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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믿지마 ‘영화평’ 묻지마 ‘간접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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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연예 문화면은 주연 배우의 근황, 촬영지 에피소드 등 개봉영화에 대한 홍보 기사들로 가득하다.

경이적인 관객몰이로 한국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고 있는 '실미도'의 흥행 비결은 무엇일까? 국민적 소재에 흡인력 강한 서사구조,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는 연출력 등 다양한 요소를 뽑을 수 있겠지만 많은 관계자들이 '마케팅의 승리'라고 입을 모은다. 한 영화 홍보사 직원은 “언론에서 매일 터트려 주겠다, 거액의 마케팅비에 그 정도 배급망 갖고 실패하면 오히려 이贊璣?아니냐”고 반문했다.

바야흐로 문화 마케팅 시대. 영화의 흥망을 좌우하는 일 순위는 더 이상 작품성이 아니라 마케팅이다. 화제작은 언론과 마케터 사이의 모종의 거래와 자본에 의해 만들어지는 합작품이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생각해 보라, 방송에서 연일 터뜨리고 신문에서 호평 일색인데다 인터넷에 논쟁이 불붙으면 왠지 봐야할 것 같은 강박관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가. 물론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기본이다. 하지만, 오로지 영화가 좋아서 '대박'이 나고, 이슈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지나치게 순진하다.













순제작비 140억원, 마케팅비 30억원이 투입된 대작 '태극기를 휘날리며'
 
순제작비 83억, 마케팅비 37억원을 쏟아 부은 '실미도'는 전국 배급망 30%를 장악해 마케팅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언론은 홍보의 장

2000년대 들어 마케팅비는 급상승했다. 영화업체 아이엠픽쳐스가 조사한 한국 영화 제작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P&A(배급비용 및 광고홍보비) 평균 비용은 편당 12억7,400만원으로 제작비의 32%가 P&A비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질적인 액수는 이보다 웃돈다. 업계 종사자들은 “제작비의 반은 홍보비라고 보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순수 제작비보다 마케팅비용이 더 많은 ‘배보다 배꼽이 큰’ 영화도 흔하다. 아이엠픽쳐스 관계자는 “영화 마케팅 관련 인력들의 전문화, 온라인 매체의 중요성 부각, 멀티플렉스 체인 증가 등”을 마케팅 비용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이 같은 마케팅비의 이상 증가 자체도 문제지만 공해에 가까운 마케팅 방식은 더욱 큰 문제다. 언론의 간접광고는 그중 가장 심각하다. 홍보사는 지극히 작위적인 이슈를 각 언론사에 배포하고 많은 매체들이 자료를 그대로 보도한다. 스포츠지는 주연배우의 사생활까지 보도하며 간접적으로 영화를 홍보한다.

TV 쇼오락프로그램이 영화 홍보장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영화 전문 프로그램은 그렇다 치더라도, 오락프로그램의 노골적인 영화 홍보는 두 눈뜨고 보기 민망할 지경이다. 한국영화 한 편이 개봉하면 출연배우들이 주요 오락프로그램에 게스트로 겹치기 출연하고, 홍보성 멘트를 남발하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간접적 ‘촌지’는 여전

간접광고는 대중의 관심사를 쉽게 끌어들이려는 매체의 입장과 영화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려는 마케터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스케일과 스타에 집착하는 언론이 일차적 문제다. 웬만큼 저명한 헐리우드 영화보다 스타가 출연하는 B급 한국 코미디 영화 시사회에 더 많은 기자가 몰리는 현실은 매스컴이 무엇을 쫓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영화 기사의 객관성, 혹은 전문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다수의 영화 리뷰 기사가 보도자료 틀에 맞춰 일률적인 색채를 띄는 것이 사실. 한 홍보사 직원은 “아직도 마케터가 기자에게 촌지를 주는 관행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촌지 관행이 사라졌다고 해도 접대나 편의 제공 등의 간접적 형태의 '촌지'는 여전하다.

스타를 동원한 대형 영화의 기자 시사회에서는 좌석 부족으로 마케터와 기자들의 좌석표를 둘러싼 실랑이가 종종 벌어진다. 이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면을 할애해 기사를 실어줬는데 당연히 표를 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유력 매체 기자와 미리 준비한 표 다발을 내미는 마케터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제작 현장 취재시 마케터들의 접대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부담스럽다”고 표현될 정도로 극진하다. 취재 자체도 영화사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선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마케팅비가 늘어난 만큼 언론의 광고수익률에서 영화광고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화사 입맛에 맞는 기사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마케팅비를 더 많이 투자한 대형영화가 언론에 확실히 자주, 호의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관계자가 아니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 자체가 관객 기만이다.


인터넷을 떠도는 ‘알바’ 괴담

예로부터 거액의 마케팅비를 쏟을 수 없는 ‘작지만 좋은 영화’들의 유일한 희망은 ‘입소문’이었다. 실제로 입소문 만큼 위력적인 마케팅은 없었다. 현재 바로 이 구전효과는 인터넷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기대했던 만큼 훌륭한 대안이 되지 못했다. 입소문 마저 조작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것. 인터넷 영화 마케팅은 ‘영화 알바’ ‘안티 마케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한국 영화의 어두운 일면을 드러냈다.

영화사가 홍보를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인터넷에 풀어 자사 영화는 칭찬하고 타사 영화는 비방하는 글을 유포시킨다는 ‘괴담’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단지 개봉을 앞두고 갑자기 영화 전문 사이트의 평점이 올라간다거나 무조건 열광하거나 무조건 비난하는 글이 한꺼번에 폭주하는 등의 형태를 보고 짐작할 뿐이다.

“알바에게 당했다”는 홍보사 직원들은 많다. 영화사들끼리 IP 주소를 추적으로 적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알바를 써봤다”는 관계자는 없다. 한 마케터는 “알바에 대한 풍문은 과장된 면이 많다. 안티 마케팅으로 의심되는 경우 확인해보면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10대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단과 방법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결국 많이 팔고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며 승리다. 잘 만든 영화가 꼭 돈을 버는 것이 아닌 현실은 안타깝지만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문화 시장은 약간은 달라야 한다. 마케팅이 작품성이라는 본질을 훌쩍 넘어 관객을 많이 만나느냐, 적게 만나느냐를 결정하는 지배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암담하다.

결국 비대해진 마케팅과 교묘한 마케팅 전술은 작은 영화의 설자리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관객은 무의식중에 ‘세뇌’당하며, 자본의 논리가 문화의 논리를 잠식하는 것이다. 언론의 독자성이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숙제다.

문화평론가 이용포 씨는 “제한된 틀에서 심의를 거쳐 내보내는 약, 술, 담배 광고처럼 영화 광고도 공공기관의 제재가 필요한 것 아니냐. 하다못해 냉장고나 그릇도 과장광고가 금지돼 있다”며 과잉 영화 마케팅 세태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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