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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산가족상봉 2차 현장 둘째날 이모저모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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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이틀째인 30일 남북 가족은 개별상봉과 공동오찬, 야외상봉을 통해 전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만남의 기쁨을 이어갔다.
특히 금강산 호텔 객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개별 상봉에서 가족들은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하며 혈육을 정을 나눴다. 그러나 하루 뒤면 다시 기약없는 이별이 예고된 터라 짧은 만남에 못내 아쉬운 표정도 감추지 못했다.
"형은 만났지만 외삼촌은.."
형 윤치원(79) 씨를 만나기 위해 금강산을 찾은 윤동원(64) 씨는 형과 함께 사라진 줄 알았던 외삼촌 소식은 끝내 듣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윤동원 씨는 "형도 외삼촌 소식은 모른다며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외삼촌 최병국 씨는 한국전쟁 당시 윤치원 씨와 함께 동국대학교에 재학중이었으며 가족은 외삼촌이 형과 함께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었다.
윤동원 씨는 금융조합 공무원이었던 친삼촌이 전쟁 중 지리산 토벌대로 차출된 뒤 행방불명되는 등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슬픈 가족사를 간직하고 있다.
윤동원 씨는 "형을 만나 반갑기는 한데 만났다가 다시 헤어질 생각을 하니 마음이 더 안 좋다"며 "올 추석 때 가족들이 다들 모일텐데 형님 얘기를 해주면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볼수록 아버지 얼굴이 나온다"
권기순(70.여) 씨는 북측의 삼촌 권시중(77) 씨를 볼수록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다.
금강산 호텔 객실에서 개별상봉을 마친 권기순 씨는 "삼촌과 헤어질 때 기억이 어렴풋해서 첫날은 어색하기만 하더니 자꾸 볼수록 삼촌 얼굴에서 아버지와 할머니가 나온다"며 웃었다.
권시중 씨는 전쟁 발발 당시 학교에 다니다 17살의 나이로 학도병으로 끌려갔다가 가족과 연락이 끊겼었다.
아버지는 살아생전 삼촌에 대해 별 이야기를 않다가 가끔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오면 삼촌 얘기를 했었다고 한다. 반면 돌아가신 할머니는 아들의 생사를 알기 위해 점을 보러 다녔었다고 권시중 씨는 전했다.
권시중 씨와 학교 동창이기도 한 권기순 씨의 남편 심차현(74) 씨는 "어제는 삼촌이 학교 다닐 때의 기억을 잘 떠올리지 못했는데 오늘 개별상봉을 통해 옛 기억을 차근차근 더듬어 보다보니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시간 동안 이야기꽃을 피운 이들 가족은 기쁜 한편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
권기순 씨는 "이제 헤어질 시간이 24시간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밥이 잘 넘어갈지 모르겠다"며 점심식사 장소로 향했다.
한편, 권기순 씨는 삼촌에게 줄 선물로 비단으로 만든 한복 여러 벌과 설탕, 커피, 밀가루, 통조림 등을 준비해 전달했다.
어머니 6년 전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남쪽 동생 서은순(62), 서은례(55), 서은자(52)씨 등 세 자매는 개별상봉에서 북쪽 큰언니 서정순(76) 씨를 둘러싸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첫날 단체상봉에서 큰언니의 팔에 매달려 대성통곡했던 세 자매는 앞다퉈 큰언니의 손을 잡고 지난 시절을 이야기했다.
동생들과의 추억이 1950년대에 멈춰있던 북쪽 언니는 남쪽 동생들이 잘 지내는지 확인하듯 재차 물었고 세 자매는 "우리들은 잘살고 있다"며 "우리 걱정하지 말고 언니만 건강하라"고 말했다.
남쪽의 동생들이 6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소식을 전하자 북쪽 큰언니는 서럽게 울었다.
서은례 씨는 "동네 사람들로부터 언니가 6·25 때 인민군과 함께 북으로 올라갔으며 나중에 시신까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어서 살아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면서 "이쪽에서 먼저 찾을 생각을 하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라고 토로했다.
"얼굴도 기억 안 났지만, 딱 만나자마자..."
남측 딸 전향자 씨는 "잘 지내고 계신 걸 보니 마음이 편하다"며 북측 아버지 전기봉(85) 씨의 손을 꼭 쥐었다.
조국통일상을 받은 공화국 영웅이자,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를 지낸 북측 아버지가 전날 단체상봉에서 북측 기자들로부터 집중취재를 받는 등 상당한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마음이 놓인 듯했다.
남쪽 딸은 "3살 때 헤어져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딱 만나자마자 우리 가족인 걸 알았다"고 첫 만남의 느낌을 다시 북쪽 아버지에게 설명했다.
북쪽 아버지는 "2남3녀에 손주들까지 북쪽 가족이 모두 20명"이라고 소개한 뒤 "남쪽 손녀(장희영.15)와 손녀사위, 증손녀까지 만나니 기쁘고 좋다"며 딸의 어깨를 다독였다.
'동명이인' 등장으로 헛걸음... 쓸쓸히 귀환
추석 이산가족 2차 상봉 행사 첫날인 29일 금강산까지 왔다가 북측 형이 '동명이인(同名異人)'으로 나타나 가족 상봉이 무산됐던 남측 이종학(77), 이종수(74) 씨 형제는 30일 오전 10시께 동해선 육로를 통해 먼저 남측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동명이인'이었던 북측 리종성(77) 씨는 북측 상봉단과 함께 귀환해야 하는 까닭에 숙소에 홀로 머물렀다고 북측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리종성 씨가 상심이 매우 큰 듯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3대가 한 자리에
북측 상봉단 박춘식(85) 씨는 이날 개별상봉 등 행사에서 남측 아들 박삼학(67), 박이학(64) 씨, 손자 박인수(36) 씨와 만나 '3대(代) 회동'의 기쁨을 누렸다.
박이학 씨는 "아버지가 계속 울기만 하셨다"며 "전쟁 당시 나는 5살, 형은 8살이었기 때문에 아버지는 우리가 죽은 줄 알고 살아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삼학 씨는 "30년 동안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 알고 제사를 지내왔다"며 "이번 상봉에서 아버지 생신이 음력 9월 8일인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매년 형제가 모여 생신을 축하하겠다"고 다짐했다.
손자 박인수 씨는 "자라면서 내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지난 3일 적십자사에서 생존소식을 들은 이후 얼떨떨했다"며 "하지만 어제 할아버지가 손수 술 한잔을 권하자 실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이학 씨는 "3대 상봉을 했지만 벌써 (내일) 작별상봉이 걱정된다"며 "첫날은 만나 너무 기뻤지만 내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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