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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순박한 섬마을의 아름다운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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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미 돋보이는 무공해 코미디 ‘대단한 유혹’


캐나다 퀘벡의 외딴 섬 생 마리. 한때는 집집마다 사랑의 환호성이 넘쳐나는 행복한 곳이었지만, 어업 불황과 개발 소외로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지금은 120여명의 실업자들만 남은 황량한 폐허가 됐다. 마을의 유일한 희망은 공장을 유치하는 것. 하지만 공장 유치를 위해서는 5년간 상주하겠다는 의사의 계약서가 필요하다. 마을의 터주대감인 저맹(레이몽 부샤르)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의사를 불러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이 낙도에 자원하는 의사는 아무도 없다. 이때 기회가 온다. 젊은 의사 크리스토퍼(다비드 부탱)가 생 마리 출신 경찰에게 마약소지가 들통나 울며 겨자 먹기로 이 마을에 한 달간 체류하게 된 것. 섬주민들은 의사를 붙잡아두기 위한 집단 음모를 꾸민다.


소외된 섬마을의 아픔에서 웃음 끌어내

‘대단한 유혹’의 매력은 소박한 유머에 있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의 코미디의 세련됨도 없고, 홍콩 코디미의 수다, 충무로 조폭 코미디의 폭력 같은 것은 전혀 없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배경이 된 생 마리 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적하고 순박하며,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인간미가 물씬 나는 무공해 웃음이 ‘대단한 유혹’의 포인트다.

의사가 섬과 사랑에 빠지게 하기 위해 그가 다니는 길목에 매일 1달러를 놓아두고, 그가 낚시할 때면 낚싯줄에 대어를 달아주는 물밑작업까지 하는 마을 사람들의 가상한 노력은 미소를 머금게 하면서 동시에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그들의 집단 사기극은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실업의 비애감을 웃음과 적절히 배합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폴몬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폴몬티’에 비해서는 극적 요소가 떨어지는 편이고 유머나 비애감 양쪽 모두 강도가 약한 편이지만, 여백이 돋보이는 잔잔한 어법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대단한 유혹’은 개발로 인한 인간소외라는 주제에 힘을 더 실어 개발 반대편에 놓여있는 순수의 아름다움, 물질적 가치에서 밀려난 섬마을 사람들의 아픔에서 코미디를 끌어냈다.

도시에 일자리를 얻었다는 아내의 말에 고개 숙이는 저맹의 뒷모습, 평생동안 생 마리 섬을 떠난 적이 없기 때문에 버스를 어떻게 타야 할지도 모르는 노인 이봉(피에르 꼴랭)의 순박한 얼굴은 섬의 존재 이유를 관객에게 설득한다. 특히 자신이 기계로 대체될까 항상 전전긍긍해하는 은행원 헨리(브누아 브리에르)는 기계에 의한 인간 존재의 상실이라는 고전적 문제를 잘 드러낸다.


생존전쟁에 지친 도시인을 위로하는 영화

의사 크리스토퍼는 도시로 대표되는 인공적 삶과 생마리로 대표되는 자연의 삶을 상징적으로 대비시켜 준다. 크리스토퍼는 가짜 코 가짜 가슴을 만드는 성형외과 의사. 가짜 행복인 마약과 명예와 출세라는 도시적 가치에 의존해왔던 크리스토퍼가 순수한 인간미에 감화되며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은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마을 사람들이 한 사람의 의사를 속이기 위해 벌이는 기발하고 유쾌한 연극 사이사이 묻어나는 씁쓸함은 이 마을의 순박함이 사라져 가는 가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생존전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의 비애는 절대 순수를 간직한 아름다운 배경과 절묘하게 오버랩 된다.

‘대단한 유혹’의 드라마와 캐릭터는 경기침체로 실업자와 신용불량자가 넘쳐나는 이 땅에도 유효한 것들이다. 물론 이 영화는 코미디이며, 동화 같은 행복한 판타지로 수놓아져 있다. 그래서 결론은 행복하다. 하지만, 감동을 억지로 자아내는 과장된 판타지는 최대한 배제했다. 고단한 도시인이 외딴 섬을 방문해서 얻는 작은 위안 같은 영화라고 할까. ‘폴몬티’ ‘집으로…’ 같이 적당한 환상이 녹아있는 따뜻한 코미디, 눈물과 미소를 동시에 자아내게 하는 가슴 찡한 코미디를 선호하는 영화팬이라면 사랑에 빠질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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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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