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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우리말 지킴이’가 된 ‘개그계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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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지킴이’가 된 ‘개그계 신사’



국어 사랑에 푹~ 빠진 한글문화연대 부대표 방송인 정재환




1980년대
말, MBC ‘청춘행진곡’을 기억하는 여성이라면 한번쯤 이 남자를 보며 가슴 설렌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슴 설렌다는 것이 좀 오버라면,
좋다, 그래도 최소한 ‘개그맨인데도 정말 잘생겼네’하며 의아해 한 적은 있으리라. 당시 ‘청춘행진곡’ MC로, 막간 ‘어정쩡춤’이 매력이었던
그 남자는 바로 개그맨 정재환(42). 말쑥한 차림새와 깔끔한 외모로 ‘개그계 신사’ ‘미남 개그맨’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던 그가 이제는
또 다른 수식어를 붙였다. ‘개그맨’ ‘MC’에 이은 ‘만학도’, ‘우리말 지킴이’가 그것. 성균관대 사학과 대학원생으로, 한글문화연대
부대표로, 우리말 바로 쓰기 관련 책 저자로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재환 씨를 만났다.


바른말 사용은 의무

우선 여담부터 늘어놓자면 연예인들을 실제로 만나면 기존에 생각했던 이미지와 사뭇 달라 조금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가벼운 느낌의 배우가
실은 매우 진지하고 완벽주의자인 경우도 있고, 엄격하고 무서운 이미지의 배우가 알고보면 매우 온화하고 귀엽기까지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정재환 씨는 TV에서 보던 모습과 실제 모습이 정말 똑같았다. 대화 내내 흐트러짐 없는 자세며, 상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는 시선이 ‘단정’
‘깔끔’ ‘정직’ 등의 원래 이미지와 조금도 어긋남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눈가에 주름이 잡히면서 웃을 때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너그럽게
만드는 푸근함이 느껴졌다.

“매스컴의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방송인은 누구보다 매사에 더욱 신중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말 한마디를 할 때도 한번 더 생각한 후
말로 옮겨야 하죠. 그렇다고 제가 실수를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뿐입니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대로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말한 그는 방송인이 보여줘야 할 모범 중에서도 특히 바른말 쓰기에 중점을 뒀다. “언어는
생각을 나타내는 수단이며,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만큼 매우 중요”하고, “방송이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주장은 언어가 곧 의식과 행동양식의 근간이며,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해서는 올바른 언어사용이 선행돼야 한다는 논지를 밑받침으로 한다.
어찌보면 그가 언어사용에 관심이 높은 것은 결국 바른 생각, 바른 생활을 추구하는 바람 때문이 아닐까.













정씨는 '방송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방송인의
바른말 사용은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맞습니다, 맞고요” 긍정적 화법

그는 1999년 제1회 ‘KBS 바른 언어상’과 한국여성민우회 주관 ‘푸른미디어 좋은 언어상’을 수상했고, 2000년에는 한글학회로부터
‘우리말 지킴이’에 위촉됐다. 또한 책 ‘자장면이 맞아요, 잠봉은?’(1999), ‘우리말은 우리의 밥이다’(2000)를 비롯, 최근 ‘말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민미디어)를 출간하면서 우리말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영어에 대해서는 과도할 정도로 열성적이면서 정작 우리말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표준발음법에 맞게 말하는 이는 매우 드물죠.
하지만 정확한 발음이 수반돼야 말하는 데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게돼요.”

몇 년 전 라디오 프로에서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를 소개하는데 ‘끄틀’을 ‘끄츨’이라 잘못 발음해 청취자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는
그는 “그때 경험이 우리말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방송인으로서의 책임감을 새삼 느끼게 한 사건이었다.

덧붙여 그는 방송인의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의 말실수도 지적했다. 노태우 전대통령이 ‘저’라고 공손히 말하지 않고 ‘나’라고 말하면서
“나 이 사람 믿어주세요”라고 했던 점, 김영삼 전대통령이 ‘관광의 도시’를 ‘강가네 도시’로 발음해 “제주도를 강간의 도시로 만듭시다!”고
오해를 일으켰던 사건 등을 예로 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교적 말을 쉽게 직설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막 가자는 거지요?’처럼 더러는 거친 표현이 문제되긴 하지만,
‘맞습니다, 맞고요’라며 상대의 말을 잘 듣고 긍정하는 태도는 매우 좋은 화법이죠.”



국어사전의 생활화

그는 수많은 방송 시청자들에게 ‘짜장면’의 표준말이 ‘자장면’이라는 사실을 알렸고, 자신이 진행하는 SBS ‘도전1000곡’에서 ‘스톱(stop)’이라
외치던 것을 ‘멈춰’로 고쳐 부르게 했다. 또한 시민단체 ‘한글문화연대’ 부대표로 활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국어사랑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좀 더 체계적인 공부를 위해 2000년 성균관대 사학과에 입학, 올 2월 6학기만에 인문학부 수석으로 조기 졸업했고, 현재는
동대학원에서 한국근대사를 전공, 앞으로 일제강점기 식민지 국어정책과 민족지사들의 조선어 수호 운동을 연구할 계획이다.

“제대로 모르면서 국어를 아끼고 사랑하자고 말할 순 없잖아요”라며 열심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 그는 국민들에게 “국어사전 보는 것을
생활화할 것”을 제안했다.

“우리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요. 국어를 단지 시험 과목의 하나로밖에 인식하지 않죠. 일상 속에서 또는 텔레비전을 보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찾아보면 우리말에 대한 궁금증과 애착이 점점 생길 겁니다.”



맑은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맨’

문득 올 초, 청와대 홈페이지 회원 게시판에 그를 교육 부총리로 추천한 글이 올랐던 기억이 났다. “42세의 나이에도 그렇게 교육열이 높은
사람이면 교육 부총리에 적합하다”며 한 네티즌이 그를 적극 추천했던 것이다. 비록 그 일은 가십으로 지나쳐졌지만, 그가 보여준 말과 행동이
얼마나 인상 깊었으면 그런 게시물이 올라올 정도였는지 새삼 깨닫게 하는 일화였다.

그는 정말 반듯했다. 그러나 그 반듯함은 상대방이 거북할 정도로 부담스럽진 않았다. 정확한 발음으로 조리있게 말을 하지만 딱딱하지는 않은,
자신의 소신을 권고하지만 억지로 강권하지 않는 말투다.

“언행일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학업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 말했다. 석사과정이라 시간이 부족해 1년 가량 진행해
온 CBS FM ‘정재환의 행복을 찾습니다’도 이미 그만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지금은 배움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그와 인터뷰를 마친 후 지금도 그의 이름 앞에 과연 ‘개그맨’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되는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솔직히 그는 하나도 안
웃긴다. 하지만 익살과 농담으로 웃기지는 않지만 그는 분명 보는 이를 웃음 짓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좋은 사람을 마주했을 때 저절로
퍼지는 맑은 웃음. 그는 ‘개그맨’이다.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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