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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불황은 아버지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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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슈퍼맨!’(S-oil 광고) ‘아빠 힘내세요!’(SK에너지) ‘아빠는 나의 에너지!’ ‘아빠를 부탁해!’(IBK기업은행) 최근 ‘아버지’를 컨셉으로 한 기업 광고가 줄을 잇고 있다.
이뿐인가, 가족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 ‘워낭소리’의 흥행에 이어 본격적으로 부성애를 강조한 영화 ‘아부지’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MBC 드라마 ‘하얀 거짓말’은 아들에 대한 부성애로 장애를 이겨나가는 형우의 모습이 주목받았고,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도 주인공의 부성애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워낭소리’ 이어 ‘아부지’
‘애비 없는 자식’이 판을 치는 대중문화 판에 아버지의 존재에 큰 울림을 준 것은 영화 ‘워낭소리’가 압권이었다 할 수 있다. 무뚝뚝하고 배운 것 없는 아버지라도 자식을 위해서는 결국 모든 것을 헌신하고 마는 한국적 부성애에 대한 감동은 여름 개봉을 대기하고 있는 영화 ‘아부지’가 보다 상업적인 색깔을 가미해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부지’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랐고 이제는 자신들도 아버지가 된 이들을 통해 아버지와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담을 관객과 나눈다. 농사꾼은 농사만 잘 지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까막눈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재산목록 1호인 소를 팔아 공부를 시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부지’는 1970년대 평화로운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13살 시골 소년의 시선을 통해 ‘그때 그 시절’ 과 ‘아버지’를 추억하게 하는 것이다.
고기 반찬에 쌀밥 한 가득 배불리 먹고 싶었던 기억, 유년시절 개울가에서 철없이 함께 뛰어 놀던 친구들, 그리고 공부가 하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접어야 했던 속상했던 기억 등 대한민국의 정겨웠던 옛 시절을 고스란히 담아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워낭소리’와 ‘아부지’의 공통점은 단지 한국적 아버지상에 대한 사랑을 담았다는 것 외에도 있다. 농촌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인데, 농촌과 아버지는 모두 마음속의 고향이자 추억을 의미한다.
농촌과 짝을 짓다
농촌에 대한 최근의 관심은 곧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상통하는 정서를 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귀농현상이 일어난 것 또한 이 같은 정서와 맥을 같이 한다.
‘워낭소리’ ‘아부지’ 외에도 영화 ‘거북이 달린다’ 는 충청도 예산지역을 배경으로 시골 형사가 농촌에서는 흔치않은 강력범죄자를 잡아가는 과정을 위트 있게 담아내 호평을 받고 있고, 봉준호 감독 또한 ‘살인의 추억’에 이어 최근 ‘마더’로 두번째 농촌 스릴러를 완성했다.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도 농촌열풍에 가세했다. 농촌 하면 예능 프로그램들을 빼놓을 수 없다. SBS ‘패밀리가 떴다’는 매주 농가를 찾아가 일손을 도와주고, KBS ‘1박2일’은 때묻지 않은 야생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컨셉으로 두 프로그램 모두 전국의 농촌을 돌며 적응해가는 스타들의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MBC ‘무한도전’이 1년 장기 프로젝트로 농사짓기를 기획한다고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농촌 열풍에 가세했다.
예능인들만 농촌에 가는 것은 아니다. SBS에서 6월 첫 방송된 교양 프로그램 ‘농비어천가’는 도시에 거주하는 성인남성들이 일년 동안 농촌에 거주하면서 ‘귀농’을 미리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으로 농촌생활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에너지이자 위안이자 향수
그렇다면 왜 아버지, 그것도 농촌 속 아버지인가?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지난 IMF 시기에도 있었다. 소설 ‘가시고기’가 신드롬을 일으켰고 영화 ‘아버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바로 아버지를 불러온 것은 불황이다. 불황에는 아버지가 뜬다. 다시 찾아온 경제 불황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가장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힘들 때일수록 가족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워낭소리’가 호황기에 개봉했어도 과연 이 같은 흥행 기록을 이끌 수 있었을까. 불황은 아버지를 불러오고 고향을 그리워하게 한다는 것을 최근 대중문화 트렌드는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힘든 시기를 이겨나게 해 주는 것은 바로 더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며, 그 더 힘들었던 시절을 가족에 대한 사랑 하나로 이겨낸 부모가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농촌과 아버지는 그런 기억의 코드다. 동시에 먹고 살기 힘든 현실에 위안이 가족이기도 하다. 순수한 추억들이 아로새겨진 농촌은 경쟁으로 함축되는 도시와 대비해 처진 어깨를 다독여주는 것이다.
최근 아버지 트렌드는 무너진 가부장제에 대한 향수를 은근히 담고 있기도 하다. 현실의 아버지상은 더 이상 군림하는 가장의 모습이 아니다. SBS 주말 버라이어티 ‘붕어빵’은 자녀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스타 부모들의 모습이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모습은 최근 부모들에게 나타나고 있는 프렌디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신조어인 ‘프렌디(Friendy)’는 친구(Friend)와 아빠(Daddy)를 합친 ‘친구 같은 아빠’라는 뜻이다. 세월이 흘러갈수록 가족들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또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프렌디라는 단어를 통해서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예전과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없이 엄하고 무서웠던 호랑이같은 아버지의 모습이 예전 아버지의 모습이었다면 요즘은 친구같이 편하게 자녀들을 대하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프렌디들은 아이들의 참관수업에 참여하고 공부를 직접 가르치고 또한 친구처럼 놀아주면서 자식들에 대한 사랑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프렌디들은 예전 호랑이와 같이 무서웠던 아버지들의 엄한 가르침을 받고 자란 30~40대들이 주가 된다.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들이 이제 자녀들에게 직접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아버지인 프렌디가 된 것이다. 하지만 한편 그들이 추억하는 엄하고 무섭거나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이들의 추억과 향수, 아버지의 자리에 대한 상실감 같은 정서 또한 농촌의 아버지를 불러낸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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