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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기센 여자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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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에 기센 여자 열풍이다. MBC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 SBS ‘스타일’의 박 기자 등 기존 대중문화 캐릭터와는 다른 성격의 인물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강한 여성 캐릭터 열풍은 우리 사회의 여성관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강한 여자 VS 강한 여자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여주인공을 내세운 작품들이 대거 몰려와 사랑을 얻고 있다. 기센 여자 신드롬을 이끄는 대표 주자는 TV드라마 ‘선덕여왕’이다. 선덕여왕 역인 이요원과 그녀를 압도하며 나라를 휘두르는 진정한 팜므파달 미실 역의 고현정은 ‘선덕여왕’을 40%대의 시청률대로 올려놓으며 대한민국에 ‘강한 여성’ 신드롬을 일으킨 주역이다. 미모와 엄청난 색공술로 역대 왕들과 화랑을 휘어잡으며 뛰어난 정치 감각과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미실과 빼앗긴 자신의 왕위를 되찾고자 천신만고의 노력을 펼치는 선하고 지혜로운 덕만의 대결이 ‘강한 여자 VS 강한 여자’의 새로운 구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실 캐릭터는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기존 드라마에 단순한 악역으로 등장할법한 미실 캐릭터는 여성관의 변화와 함께 매력 있는 카리스마로 대중에게 인식됐다. 드라마 또한 기존과는 다르게 능력 있고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며 캐릭터를 살리고 있다. 고현정의 연기 또한 대중을 흡인시키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캐릭터의 인기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여배우들이 각광받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미국 또한 드라마 ‘섹스 엔 더시티’에서 이 나이대의 여성 캐릭터들의 매력을 강조해 새로운 대중문화의 흐름을 만들어낸 바 있다.
고현정과 더불어 김혜수가 바로 중후하고 프로패셔널한 매력을 지닌 여성 캐릭터의 시대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배우다. 잡지사 어시스턴트가 미모와 재능, 지략을 겸비한 여자선배 편집장에 맞서 기자가 되어가는 성장기를 그린 ‘스타일’은 ‘선덕여왕’과는 또 다른 현대의 강한 여성을 보여주고 있다. ‘엣지’있는 패션과 특종감각, 거침없는 독설과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극중 주인공을 얄미울 만큼 구박하는 ‘스타일’의 박기자는 현대판 미실이다. 기존의 여러 드라마에서 보아온 신데렐라와 캔디 캐릭터에 식상했던 시청자들은 착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미워할 수 없는 강한 여자들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있다.
스크린도 여전사와 왕비 카리스마
스크린에서도 역시 남자들을 능가하는 여전사와 왕비가 관객들을 강한 여성의 세계로 이끌 예정이다. 뱀파이어 vs. 늑대인간의 종족전쟁을 시리즈 물로 신예 로나 미트라 주연의 ‘언더월드-라이칸의 반란’, 조선의 마지막 국모, 명성황후 민자영의 가슴 아픈 로맨스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이달 개봉한다. 여기에 괴물 기계군단에 맞선 9개의 봉제인형들의 전쟁을 그린 팀버튼 제작의 SF 환타지 애니메이션 ‘9:나인’에서 도망치려고만 하는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종횡무진 하늘을 나르는 여전사 ‘7’까지 합세할 예정이어서 극장가에서도 강한 여자들의 활약이 펼쳐질 예정이다.
‘언더월드: 라이칸의 반란’은 뱀파이어 제왕의 딸 소냐(로나 미트라)와 뱀파이어의 노예로 길러진 라이칸족의 수장 루시안의 금지된 사랑으로 인해 벌어진 ‘뱀파이어 VS 늑대인간’의 전쟁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 새로이 합류한 여전사 소냐의 경우 현란한 장검술로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전쟁에 참여하는 여성을 보여준다.
한국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일본에 당당히 맞섰던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목숨을 위협하는 왜국의 자객들 앞에서 한치의 흔들림 없이 ‘나는 조선의 국모다’를 외쳤던 우리의 명성황후도 자신을 지켜주는 호위무사와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이었고, 그 사랑에도 당당했음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유령신부’ 팀버튼과 ‘원티드’ 티무르 베크맘베토브의 만남으로 제작 발표 당시부터 전세계의 화제가 된 ‘9’에도 9명의 원정대중 유일한 여성이자 가장 강한 여전사 ‘7’이 등장한다. 인류의 마지막 날, 과학자가 자신의 영혼과 인류의 미래를 담아 탄생시킨 유일한 생명체인 1부터 9까지의 봉제인형들. 그들을 말살하려는 괴물 기계군단과의 전쟁에서 ‘7’은 독립심이 강해 독자적인 활동을 펼친다. 하지만 동료들이 위험에 빠지는 순간 어디선가 날아와 전광석화와 같은 액션으로 다른 대원들을 구해준다. 또한 반목하는 동료들을 묵묵히 감싸 안고 신참인 ‘9’의 용기에 지지를 보내며 원정대를 같이 이끄는 진정으로 강한 여성의 면모를 보여준다.
20세기적 신화의 무너짐
강한 여자 캐릭터는 사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세계적 유행이다. ‘친절한 금자씨’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의 영화나 드라마가 이미 그 흐름을 반영해 인기를 얻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영화 ‘조폭마누라’의 흥행 성공은 대중들의 기호가 바뀐 터닝포인트를 말해준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아내의 유혹’ ‘내조의 여왕’ 등 복수심에 불타는 여성, 남편 성공에 목숨 거는 아내 등 꽤 강한 성격의 여성들을 선보였다.
20세기의 팜므파탈은 사실 자기 주장 강하고 똑똑하고 능력 있는 여자들이었다. 캔디를 구박하는 수많은 이라이자들은 커리어우먼이고 섹시하고 머리가 좋았다. 이제는 공평하게도 이라이자의 시대가 온 것이다. 무능력하고 감정적이고 의존적이지만 씩씩함과 착함 하나로 버텼던 캔디 보다 독하게 자신을 지키고 성장해나가는 이라이자들에게 대중들은 사랑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성의 고정관념 파괴는 대중문화 전반의 ‘20세기적 신화’의 무너짐과 관련이 있지만, 무엇보다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민감하게 반영된 결과다. 가부장제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가족보다 자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다. 자아에 눈뜬 개개인은 성의 사회적 역할보다는 내면의 기호에 더 충실하게 된 것. 독립 개체가 된 여성은 경제력과 생활력 등 강인함을 덕목으로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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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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