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2.5℃
  • 구름조금강릉 2.8℃
  • 구름조금서울 -2.2℃
  • 구름조금대전 1.1℃
  • 흐림대구 1.9℃
  • 흐림울산 3.3℃
  • 구름많음광주 2.2℃
  • 흐림부산 5.3℃
  • 흐림고창 1.2℃
  • 흐림제주 7.5℃
  • 구름조금강화 -2.2℃
  • 구름많음보은 0.1℃
  • 구름많음금산 0.3℃
  • 흐림강진군 2.8℃
  • 흐림경주시 2.3℃
  • 흐림거제 5.7℃
기상청 제공

문화

동서양 性유물 ‘핫, 뜨거’

URL복사





자위하는 남자를 형상화한 프랑스 조각







크리쉬나 금동상. 인도에서 가장 사랑받는 신 중 하나인 크리쉬나의 에로스적인 면이 강조됐다.
10대조차 누드 사진에 시큰둥할 만큼 한국에서 성은 더 이상 닫혀진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성은 여전히 닫혀진 것이다. 이런 모순은 어디에서 발생할까? 쾌락의 성은 널리 퍼졌지만, 성에 대한 문화적 탐구와 담화, 사회적 정립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청동에 성문화박물관이 생기면서 성의식의 변혁을 일으킨 이후, 대규모의 성문화 전시회가 열렸다. 7월6일까지 서울 63빌딩에서 개최되는 ‘2004 세계성문화전’이 그것.

인류 성의식 어떻게 변천해 왔나







프랑스 작품. '돼지와 수음하는 여인'
컬렉션 전문업체 ‘솔로몬’의 김민석 대표는 20여년간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성과 성문화 관련 수집품 1,000여점을 수집했다. 이번 전시는 이 수집품을 공개하는 자리. 2003 경주엑스포 부산에서 1회씩 전시됐으나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처음 전시된다. 유럽관 아프리카관 아메리카관 아시아관 청소년 대상의 성 체험관 그리고 성인전용관람 구역으로 나뉘며, 각 관마다 관련 회화 사진 조형물 영상물 도자기 등이 소개된다.

전세계 성문화에 대한 소개를 통해 인류 역사 속에서 성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천돼 왔는지, 각 지역별로 어떻게 다른 문화로 발전돼 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직접 기증한 진품 비너스상은 인류가 찬탄해온 여성미의 표준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도의 ‘시바링가’는 우리나라 맷돌과 비슷한 모양이다. 이것은 인도에 널리 퍼져 있는 남근 형태의 조형으로 BC 1세기~AD 3세기부터 만들어졌다. 시바링가는 힌두교의 창조신인 시바를 상징하는 남근형태의 링가와 여근을 뜻하는 요니가 결합된 상태로 표현되는데 이러한 결합은 생명탄생과 우주의 강력한 에너지와 창조를 상징한다.

탐닉에서 억압까지







우리민속에는 남성이나 여성의 성기와 모양새가 닮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상징물을 숭배하는 풍속이 있다. 남근장승은 남근숭배 민간신앙과 함께 성에 대한 해학적 정서를 읽을 수 있다.
아프리카 각지에는 임신한 젊은 여인의 몸체를 본떠 만든 가면을 만들어 착용하는 부족들이 있다. 나이지리아의 요루바 부족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성인식 행사시 남자가 여인의 얼굴을 한 가면과 함께 몸체가면(겔레데마스크)을 착용하고 출산의 고통을 표현하는 강렬한 춤을 춘다. 이 가면의 배를 만지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고대 그리스인드은 인간의 행복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육체적 쾌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의 문화 역시 즐거운 삶의 향유와 사랑의 기쁨에 대한 예찬으로 이루어졌다. 그리스의 도자기 조각상 벽화 등에 나타난 성의식을 보면 이성애에서 동성애, 양성애까지 다양한 형태의 성이 사회로부터 인정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이지리아 요루바부족의 겔레데 소부족에서 전해지는 겔레데마스크. 임신한 젊은 여인의 몸체를 본떠 만든 가면으로 성인식 행사에 사용되며, 가면의 배를 만지면 아이를 가질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반면 중세의 성은 억압적이었다. 11세기말~13세기말 서유럽의 그리스도교도들은 성지로 원정을 떠나기 전 아내의 정조를 걱정해 아내가 바람을 피우지 못하는 장치로 정조대를 고안했다. 정조대는 열쇠 장치가 달린 가리개 모양으로 열쇠는 가까운 친구나 친지에게 맡겼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경우도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위생이었다. 소변은 해결해도 대변의 경우 오물이 남을 수밖에 없어 오물 쌓인 정조대 때문에 성벽에서 몸을 던져 자살하는 귀부인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인간 본질 읽는 광범위한 인문학적 지표







카마수트라 성애 부조. 카마수트라는 애욕 의욕 자의식을 의미하는 카마와 경전이라는 뜻의 수트라가 합쳐진 용어. 인도에서 전래돼온 성의 교과서적 문헌이며 사랑의 체위 기교에서부터 결혼 창녀 강정식 또는 미약 음위 등에 대해서도 기술한 그야말로 성전이다. 카마수트라는 성생활을 수행의 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탄트라 요가의 기본이 됐다.

아프리카의 여성 할례 또한 여성을 억압하는 성적 제도다. 아프리카와 회교 사회에서 만연한 이 여성 할례는 여성에게서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제거해 평생 성적 쾌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 여성이 성욕을 품거나 외도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여성 할례의식은 아프리카와 중동의 28개국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수단에서는 전체 여성의 90%, 이집트는 80%, 소말리아는 89%, 에티오피아는 90%, 지부티는 98%, 나이지라아는 50% 이상의 여성에게 행해지고 있다.

중국의 전족은 성적 쾌락에 대한 인간의 집착이 얼마나 강하고 일반적인 것인가를 엿보게 한다. 북송시대 개발된 전족은 여자들의 도망 방지라는 목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성적인 쾌락에 더 큰 목적이 있었다. 전족의 꺾어진 발가락 사이나 발바닥 사이의 깊은 구멍 속에 건포도 등을 넣고 혀로 빼먹으며 성적흥분을 유발시키는 전희, 여성의 발을 가슴으로 강하게 껴안는 등 전족을 통한 규방비기가 상당히 발달했다. 인간의 발을 물리적 힘으로 자라지 못하게 만드는 전족은 상당한 고통이 따르는 만큼 비인간적으로 보이지만, 발의 변형에도 불구하고 성적 매력을 위해 하이힐을 신는 현대 여성과 본질적으로는 다를 바 없다.

인류는 문화적 철학적 가치를 가장 강렬한 욕구인 성을 통해 해석하고 표현해냈다. 성 관련 유물이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읽는 광범위한 인문학적 지표가 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솔로몬’의 김 대표는 수집품들을 모아 성문화 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대법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특별법 계획대로 추진”vs“위헌 법률 만들 이유 사라져”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예규를 제정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제정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대법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2025년 12월 18일 개최된 대법관 행정회의에서 ‘국가적 중요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할 예규의 주요 내용은 형법상 내란의 죄와 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에 대한 사건의 국가적 중요성, 신속 처리 필요성을 감안해 대상사건만을 전담해 집중적으로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행 형법 제87조(내란)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2.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