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1.6℃
  • 맑음강릉 9.4℃
  • 맑음서울 3.9℃
  • 맑음대전 4.6℃
  • 맑음대구 6.4℃
  • 맑음울산 7.9℃
  • 맑음광주 5.9℃
  • 맑음부산 12.8℃
  • 맑음고창 6.2℃
  • 맑음제주 11.6℃
  • 맑음강화 2.3℃
  • 맑음보은 2.1℃
  • 맑음금산 -0.8℃
  • 맑음강진군 8.6℃
  • 맑음경주시 7.5℃
  • 맑음거제 8.6℃
기상청 제공

문화

서로의 아침을 ‘콜∼’ 해줘요

URL복사


서로의 아침을 ‘콜∼’ 해줘요



자명종이 들리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동호회 ‘그린모닝콜’


최근 아침에 일찍 일어나 남보다 이른 하루를 시작한다는 자기계발 지침 ‘아침형 인간’이 열풍이다. 꼭 ‘아침형 라이프 스타일’을 실천하겠다는
야심이 아니라도 이달부터 아침 운동을 하겠다고 헬스클럽에 신청하거나, 외국어 마스터를 꿈꾸며 새벽 타임 학원에 등록하는 직장인이 많을
것이다. 바야흐로 새해가 아닌가. 하지만, 해마다 그렇듯 작심삼일로 그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 하다못해 ‘지각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을 지키기 어려울 만큼 아침에 일어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아침잠 많아 고민인 사람들에게 명쾌한 해답이 있다. 동호회 ‘그린모닝콜’(home.freechal.com/
greenmorningcall)이 그것이다.









지난해 여름 MT. '그린모닝콜'은 친목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활동이 활발하다.

활동량 따라 ‘아침지기’
선발


‘그린모닝콜’은 이름 그대로 모닝콜 동호회다. 업체의 상업적 모닝콜과는 달리 ‘그린모닝콜’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주고받는 품앗이 형태라는
것이 매력. 학교의 비상연락망처럼 10분 간격으로 순번을 정해서 깨워주는 주는 것이 규칙이다. 자신의 뒷사람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끊어지지 않도록 건너뛰어 다음 사람을 깨워줘야 한다. 앞사람이 전화를 해주지 않을 경우, ‘역콜’이라고 해서 거꾸로 깨우기도 한다.
이외에도 중요한 일이 있어 평소와 다른 시간에 일어나야 하는 경우에는 게시판을 통해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운영자 서희진 씨. 소수정예의 철저하고 까다로운 관리가 운영 지침이다.

모닝콜에 참여하는 회원을 ‘아침지기’라고 하는데, 이 ‘아침지기’는 매월 활동량에 따라 일정인원을 선발하고 스케줄과 팀을 짜서 모닝콜에
참여하게 된다. 철저한 책임감이 필요하기 때문에 활동이 없는 회원들은 매월 정리대상이 되는 등 관리가 까다롭다.



운영자 서희진(31 여 회사원) 씨는 “가입만 하면 바로 모닝콜을 해주는 곳인 줄 알고 게시판에 ‘몇 시에 깨워주세요’라는 글만 남기고
‘잠수’ 탔다가 몇 주 후에 나타나 ‘왜 안 깨워주냐’고 투덜거리는 사람이 종종 있어 당황스럽다”며, “모닝콜이라는 매개를 통해 만나는
친목 동호회인 만큼 돈독한 인간적 교류가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얼굴도 모르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서로 깨워주는건 사실 너무 재미없지 않냐”는 것이 서씨의 지론. 따라서 ‘그린모닝콜’은
오프라인 활동을 중요시한다. 매월 4째주 토요일에 정기모임이 있고, 그 외에 각종 번개모임이나 소모임, MT 등 풍부한 행사를 갖고
있다. 서씨는 “부담스러운 모닝콜이 아닌, 친구를 깨워주듯 하는 모닝콜이기 때문에 조금 더 쉽고 즐겁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기모임에 참석한 회원들이 포즈를 취했다. 정기모임은 매월 4째주 토요일에
열린다.

“밤에 술도 늦게까지 안 마셔요”

‘그린모닝콜’ 덕분에 생활이 바뀌었다는 회원들을 만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서씨는 “누군가가 나의 아침을 챙겨준다는 것,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활기찬 아침을 책임진다는 것은 상당한 매력”이라고 말했다. 누군가를 깨워줘야 한다는 의무감은 단순히 받기만 하는 모닝콜보다
효과적인 것은 물론이다. 모닝콜을 받고 다음 사람에게 모닝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침대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다음 상대를 깨웠을
때 회원들은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극심한 야행성에 불면증 기운도 있었던 서씨는 모닝콜을 시작한 이후로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서씨의
하루가 달라진 건 당연한 수순. 대부분 회원들도 밤늦게 술 마시는 일이 줄었다고 말한다. 아침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책임이 주어지니 자기통제에
대한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그린모닝콜’은 2000년 인터넷 메일매거진을 통한 회원 모집으로 시작한 동호회다. 수백통의 신청서 가운데 12명이 선정돼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인원수가 많으면 모닝콜이 제대로 실행되도록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수로 시작했다. 지금도 ‘그린모닝콜’은 소수정예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재 회원수는 97명. 물론 주요 활동 회원은 이보다 적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것은 남녀노소 구분이 없지 않나”는 서씨의 말처럼
연령이나 직업군은 다양하다. 대부분 회사나 학교 등이 거의 같은 시간에 시작하는 만큼, 모닝콜이 필요한 시간도 비슷하다. 그래서 스케줄
짜기가 가장 어렵다.



서씨는 요즘 유행하는 ‘아침형 인간’에 대해 “무턱대고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는 자기 생활 패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금보다 딱 한 시간만 더 일찍 아침을 시작하면 여유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비몽사몽 모닝콜 에피소드


아침에 전화로 실컷 떠들었다가 저녁에는 서로 전화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투덜대는 황당한 상황을 ‘그린모닝콜' 회원들은
다반사로 경험한다. 동호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비몽사몽 잠결에 이루어지는 재미있는 모닝콜 에피소드들을 모아보았다.



- 모닝콜 첫날. 잔뜩 기대했는데 잠이 덜 깬 목소리에 헛소리만 해대고. 상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허스키에 서로 한참을 웃었다.


- 모닝콜까지는 좋았는데 모닝송은 좀 황당했던 때가 있었다.


- 나를 깨워줬던 남자가 밤 꼴딱 새고 사우나에서 야시시하게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콜해 줬던 일이 있다.



- B 그룹 아침 5시에 모닝콜 활동할 때, 다음 사람이 안 받더니 계속 그 다음 사람, 그 다음 사람까지 안 받아 5시 40분까지 이어졌다.
그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


- 친구와 술을 많이 마시고, 친구 집에서 잠들어 보통 때보다 일찍 나왔다. 출근길 버스에서 갑자기 모닝콜 생각이 났다.
이미 40분이나 늦은 상황에서 정신없이 모닝콜을 했다. “저 모닝콜인데요.” 옆 좌석 사람들이 웃었다.


- 아침에 모닝콜해서 15분 가량 신나게 떠들고 웃었는데 오후에 전화 와서 “왜 안 깨웠냐”고 할 때. 참으로 황당하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14편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수업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화와 함께하는’ 첫 번째 시리즈로 발간됐던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가 개정돼 새로 출간됐다. 2021년 처음 발간된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전근대 시기를 다룬 4편의 영화와 근현대 시기를 다룬 8편의 영화를 활용한 역사 수업을 제시했다. 이번에 발간되는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개정증보판은 전근대 영화인 ‘자산어보’와 근현대 영화인 ‘서울의 봄’을 추가해 쉽고 재미있는 한국사 수업을 제시했다. 영화와 함께하는 역사 수업을 고민하는 교사, 영화와 함께 재미있게 역사를 공부하고 싶은 청소년, 그리고 역사 상식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는 영화마다 영화의 기본 정보와 함께 영화에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이 역사서에 어떻게 기록돼 있는지, 교과서에는 어떻게 구현돼 있는지 살펴보고 팩트 체크 코너를 통해 그 내용을 영화가 얼마나 역사적 상황과 맥락에 맞게 그려냈는지 분석하고 있다. 이어 선정된 영화를 통해 어떤 역사적 맥락과 상황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며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지 질문과 함께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무대나 역사적 배경이 됐던 곳, 영화 속 역사적 인물을 만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