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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네마 돋보기] 약자에 대한 집단 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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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아일랜드의 시골마을. 네 명의 여성이 교회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잔혹한 막달레나 수녀원으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그들은 자신의 죄를 참회할 것을 강요당한다. 하지만 그들의 죄라는 것은 미혼모거나 너무 예쁘거나 못생겼다는 것, 너무 똑똑하거나 멍청하다는 것, 순결을 잃어버린 강간의 희생자라는 어불성설의 것들이다.

수녀원은 그녀들에게 죄 값을 치러야 한다는 이유로 비인간적이며 부당한 노동과 참회를 요구한다. 소녀들은 재치를 발휘해 위협으로부터 잠시 벗어나지만 노예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분노와 절망 속에서 그들은 마침내 탈출을 꿈꾼다.
저들이 지은 죄는 무엇인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여성판이라 불릴만한 ‘막달레나 시스터즈’는 1960년대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막달레나 수녀원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됐던 억압과 착취에 대해 감독은 저들이 지은 죄는 무엇인가, 그것을 판단하고 단죄할 수 있는 이는 누구인가라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피터 뮬란 감독은 연기력과 연출력을 동시에 갖춘 실력파. 대니 보일 감독의 ‘트레인스포팅’ ‘쉘로우 그레이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 조’를 통해 1998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피터 뮬란은 현대 유럽을 대표하는 좌파감독 켄 로치 영화의 배우답게 상당히 선동적인 연출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고발영화가 빠지기 쉬운 함정인 자극적인 영상과 감상적인 설정은 피했다. 다큐적인 시선으로 문제의 본질에 보다 정직하고 날카롭게 다가가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대상은 가톨릭 아닌 폭력 자체

‘막달레나 시스터즈’는 바티칸의 심기를 건드렸고 가톨릭 교단은 적의에 찬 반응을 보였다. 교회와 남성으로 상징되는 집단이 약자를 억압해온 광기의 역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교단의 폐쇄적 태도는 여전히 부당한 권위와 약자에 대한 야만적 지배욕이 인류에게 존재하고 있음을 역으로 일깨워준다.

피터 뮬란 감독은 가톨릭 교단의 비난에 대해 “가톨릭 교회가 아일랜드에서 어떻게 젊은 여성들을 억압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여성의 자유와 성 교육 노동의 신성함을 억압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 모든 신앙을 비난하는 영화”라고 항변했다.

200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예술영화전용관 씨어터2.0의 개관 1주년 기념작으로 씨어터2.0에서 5월27일까지 단관 상영된다.










New Movie

타락한 시대 타락한 개인·하류인생
감독 : 임권택 / 주연 : 조승우, 김민선


이승만 자유당 정권 말기. 거리는 온통 시위대 행렬로 뒤덮이지만, 껄렁한 교복차림의 태웅(조승우)은 혼란스러운 상황에는 무관심하다. 단지, 홍익고교 짱에게 얻어터진 친구의 앙갚음을 위해 당장 그 놈을 찾아내야겠다는 생각뿐. 결국 짱을 흠씬 두들겨 패주는 데는 성공하지만 그 광경을 보고 분노한 승문에게 칼을 맞는 사고를 당한다. 칼이 꽂힌 몸으로 피를 흘리며 승문의 집으로 찾아간 태웅. 승문에게 직접 칼을 뽑으라 으름장을 놓고, 승문의 누나 혜옥(김민선)은 이런 저돌적인 태웅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금지된 사랑이 일으킨 전쟁·트로이
감독 : 볼프강 페터슨 / 주연 : 브래드 피트, 에릭 바나, 올란도 블룸


고대 그리스 시대, 가장 잔인하고 불운한 사랑에 빠지고 만 비련의 두 주인공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올란도 블룸)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다이앤 크루거). 사랑에 눈 먼 두 남녀는 트로이로 도주하고, 파리스에게 아내를 빼앗긴 메넬라오스(브렌든 글리슨)왕은 자신의 형인 아가멤논(브라이언 콕스)과 함께 모든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규합해 트로이로부터 헬레네를 되찾기 위한 전쟁을 일으킨다. 트로이 정복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불세출의 전쟁 영웅 아킬레스(브래드 피트) 뿐.


뱃속 태아를 기다리는 귀신·디 아이2
감독 : 옥사이드 팡, 대니 팡 / 주연 : 서기, 제대폰 폴디, 원려기


기혼남을 사랑한 조이(서기).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절망감에 충동적으로 수면제를 털어 넣지만 죽음은 그녀를 비껴간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아기를 가진 조이는 산부인과를 찾는다. 뱃속 아기와의 첫 대면. 산부인과의 초음파 기기가 반사하는 영상이 심상치 않다. 조이는 태아의 움직임을 바라보다 정신을 잃고 만다. 임신 18주. 지하철 플랫폼에서 조이는 음산하고도 불안정한 시선을 느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녀'는 조이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는 듯 하다가 진입하는 전동차를 향해 몸을 날린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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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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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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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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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