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구름조금동두천 -4.6℃
  • 구름많음강릉 1.6℃
  • 구름조금서울 -2.4℃
  • 구름조금대전 -1.7℃
  • 구름많음대구 2.5℃
  • 구름많음울산 4.2℃
  • 구름많음광주 3.0℃
  • 구름많음부산 6.9℃
  • 구름많음고창 1.9℃
  • 구름많음제주 7.7℃
  • 구름많음강화 -2.6℃
  • 구름많음보은 -1.2℃
  • 구름많음금산 -0.8℃
  • 구름많음강진군 4.3℃
  • 흐림경주시 3.2℃
  • 구름많음거제 7.0℃
기상청 제공

문화

믿지마 ‘영화평’ 묻지마 ‘간접광고’

URL복사





신문의 연예 문화면은 주연 배우의 근황, 촬영지 에피소드 등 개봉영화에 대한 홍보 기사들로 가득하다.

경이적인 관객몰이로 한국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고 있는 '실미도'의 흥행 비결은 무엇일까? 국민적 소재에 흡인력 강한 서사구조,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는 연출력 등 다양한 요소를 뽑을 수 있겠지만 많은 관계자들이 '마케팅의 승리'라고 입을 모은다. 한 영화 홍보사 직원은 “언론에서 매일 터트려 주겠다, 거액의 마케팅비에 그 정도 배급망 갖고 실패하면 오히려 이贊璣?아니냐”고 반문했다.

바야흐로 문화 마케팅 시대. 영화의 흥망을 좌우하는 일 순위는 더 이상 작품성이 아니라 마케팅이다. 화제작은 언론과 마케터 사이의 모종의 거래와 자본에 의해 만들어지는 합작품이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생각해 보라, 방송에서 연일 터뜨리고 신문에서 호평 일색인데다 인터넷에 논쟁이 불붙으면 왠지 봐야할 것 같은 강박관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가. 물론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기본이다. 하지만, 오로지 영화가 좋아서 '대박'이 나고, 이슈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지나치게 순진하다.













순제작비 140억원, 마케팅비 30억원이 투입된 대작 '태극기를 휘날리며'
 
순제작비 83억, 마케팅비 37억원을 쏟아 부은 '실미도'는 전국 배급망 30%를 장악해 마케팅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언론은 홍보의 장

2000년대 들어 마케팅비는 급상승했다. 영화업체 아이엠픽쳐스가 조사한 한국 영화 제작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P&A(배급비용 및 광고홍보비) 평균 비용은 편당 12억7,400만원으로 제작비의 32%가 P&A비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실질적인 액수는 이보다 웃돈다. 업계 종사자들은 “제작비의 반은 홍보비라고 보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순수 제작비보다 마케팅비용이 더 많은 ‘배보다 배꼽이 큰’ 영화도 흔하다. 아이엠픽쳐스 관계자는 “영화 마케팅 관련 인력들의 전문화, 온라인 매체의 중요성 부각, 멀티플렉스 체인 증가 등”을 마케팅 비용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이 같은 마케팅비의 이상 증가 자체도 문제지만 공해에 가까운 마케팅 방식은 더욱 큰 문제다. 언론의 간접광고는 그중 가장 심각하다. 홍보사는 지극히 작위적인 이슈를 각 언론사에 배포하고 많은 매체들이 자료를 그대로 보도한다. 스포츠지는 주연배우의 사생활까지 보도하며 간접적으로 영화를 홍보한다.

TV 쇼오락프로그램이 영화 홍보장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영화 전문 프로그램은 그렇다 치더라도, 오락프로그램의 노골적인 영화 홍보는 두 눈뜨고 보기 민망할 지경이다. 한국영화 한 편이 개봉하면 출연배우들이 주요 오락프로그램에 게스트로 겹치기 출연하고, 홍보성 멘트를 남발하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간접적 ‘촌지’는 여전

간접광고는 대중의 관심사를 쉽게 끌어들이려는 매체의 입장과 영화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려는 마케터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스케일과 스타에 집착하는 언론이 일차적 문제다. 웬만큼 저명한 헐리우드 영화보다 스타가 출연하는 B급 한국 코미디 영화 시사회에 더 많은 기자가 몰리는 현실은 매스컴이 무엇을 쫓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영화 기사의 객관성, 혹은 전문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다수의 영화 리뷰 기사가 보도자료 틀에 맞춰 일률적인 색채를 띄는 것이 사실. 한 홍보사 직원은 “아직도 마케터가 기자에게 촌지를 주는 관행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촌지 관행이 사라졌다고 해도 접대나 편의 제공 등의 간접적 형태의 '촌지'는 여전하다.

스타를 동원한 대형 영화의 기자 시사회에서는 좌석 부족으로 마케터와 기자들의 좌석표를 둘러싼 실랑이가 종종 벌어진다. 이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면을 할애해 기사를 실어줬는데 당연히 표를 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유력 매체 기자와 미리 준비한 표 다발을 내미는 마케터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제작 현장 취재시 마케터들의 접대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부담스럽다”고 표현될 정도로 극진하다. 취재 자체도 영화사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선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마케팅비가 늘어난 만큼 언론의 광고수익률에서 영화광고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화사 입맛에 맞는 기사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마케팅비를 더 많이 투자한 대형영화가 언론에 확실히 자주, 호의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관계자가 아니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 자체가 관객 기만이다.


인터넷을 떠도는 ‘알바’ 괴담

예로부터 거액의 마케팅비를 쏟을 수 없는 ‘작지만 좋은 영화’들의 유일한 희망은 ‘입소문’이었다. 실제로 입소문 만큼 위력적인 마케팅은 없었다. 현재 바로 이 구전효과는 인터넷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기대했던 만큼 훌륭한 대안이 되지 못했다. 입소문 마저 조작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것. 인터넷 영화 마케팅은 ‘영화 알바’ ‘안티 마케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한국 영화의 어두운 일면을 드러냈다.

영화사가 홍보를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인터넷에 풀어 자사 영화는 칭찬하고 타사 영화는 비방하는 글을 유포시킨다는 ‘괴담’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단지 개봉을 앞두고 갑자기 영화 전문 사이트의 평점이 올라간다거나 무조건 열광하거나 무조건 비난하는 글이 한꺼번에 폭주하는 등의 형태를 보고 짐작할 뿐이다.

“알바에게 당했다”는 홍보사 직원들은 많다. 영화사들끼리 IP 주소를 추적으로 적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알바를 써봤다”는 관계자는 없다. 한 마케터는 “알바에 대한 풍문은 과장된 면이 많다. 안티 마케팅으로 의심되는 경우 확인해보면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10대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단과 방법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결국 많이 팔고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며 승리다. 잘 만든 영화가 꼭 돈을 버는 것이 아닌 현실은 안타깝지만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문화 시장은 약간은 달라야 한다. 마케팅이 작품성이라는 본질을 훌쩍 넘어 관객을 많이 만나느냐, 적게 만나느냐를 결정하는 지배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암담하다.

결국 비대해진 마케팅과 교묘한 마케팅 전술은 작은 영화의 설자리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관객은 무의식중에 ‘세뇌’당하며, 자본의 논리가 문화의 논리를 잠식하는 것이다. 언론의 독자성이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숙제다.

문화평론가 이용포 씨는 “제한된 틀에서 심의를 거쳐 내보내는 약, 술, 담배 광고처럼 영화 광고도 공공기관의 제재가 필요한 것 아니냐. 하다못해 냉장고나 그릇도 과장광고가 금지돼 있다”며 과잉 영화 마케팅 세태를 비난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