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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왕소금이거나, 나를 찾거나, 남을 돕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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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 트렌드는 ‘방콕’이다. 불황으로 먼 곳으로 여행을 가는 대신 가까운 곳에 짧게 피서를 다녀오거나 집에서 의미 있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등 휴가 트렌드가 절약형으로 바뀌고 있다.
5명 중 1명은 ‘떠나지 않아’
올해는 불황으로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초절약으로 휴가 규모를 줄이는 사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직장인 797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름휴가를 떠나지 않을 예정이라는 응답이 20.7%(16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5명 중 1명은 올 여름 휴가를 별도로 가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휴가 포기가 속출하는 것은 역시 경기침체와 불황 탓으로 보인다. 실제 휴가를 가지 않을 것이라는 직장인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불황과 경기침체로 지출을 줄이려고’란 응답이 61.2%로 과반을 훨씬 넘었다.
‘일정이 여의치 않아서’(14.5%) ‘회사 일이 많아서’(7.3%) ‘휴가 떠나는 자체가 귀찮아서’(2.4%) ‘기타’(14.5%) 등의 이유를 드는 직장인도 있었지만, 어려운 경기에 씀씀이를 줄이려고 휴가를 포기하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휴가지 변화도 나타났다. 재작년의 경우 국내 휴양지(바다, 계곡 등)로 떠나고자 했던 비율이 60.9%에 머물렀는데, 올해는 75.9%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해외로 떠나려는 비율은 2007년 27.4%에 달했지만 올해의 경우엔 13.9%로 감소했다.
2년 새 여름휴가를 해외로 가려는 비율이 반토막 난 셈이다. 그 밖에 ‘고향 또는 친척집’에 간다는 응답은 소폭 늘었고(5.1%→8.3%), ‘국내 도심(놀이동산, 공원)’에 간다는 응답은 조금 줄었다(3.7%→0.9%).
짠돌이의 휴가계획
한편 휴가를 떠날 계획인 직장인들은 휴가비용으로 ‘21~30만원’(28.7%) 가량을 준비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다. ‘11~20만원’(24.1%)정도를 쓸 것이란 의견이 뒤를 이었고 ‘41~50만원’이 11.1%로 집계됐다. 이어 ‘31~40만원’이 9.3%, ‘10만원 이하’ ‘51~60만원’, ‘91~100만원’ 등의 응답도 각각 4.6%씩 나왔다. ‘100만원 초과’되는 비용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도 11.1%로 적지 않았다.
이처럼 비용을 줄이기 위해 휴가지에서 직접 밥을 해먹는 등 알뜰하게 보낼 계획을 가진 경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CJ제일제당 통합브랜드사이트 CJ온마트에서 최근 회원 80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휴가지에서의 저녁은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47%인 3756명이 ‘장봐서 직접 해 먹겠다’고 대답했다. ‘인근 식당을 이용한다’가 21%, ‘술자리로 대신한다’가 20%로 그 뒤를 이었다.
휴가까지 가서 밥을 해먹기 보다는 인근 맛집에서 외식을 하는 게 일반적인 휴가지에서 의 식사패턴인 것을 감안해 볼 때 놀라운 수치라 할 수 있다.
아침식사 또한 간단하게 ‘방콕’하며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지에서의 아침은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41%가 ‘즉석식품(즉석밥, 즉석국 등)으로 해결한다’고 대답했고 그 뒤를 이어 ‘장봐서 직접 해 먹는다’도 24%에나 달했다.
휴가지 인기 식품인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겠다는 응답도 21%로 높은 결과를 보였고, 사먹겠다는 대답은 11%에 불과했다.
나를 찾는 템플스테이 유행
꼭 멀리 떠나야만 휴가인가. 휴가의 인식 자체가 바뀌는 경향도 최근에 주목할만한 휴가 트렌드다. 직장인 이씨(여 26 부산 사직)는 “이번 휴가는 집에서 그 동안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했던 책을 읽으며 한가롭게 보낼 예정이다”고 말했고, 직장인 최씨(남 43 서울 마장)는 “자녀들과 등산을 함께하고 미술관이나 고궁 등을 방문하며 자연과 유적에 대해 가르치는 것으로 오랜만에 아빠 노릇 하고 싶다”고 휴가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먼 곳으로 떠나는 대신 집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지거나 영화를 보는 등 한가로운 ‘방콕족’의 취미 생활로 휴가를 보내거나 도심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경향이 늘어났다. 이 같은 경향으로 템플스테이는 새로운 휴가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직장인 이씨(남 38 서울 잠실)는 여름 휴가 기간 동안 템플스테이로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계획이다. “일상에 치이고 바쁘게 살면서 왜 이렇게 사나는 생각으로 허무할 때가 많다. 휴가도 그냥 무의미하게 남들 다 가니깐 덩달아 가는 것으론 아무런 재충전이 안된다”며, “이번 휴가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휴식 다운 휴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휴가 기간 동안 전국 100여 곳의 산사에서는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근 가족 단위 문의도 많아지는 등 템플스테이로 휴가를 의미있게 보내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봉사로 참된 휴가를
봉사활동으로 휴가를 알차게 보내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직장인 최씨(28 여 서울 합정)는 휴가 동안 교회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다. 직장인 우씨(32 남 서울 가좌) 또한 여름 휴가 기간 동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봉사 활동에 참여하려고 마음 먹었다.
자원봉사단체들은 여름 휴가 기간에 맞춰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촌봉사활동, 집짓기운동, 불우이웃돕기 등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제 3세계의 교육 의료 구호 봉사활동 프로그램도 있다.
최근에는 특히 여행에서 쓰는 돈이 그 지역과 공동체 사람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여행인 ‘공정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재난이나 참상지 등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은 장소를 여행하며 반성과 교훈을 얻는 ‘다크투어리즘’도 올 여름 휴가에 주목받는 트렌드 중 하나다.
‘다크투어리즘’은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는 관광 트렌드로, 미국의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유대인이 대학살된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수백만 명이 학살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원자폭탄 악몽의 현장인 일본의 ‘히로시마’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숭례문이 ‘다크투어리즘’의 명소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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