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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혼여행 상품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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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한번 뿐인 신혼여행. 하지만 불만이 있어도 쉽게 취소를 하지 못하는 신혼여행의 특성을 악용한 부당행위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의하면 지난해 접수된 피해사례만 1000여건에 달할 지경. 이 같은 수치는 2007년이나 2008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불리한 특약은 은근슬쩍 넘어가
30대 최씨(남 경기 안성)는 2008년 10월 홍콩 신혼여행 계약을 체결하며 계약금으로 20만원, 중도금으로 2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어머니가 위중한 병에 걸려 취소를 요구하니 업체측은 계약금 및 중도금 반환요구를 거절하고 오히려 자신들이 손해를 봤다며 미화 1,630달러를 요구했다.
20대 홍씨(남 부산)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 15일 출국하는 신혼여행 상품을 구매하며 총 296만원 중 계약금으로 4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개인적 사정으로 취소를 요구하자 업체는 항공권 및 풀빌라 예약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였다며 거절했다.
30대 고씨(여, 송파) 또한 몰디브로 신혼여행 가는 계약을 체결하고 총 660만원을 지급했지만 신랑이 복강 내 출혈로 병원에서 수술하게 되어 계약해지 및 대금반환을 요구했다 거절당했다. 업체는 항공료 260만원 중 210만원만 지급하고 풀빌라 비용 450만원은 현지 리조트에서 반환하지 않는다며 소비자에게 반환을 거절했다.
이처럼 여행계약 체결 이후에 계약 해지에 따른 계약금 환급을 요구하는 사례는 가장 많은(43.4%) 피해 사례다. 뒤를 이어 과도한 위약금 부과 등의 부당행위 피해사례(28.7%) 또한 많았다.
신혼여행상품은 여행사가 항공권을 미리 구입하거나 현지 호텔이나 리조트에 대금을 미리 지급해 해약 시 계약금 등을 일체 환급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일부 여행업자의 경우 특약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거나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어 계약 해지 시 손해배상금 부담과 관련한 분쟁이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계약 시 이에 관한 사항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환율 인상 부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작년 연말 급격한 환율인상으로 인해 여행업자가 가격 인상을 요구해 불만을 제기한 사례(17.1%)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송씨(남 대전)는 몰디브 신혼여행상품을 같은해 구입하며 총 540만원 중 항공권 비용 일부 80만원을 지급하고 순차적으로 항공권 비용 약 111만원, 잔금 약 23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여행사가 출발 8일전 환율이 인상됐다며 추가비용 55만원을 요구했다. 송씨는 불쾌했지만 신혼여행이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어 55만원을 지급하자 다음날 여행사가 35만원만 환불했다.
이 같은 가격요금 관련 소비자불만 대부분이 작년 10월 이후 접수된 사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연말 급격한 환율인상으로 인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부당 대우를 받고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등의 다양한 사연도 많다. 30대 구씨(여 서울)는 발리-홍콩 신혼여행 마지막 날 여행사에서 제공한 음식을 먹고 비행기에서 설사 및 구토증상으로 귀국하지 못하는 고초를 겪었다. 홍콩현지에서 숙박한 후 숙박비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외에도 여행사의 실수나 바가지 등의 불만 사례는 끊임 없다. 30대 김씨(여) 또한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필리핀 세부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호텔에서 1박한 후 리조트로 이동하기로 했으나 국내 여행사가 리조트 대금을 입금하지 않아 예약이 취소됐다며 리조트 숙박을 거절당했다. 이에 대한 마땅한 피해 보상 또한 여행사가 회피했다며 김씨는 울화통을 터트렸다.
여행사 쇼핑 관련 피해도 종종 발생한다. 천씨(남)는 신혼여행으로 필리핀을 여행하고 귀국하는 날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방문한 가게에서 건강식품을 구입하며 신용카드로 미화 1500달러를 지급했다. 귀국 후 천시는 미심쩍은 기분으로 인터넷으로 가격을 알아보니 자신이 구입한 상품이 미화 200달러 정도임을 확인했다. 여행사는 천씨의 환불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당한 약관은 보상 못받나?
약관 자체가 이미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돼 있다면 소비자는 아무런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여행 산업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도하고 불공정한 내용의 약관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외여행 표준약관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여행지나 리조트 이용 등 신상품을 개발 판매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인 계약조건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표준약관과 다른 내용으로 약관을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표준약관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일 경우에는 반드시 그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고 소비자원은 밝혔다. 계약금을 어떠한 경우에도 반환하지 않는다는 등 표준약관보다 불리한 내용은 계약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약관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따라 여행업자가 그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 만약 여행업자가 이러한 내용을 설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소비자기본법 제16조에 의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산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여행요금을 증액은 합당한 것일까? 국외여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항공료나 숙박요금 등이 계약 체결시보다 5% 이상 증감했거나 외화환율이 2% 이상 증감한 경우에 여행업자나 여행자가 그 증감된 범위 내에서 증감된 요금을 청구할 수 있다. 여행사들은 이 점을 들어 갑작스러운 증액 요구를 많이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경우엔 여행출발일 15일 전에 여행자에게 통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여행계약은 여객항공, 숙식제공 및 관광가이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계약인데 실제로는 개별 서비스에 대한 책정요금 및 적용환율이 계약서 등에 명시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소비자가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여행업자가 요금 및 환율인상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여행업자의 요금증액 요구를 소비자가 수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일단 꼼꼼하게 약관을 살펴보고 불리한 특약사항이 있는지 확인하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최선임은 말할 필요도 없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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