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6.8℃
  • 맑음강릉 10.6℃
  • 맑음서울 8.0℃
  • 맑음대전 9.6℃
  • 맑음대구 11.4℃
  • 맑음울산 12.2℃
  • 맑음광주 11.4℃
  • 맑음부산 13.8℃
  • 맑음고창 10.2℃
  • 맑음제주 12.3℃
  • 맑음강화 6.2℃
  • 맑음보은 7.7℃
  • 맑음금산 9.2℃
  • 맑음강진군 12.8℃
  • 맑음경주시 11.9℃
  • 맑음거제 9.9℃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직장인 ‘등치기’ 대국민 ‘뻥치기’

URL복사

“칼만 안 들었지 날 강도다.” “정부는 사기꾼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일 한국납세자연맹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 반대 촛불집회에는 15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지난 주 첫 집회 때 보다 참석자수가 1주일만에 2배 늘었다. 국민적 분노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에는 ‘국민연금 대정부소송 카페’ ‘안티 국민연금’ ‘국민연금반대운동본부’ 등 국민연금 정책에 저항하는 사이트가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 안티 사이트와 토론방은 물론, 국민연금관리공단 청와대 등 국가기관 사이트 게시판에도 비난 글이 쉴새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 방송사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연금 폐지를 지지하는 의견이 92%에 달했다. 정부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분노의 불길은 좀체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다.

“서민 등 쳐먹는 정부 물러가라”



국민연금관리공단 민원센터에도 가입자들의 항의가 몰려들고 있다. 납부금액을 낮춰달라는 수준이 아니라 탈퇴하게 해 달라, 지금까지 납부한 금액을 돌려달라는 등 요구 수위도 높다. 국민연금 폐지를 주장하는 내용의 스티커가 유포되고 있으며, 공단 간부들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수급권 제한 문제에 대해 헌법 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

분노의 불씨가 인터넷에서 시작 확산된 만큼, 폐지 운동은 온라인에서 더욱 거세다. 네이버 토론방에 ‘dachik’라는 아이디의 안티즌은 “국민연금은 탐관오리가 국민들 피 빨아먹던 삼정 중에서 가장 문란했던 환곡제와 같다”며, “하루속히 그 쓰레기 같은 연금제도 집어치우고 국민들 착취하지 마라… 무능하고 한심한 관료놈들과 더러운 정치인놈들 먹여 살리기 위해 돈 벌어 세금 갖다 바치는 것은 정말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divinuad’는 “국민연금은 정권 창출을 위한 노년층의 표 공략이라는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며 정치불신과 세대간의 갈등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사이트 민원게시판에는 박정민 씨는 “국민연금 안 내면 강제 차압 들어가니 국민들은 사체 써서 연금 내야 한다. 도대체 국민을 몇 번 죽이는가”라며 국민연금 폐지를 주장했다. 김수호 씨는 “가난한 사람들 등쳐먹는 정부가 과연 좋은 정부인가? 돈 받았으면 현명하게 국민들에게 돌려줄 생각을 해야지. 여기저기 투자해서 날려먹고… 배 두드리며 돈 쓰고 돈 다 쓰면 연금 올려 채워놓고”라며 정책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국민연금에 대한 비판 내용을 영화 '이것이 법이다' 포스터에 담았다. 영화 '투모로우'를 이용해 국민연금 제도의 허구성을 꼬집고 있다. 영화 '옹박' 포스터에 '국민연금의 실체 피박' 이라는 문구를 만들어 합성했다.

“당신의 상식은 잊으세요”








영화 '친구' 의 한 장면에 말풍선을 넣어 국민연금을 강제로 징수하는 정부를 비난했다.

국민연금을 풍자하는 패러디 작품들도 넘쳐나고 있다. LG 텔레콤의 광고를 패러디한 동영상에는 한 시민이 등장해 “저 솔직히 국민연금 왜 내는지 모르겠어요. 낸다고 해서 노후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또 내가 낸 연금이 어디에 쓰여지는 지도 모르고. 저 안내문 하나 받아본 적 없거든요.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국민의 선택권도 없고 국민에 대한 동의도 없이 도대체…”라고 토로하면 공단 직원을 짐작하게 하는 남자가 등장해 원본 CF의 배용준을 흉내내며 말한다. “당신의 상식을 잊으세요. 그리고 하라면 하세요.”

영화 ‘친구’를 합성한 사진에는 ‘서민탄압! 삥뜯기 프로젝트 국민연금 강제징수’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유오성 말풍선에는 “난 월급이 100만원이야. 생활비 때문에 결혼하기도 어려워… 날 봐서라도 연금폐지하자. 불쌍하지도 않아”라고 애원하면, 장동건 말풍선에는 “어디서 개기노 내를 물로보나? 요즘 다들 어렵다 아이가? 내라카믄 내믄 되잖아”라며 협박하는 내용이 쓰여 있다.

‘비트박스를 잘 하려면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북치기 박치기’로 화제를 모은 SK 텔레콤의 TTL 광고를 이용한 패러디도 눈길을 끈다. 래퍼 후니훈이 ‘국민연금을 잘 걷으려면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라고 말한다. 그 두 가지는 바로 ‘직장인 등치기, 대국민 뻥치기.’


“당장 오늘 먹고살기도 힘들다”








SK 텔레콤 TTL 광고를 국민연금에 대입시켜 패러디했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이처럼 극에 달한 데에는 어려운 서민경제와 무관하지 않다. ‘당장 오늘 먹고살기도 힘든데 내일을 기약하라니 어이가 없다’는 것이 국민연금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심정이다. 네이버 토론방에 ‘dachik’는 “불황이라 장사도 안 되는데 세금 독촉에 연금이다 보험이다 강제로 가입시켜 돈을 갈취해 가는 개 같은 나라에서 무슨 희망으로 살아갈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절망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도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는 국민연금 제도를 초기 정착시키기 위해 온갖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저부담 고급여’의 환상을 강조하며 국민연금이 민영보험보다 몇 배 더 유리한 투자수단이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기금고갈 우려가 제기됐고 정부는 납세금을 올리고 지급률을 내리는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해 불만을 키웠다. 국민들이 사기 당한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안티즌 ‘gogo2133’는 “연금 처음 시행할 당시 소득의 3% 내고 급여의 70%를 60세 되면 준다더니 지금은 어떤가. 더 이상 국민들 우롱하지 말고 폐지해라”고 주장했다.

장기간의 검토와 공청회 등을 통한 여론 수렴의 과정 없이 행정편의주의적으로 국민연금을 시행하고 이끌어온 당국의 잘못이 크다. 초기 정착시키겠다는 과욕으로 자금액수만 늘릴 계획만 세웠지 합리적인 토대를 만들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국민연금반대 운동본부 사이트 게시판에 한 안티즌은 국민연금 폐지를 주장하며 “설명도 핑계도 다 싫다”고 말했다. 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의 골을 얼마나 깊게 하는지 보여준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현대 문명을 관통하는 ‘유비쿼터스행복학’의 비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유비쿼터스행복학 비전을 공유하다’를 펴냈다. 교육자이자 다수의 인문·경영·자기계발서를 집필해 온 이정완 저자는 이번 책에서 현대 문명의 핵심 영역(경제, 사회, 정치, 기술, 교육)을 ‘행복’이라는 공통된 언어로 재해석하며,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문명 전체를 관통하는 행복의 구조적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는 인류가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거대한 편의를 확보했음에도 오히려 불안·소외·갈등이 심화된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성장 전략이 아니라 ‘행복을 중심에 둔 문명적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이를 위해 다섯 개의 주요 부문과 국제적 시각까지 폭넓게 다루며, 미래 사회가 어떤 ‘행복 문명’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 제1부 ‘경제와 행복’에서는 GDP 중심 지표가 삶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짚고, 포용적 성장·공감 자본주의·윤리적 혁신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제2부 ‘사회와 행복’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단절, 정신건강 문제 등 사회적 불안을 분석하며, 신뢰와 공감의 회복을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정치 영역을 다루는 제3부는 투명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