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2.5℃
  • 구름조금강릉 2.8℃
  • 구름조금서울 -2.2℃
  • 구름조금대전 1.1℃
  • 흐림대구 1.9℃
  • 흐림울산 3.3℃
  • 구름많음광주 2.2℃
  • 흐림부산 5.3℃
  • 흐림고창 1.2℃
  • 흐림제주 7.5℃
  • 구름조금강화 -2.2℃
  • 구름많음보은 0.1℃
  • 구름많음금산 0.3℃
  • 흐림강진군 2.8℃
  • 흐림경주시 2.3℃
  • 흐림거제 5.7℃
기상청 제공

사회

실버타운, 과연 노후의 안락한 보금자리인가

URL복사
서울 광진구에 사는 이민석(24 가명)씨는 요즘 실버타운을 알아보느라 여념이 없다. 30여년간 미국 생활을 마치고 내년 초 귀국 예정인 작은 할아버지가 머물 곳을 찾기 때문이다. 작은 할아버지는 이씨의 부모가 같이 살자고 권했지만 극구 실버타운 입주를 희망했다. 결국 이씨네 가족은 집에서 가까운 곳의 실버타운 2~3곳을 물망에 올리고 입주 조건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주부 강민경(43 가명)씨도 경기도 인근의 실버타운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최근 아내와 사별한 시아버지가 실버타운 입주의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시아버지를 모시기 싫어 양로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할까봐 주저하기도 했지만 말벗이라고는 없는 시아버지가 계시기에는 실버타운이 오히려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입주비가 억대가 넘어간다는 말에 주저하고 있는 중이다.
노후의 새로운 트렌드로 실버타운이 뜨고 있다. 지난 2000년 7월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7.1%에 달하면서 대한민국도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노인 인구 비율은 점점 늘어 2008년 7월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는 50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1%에 달한다. 2026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실버 산업이 급부상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노인들의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실버타운이 노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버타운은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들이 재정을 지원해 운영하는 기존의 비영리 양로원이나 요양시설과는 달리 입주자들이 내는 돈으로 운영되는 영리 주택이다. 쉽게 말해서 노인들로 구성된 기숙사인 셈. 입주자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만큼 식사비 의료비 여가비 여행비 자산관리 사업 투자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노인들에게도 양극화의 물결이
이처럼 실버타운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졌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만만치 않다. 입주 희망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장벽은 다름아닌 자금 문제다.
실버타운 입주 비용은 각 업체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서울권의 경우 3.3㎡당 1300~1600만원대를 호가한다. 간혹 3.3㎡ 당 4000만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최소 1억원 이상 최대 4~5억원의 초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노후 대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노인들의 경우 실버타운 입주는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높은 분양가도 분양가지만 매달 시설 사용료와 식사 비용 등의 고정 지출 비용이 1인당 100~200만원 이상 들기 때문에 부담이 만만치 않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2006년을 기준으로 45%에 달한다. OECD 평균 13%보다 3.5배나 높은 수치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가구 중위소득의 50% 미만에 속한 가구를 뜻한다. 우리나라 노인 가구 2가구 중 1가구는 가난하다는 소리다.
빈곤 노인의 비율이 이렇게 높은 우리나라에서 실버타운 입주란 ‘있는 사람들’ 이야기로 치부되기 쉽다.
실버타운에 투자한 내 돈이 사라진다면
어렵게 실버타운 입주를 했다고 해서 핑크빛 노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건실한 업체들도 많지만 일부 실버타운 시공사들이 부도를 내는 경우가 왕왕 생기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노령화 속도가 느려 시행 착오와 노하우 축적을 통해 탄탄한 실버타운 기반을 닦을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인구 대비 노인 비율이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실버타운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개정된 노인복지법에 따라 실버타운 건설이 신고제로 바뀌게 되면서 중소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실버타운 건립에 열을 올렸다. 인허가제가 아니다보니 졸속 시행사들이 건설중 부도를 맞기도 하고 운영중에 부도를 내 입소자들이 오도가도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부도가 날 경우 계약 당시 약속한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수억원에 달하는 보증금마저 날리게 된다. 편안한 노후를 꿈꾸며 입소를 했지만 순식간에 노인 빈곤층으로 추락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일부 흑자를 내는 업체들도 있지만 상당수 실버타운들이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경기 불황에 따라 시중 은행 금리가 대폭 떨어지면서 업체들은 보증금을 받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실버타운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유료시설이기 때문에 당국의 지원이나 사후 관리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같은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시장 논리로만 본다면 정부의 개입이 쉽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한 노인 계층에게 이런 도움은 절실하기 때문이다.
노인복지 전문가인 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버타운 경영 부실 문제에 대해 국가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실버타운 입주가 분양사와 노인 입주자간의 사적 계약이므로 국가가 이들의 이해 관계에 대해 개입할 법적 근거는 없음을 지적하면서도 어려움에 처한 노인들을 위해 국가가 어느 정도는 나서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실버타운을 둘러싼 잡음은 앞서 일본에서도 일어나던 현상이었다. 그러나 실버타운 사업주들의 의식 변화와 자정 운동 등으로 많이 개선된 상태”라고 소개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법적인 책임 문제도 가리기가 어렵고 해결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이 문제는 사회적 성숙도와 연결이 된다. 사업자는 노인의 안락한 노후를 책임진다는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고 정부는 노인 소비자가 정확히 정보를 파악하고 업체를 선정할 있도록 돕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