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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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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지난해는 서민들에게 힘든 한 해였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이미 연초부터 싸늘하게 가라앉아 IMF위기가 다시 찾아왔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 정도였다. 360만 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 보호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빚에 허덕이는 농어민들에게 희망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어려움을 참고 견디게 해 준 자식들마저 공부를 끝내자마자 대거 실업자로 전락하고 말아 절망감은 도를 더해갈 뿐이다.



그들을 더욱 절망하게 하는 것은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하기에 바쁜 정치권은
서민들 대책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참담한 삶을 살아가면서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는 철저히 방치되어 있는 서민들, 오늘 한국경제의
현 주소인 것이다.









경원대경제학과

홍종학 교수

서민경제의 피폐는 잘못된 성장전략의 결과

그들에게 2004년은 희망을 주지 못한다. 서민경제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경제정책은 철저히 성장위주의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이것이 경제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은 -6.7%(1998년),
10.9%(1999년), 9.3%(2000년), 3.1%(2001년), 6.3%(2002년)이고 지난해에는 3%가 안 될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정책의 주무부서인 재경부는 이러한 경제의 불안정성을 외환위기 이후의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정성을 줄이기 위해 재경부가 취하고 있는 가시적 대책들은 찾아보기 어렵고 2002년의 경우에는 무분별한 대출증대로 인한 소비증가를
방치해 성장률을 높이고 이것이 다시 반작용으로 2003년도의 불황을 가속시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재경부가 오히려 경기변동을 확대시킨
측면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아울러 폭등하는 부동산가격은 일부 계층의 부를 증진시키지만 서민들에게는 절망감을 더할 뿐이며, 심지어 자산거품의 막차에 올라탔다가 더
큰 낭패를 보기도 한다. 또한 서민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재원을 확대하는 정부의 정책은 일부 성공하는 가계를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서민들을
빈곤층으로 몰아넣고 있다. 재경부는 안정적 경제운영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하지만, 안정보다는 성장을 더 중시하고 있다.



재경부는 실패한 서민들의 문제에 대해 복지정책을 통한 지원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성장 우선 정책이 최선의 분배정책이며, 성장에서
낙후되는 부문에 대해서는 사회복지정책을 통한 지원으로 그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 내 복지정책을 전담하는 부서나 민간의 복지전문가들
역시 복지예산의 규모에 대해서만 이견이 있을 뿐 성장이 최선의 분배정책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빈민층에 포함되는 서민의 수를 늘릴 뿐이다. 빈곤층이 다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회생시키지 못한다면
서민들은 정부의 복지정책에만 의존해야 한다. 특히 신용불량자에 대한 회생정책이 전무하고, 농어촌의 대출 남발과 빚 탕감을 반복하고 있어
빈곤층의 회생을 불가능하게 만들게 한다.


서민 회생정책이 필요

2004년 새해, 한국경제에 필요한 것은 서민들을 회생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정책이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하여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당장 본인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어렵다면 최소한
그 자식세대에서는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서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따뜻하고 세심한 마음을 지닌 정부가 필요하다.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없는 정부와 정치권에 경천동지할만한 변화가 없다면
새해에도 서민들의 절망은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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