔들기에
한나라당 내 KBS 출신 전현직 의원들 앞장사자 그들의 과거 행적을 비판하며, KBS 흔들기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80년대 KBS 9시 뉴스의 간판 앵커 출신인 박성범 의원. 박 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6일 ‘조선일보’에 ‘정연주 사장,
스스로 사퇴를’이란 기고를 통해 “KBS가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KBS는 1980년대 중반
군사정권을 옹호하는 편파 방송으로 시청료 거부라는 저항에 부딪쳤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는데, 얼마전부터 또다시 권력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시청자들로부터 받기 시작했다”며 “KBS사장은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경륜
있고 능력 있는 방송인이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의원의 주장이 알려지자 KBS를 비롯한 방송계 안팎에서는 ‘박 의원은 그런 말을 할 자격조차 없는 인물’이라는 질타가 빗발쳤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6일 ‘박성범씨, 당신이 그런 말할 자격이 나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박 전 의원은 80년대
편파방송의 대표적인 ‘부역방송인’으로 KBS가 ‘땡전·땡노뉴스’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했던 인물”이라고 반박했다. KBS본부는 또 “그동안
그의 손가락 끝에서, 그의 혀로 얼룩져온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고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노력을 해왔다”며
“뉴스앵커라는 자리를 바탕으로 국회에 입성했던 박씨는 ‘시청자를 외면하고 권력과 손잡은 과거를 한번이라도 반성해본 적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KBS PD협회 “조선·동아 출입 거부”

KBS PD협회는 지난 8일 긴급 회의를 열고 국정감사 이후 조선·동아일보가 지나친 색깔론으로 KBS를 흔들고 있다며 소속 기자들의 방송사
출입을 막는 한편 모든 취재를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PD협회는 두 신문에 대한 구독 거부 운동도 전사적으로 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PD협회는 이날 ‘KBS흔들기에 대한 입장’이라는 결의문에서
“국감을 빌미로 벌어지고 있는 KBS에 대한 무차별적 색깔로 시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강철 협회
회장은 “’송두율 미화’ 등 일부 언론의 집중적이고 부당한 공격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두 신문의 출입을 막는 것은 이들 신문을 더
이상 언론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시민사회단체,
한나라·보수언론 ‘전면전 선포’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참여연대, 민중연대, 민언련, 민주노총, 민변 등과 함께 지난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나라당 보수언론 KBS 색깔공세 중단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수구세력의 폭로공세를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기획입국설`을 제기하며, KBS에 대한 검찰수사를 촉구한데 이어, KBS 출신인 이윤성의원은
`한국사회를 말한다` 제작진의 고등학교 이후 행적과 최근 제작한 프로그램 내역을 제출하라고까지 요구하고 나섰다”며 “최근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 50여년 전 `미국 정부안에 빨갱이가 있다`라는 한마디로 미국을 황폐하게 만들었던 매카시 상원의원이 한나라당 의원으로 환생한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고 비판했다.

또한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들 역시 KBS의 개혁프로그램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을 이른바 `송두율 교수 미화`
프로그램으로 매도한 데 이어, 법사위 국감에서 `단서가 나오면 수사할 것`이라고 한 검찰의 원론적인 답변을 검찰이 `KBS에 대한 수사를
바로 착수`할 것처럼 왜곡보도하며 검찰 수사를 부추기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아무 근거도 없는 매카시즘적 폭로공세에 편승해 검찰 수사를
부추기고있는 보수언론들의 비열한 행태를 보며, 분노를 넘어 안쓰러움까지 느낀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특히 송 교수 사건을 빌미로 내년 총선을 대비한 공영방송 길들이기이자 개혁적인 담론 재장악을 위한 기도라고 규정하고, 이들의 색깔공세가
계속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엄중히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skipio@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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