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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가(安民歌)’적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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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김현희 (‘명리학그램’ 저자. 시집 ‘견유주의’ 저자)

‘안민가’는 신라 경덕왕 때 충담사가 지은 향가이다. ‘안민가’의 내용은 임금을 아버지, 신하를 사랑하는 어머니, 백성을 어린아이에 비유해서 임금과 신하가 백성을 먹여 살리면 백성이 나라를 떠나지 않고 지키면서 편안하게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안민가’는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어머니는 사랑하는 어머니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각자의 본분을 성실하게 하면 나라가 편안해진다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지금의 현실에 비유한다면 대통령은 아버지, 관료는 사랑하는 어머니, 국민은 자식이다. 아버지인 대통령은 국민을 먹여 살리고, 어머니인 관료는 국민을 사랑하고, 자식인 국민은 나라를 지키면서 안정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1300년 전 신라의 현실이나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나 상황은 비슷하다. 지금도 지도자는 국민을 먹여 살리고 사랑하는 역할을 하는 직위이다.

 

대통령인 아버지는 국민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국민을 먹여 살리고 구성원 모두가 자기 성공을 하게 돕는다. 관료인 어머니는 사랑으로 국민을 보살피며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존재이다. 지금이 유교 시대가 아니고 자유 민주주의 시대라는 점만 다르지, 나라의 지도자는 국민을 먹여 살리고 사랑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예나 지금이나 같다.

 

자유 민주주의 시대에 가부장의 책임이 옛날만큼 무겁지는 않지만, 현대사회의 대통령이나 관료 같은 지도자는 국민의 부모로서 국민이라는 자식을 먹여 살리고 사랑하는 일을 하는 지위임에는 변함없다. 그런 의미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능력 있고 사랑 많은 부모 역할을 할 사람이 뽑히기를 바란다.

 

‘안민가’에 의하면 신하는 사랑하는 어머니인데, 요즘에 비유한다면 관료가 사랑하는 어머니이다. 관료인 어머니는 사랑으로 자식인 국민을 먹여 살리는 직위이다. 아버지가 먹을거리를 구해오면 어머니는 사랑으로 골고루 분배해서 국민을 배불리 먹이는 역할이다. 그러면 국민은 나라를 떠나지 않고 지키는 역할을 한다. ‘안민가’에서 관료인 어머니의 주요한 역할은 ‘사랑’이다. 여기서 사랑의 의미는 국민을 배려와 애정으로 보살피는 일도 되고, 국민 모두에게 정의롭게 사회적 재물과 기회를 분배하는 능력도 될 것이다. 국민을 나라 안에서 편안하게 살게 하는 방법이 ‘안민가’에 의하면 대통령과 관료가 부모가 되어서 국민인 자식을 먹이고 사랑하는 일이다.

 

‘안민가’에서 백성은 어린아이로서 요즘의 국민이다. 국민은 대통령과 관료가 먹여 살리는 존재이며 나라를 떠나지 않고 지키는 역할을 한다. 다만 요즘의 국민이 예전과 다르다면 국민이 대통령과 관료를 다수결로 뽑는다는 점이다. 국민이 다수결로 뽑은 대통령과 관료도 모두 법(法) 앞에서 평등하게 법치로 통치당한다는 점이 유교 시대와 다르지만, 그러함에도 지도자와 국민의 역할은 ‘안민가’의 내용과 비슷하다.

 

시대가 변했어도 대통령과 관료는 국민을 사랑으로 보호하고 국민은 나라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 지도자가 지도자답게 국민이 국민답게 각각의 본분을 다할 때 좋은 나라가 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기에 ‘안민가’의 내용처럼 국민이 나라를 떠나지 않고 나라를 지키고 있다면 대통령과 관료가 일을 잘한다는 증거이다. 이렇게 각각의 역할에 따른 직분에 맞게 본분을 다한다면 나라가 편안해질 것이다.

 

‘안민가’는 유교 시대의 노래이지만, 지금의 현실에도 적용된다. 2022년 3월 9일은 대한민국이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여당(與黨)이나 야당(野黨)에서 후보들이 현재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각각의 후보들은 ‘안민가’의 내용처럼 상대 후보보다 국민을 더 잘 먹여 살릴 수 있다며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이 실현된다면 국민이 배불리 먹고 나라를 지켜서 대한민국이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으로서 나라를 이끌 지도자에게 도덕성 같은 성숙한 인격을 원하는 태도가 순진한 일일까. 나라를 이끌어 갈 지도자가 ‘수신제가(修身齊家)’는 되어 있으면 좋겠다. 정보통신이 발달하기 전에는 지도자가 어떻게 수신(修身)하고 제가(齊家) 했는지 자세히는 모른다. 그런 시대 때는 지도자가 과거 합격이나 고시 합격 같은 공부 실력으로 똑똑하게 나라를 통치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개인의 신상이 소문처럼 퍼지는 시대이다.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본인만 알고 있는 사생활까지 가십처럼 날뛰고 있다. 국민은 믿어야 할지 믿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 채 한 나라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국민을 먹여 살리고 사랑하는 일이 지도자의 제일 조건이지만, 제20대 대통령 후보 중에서 윤리성은 상관없다는 식의 선거운동을 보면서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이다. 국민 개개인은 자기 판단만으로, 앞으로 다가올 AI의 자동화 시대를 세계적으로 만들고, 높아지는 GDP를 골고루 나누어줄 사람을 뽑아야 하는 실정이다. 지도자의 인격 같은 정신 능력은 배제하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투표해야 하는 현실이 우울하다.

 

이런 마음에도 제20대 대통령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사랑하며 먹여 살리는 일을 제일 잘하는 지도자가 뽑히기를 바란다. 한 나라 최고위층의 위치에서 최하층의 먹고살기까지 해결하는 능력자가 지도자로 뽑히기를 바란다.

 

 

김현희 작가는  2016년 <서정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시인이자 명리학자입니다. 저서로는 ▲<서정문학> 2016 시부문 신인상 ▲『명리학그램-작은 인문학』(2019), 『명리학그램Ⅱ-사주통변론』(2020) ▲『껍질의 시』(2020), 『고수高手』(2021),『견유주의』(2021) 등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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