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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계 ‘중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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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외 세대로 여겨졌던 중년층이 문화계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40, 50대를 겨냥한 작품을 넘어 최근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와 연극 등이 잇따르면서 중년층이 새로운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올랐다.
인생의 깊이와 통찰력으로 공감 이끌어
20대가 극장가의 주요 고객이던 시절은 이제 옛말이다. 중 장년층 관객들이 파워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워낭소리’를 비롯, ‘여름의 조각들’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중 장년층 관객들의 꾸준한 발걸음으로 조용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과 유산을 통해 소중하지만 영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달아가는 세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여름의 조각들’은 중년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특히 떠들썩했던 가족들이 떠난 빈집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어머니의 쓸쓸한 모습은 평소 우리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많다. 최근 ‘여름의 조각들’을 관람한 임씨(37 여 경기도 가평)는 “자신의 죽음 보다 자식에게 짐을 남길까 두려워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내 어머님이자 나 자신의 모습을 연상시켰다”고 말했다.
케이트 윈슬렛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10대 소년과 30대 여인의 사랑을 그려 화제를 모은 ‘더 리더- 책 읽어 주는 남자’는 파격적 베드씬과 섬세한 감성으로 관객을 끌어모은 2007년의 ‘색, 계’ 흥행 패턴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독일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빌리 엘리어트’로 감동적인 연출을 보여줬던 스티븐 달드리가 메가폰을 잡은 등 거장의 작품이라는 점 또한 ‘색, 계’와 비슷한 배경이다.
TV도 왕년의 스타가 장악
오락프로그램 또한 중년층 바람이 거세다. 1980~90년대 개그계의 최고 스타이던 최양락, 이봉원은 예능프로그램에 복귀해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당대 인기 그룹 멤버들도 속속들이 예능프로그램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980~90년대 락의 전설 ‘부활’의 김태원은 방송사마다 모시기 경쟁을 할만큼 오락프로그램의 스타로 떠올라 그야말로 부활하고 있다. 인기 오락프로그램 ‘세바퀴’는 아예 아줌마들의 재기발랄한 수다 한 마당으로 기획됐을 정도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박상원, 전인화, 최명길 등 40대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멜로를 소화하고 있다.
뮤지컬이나 연극도 점차 관객 연령층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연극계는 중년층을 겨냥한 작품의 양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보험설계사 일을 천직으로 알고 60평생을 살아온 아버지의 삶을 그린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성실하지만 보수적인 구세대 아버지상을 사실감 있게 표현해 40, 50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나이가 들어 회사에서 파면 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갈등하다 끝내 생을 마감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중년 세대에게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박정자 주연의 ‘엄마는 50에 바다를 발견했다’ 또한 중년 관객들이 발길이 끊임 없다. 극단 산울림이 창단 40주년을 기념하기 제작한 연극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이 앙콜 공연은 엄마의 주검을 옆에 두고 딸이 지난날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엄마의 생애를 소설로 쓰는 독특한 무대 연출로 관객 반응이 뜨겁다. 초연부터 엄마 역을 맡았던 박정자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이번에도 그 역을 원숙하게 소화해 내 중년층의 여성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복적 문화의 쇠퇴 아쉬워
10, 20대가 문화계의 소비 주체였던 시절은 경제 전반의 호황기였고 문화계 또한 크게 성장하던 상황이었다. 1980년대에 해당하는 당시 기성세대는 근대화를 이룩하기 위해 일중독에 빠져 있었다면 그 이후 세대는 풍요로운 경제적 성과를 누리며 성장의 단물을 마신 세대였다. 소비문화가 가장 극에 달하기도 했던 이 시기를 청소년이나 대학생으로 보낸 현재의 40, 50대는 대중문화를 향유하고 그 향유에 돈을 쓰는 문화 소비에 익숙하다.
뿐만 아니라 중년층은 한국에서 현재 가장 경제적으로 안정된 세대기도 하다. 88만원세대로 불리는 20대는 문화를 누릴만한 정신적 여유도 경제적 안정도 없다. 초등학생부터 경쟁에 시달리며 각종 스펙을 쌓아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어려운 것이 최근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세계 문화 전반의 복고주의 또한 중년 관객층을 모으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1980년대 문화 코드가 유행하면서 중년층은 자연스럽게 문화계의 주최로 영입된 것이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 원인은 소위 ‘대박’이라고 불리는 흥행작이 중년 관람객을 포용한다는 공통점을 지닌 점 또한 40, 50대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됐다. 크게 성공하려면 중년층에게 사랑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대중문화계에서 중 장년층이 주인공이 되면서 대중문화의 다양화를 이끌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문화의 지나친 복고주의 현상, 젊은층의 전복적 문화가 쇠퇴 하는 경향은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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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희망터 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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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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