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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총선 후 각당 권력투쟁 ‘총성 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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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부터 2박3일동안 진행된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왼쪽부터)김혁규당선자와
정동영 의장, 김근태 원내대표, 김원기 고문이 주제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17대 총선 이후 여야 각 당이 체제정비에 들어가면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내 계파간 노선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총선 전부터 잡탕 논란에
휩싸였던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152석의 과반수 확보로 거대여당을 구축했지만 당내 이념논쟁이 뜨거워지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또한 121석을
얻어 예상밖에 선전한 한나라당은 총선 후 박근혜 대표 세력과 견제 세력간의 당내 주도권을 놓고 격돌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박대표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세일 당선자가 당 해체와 신당 창당을 제안해 당 운영과 진로에 대한 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주도권 다툼



총선 전 노사모 핵심멤버였던 문성근, 명계남 씨가 ‘잡탕론’ ‘분당론’ 등을 거론하며 당의 인적구성을 전면 비판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
다양한 당내 세력분포로 정체성 혼란이 우려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총선이후 나타난 열린우리당의 세력구도는 크게 4개 그룹으로 이루고 있다. 정동영 의장을 중심으로 총선과정에서 영입된 전문가 그룹이 주축인
이른바 민생파와 대거 원내 진출로 영향력이 커진 노무현 대통령 측근 세력, 김근태 원내대표 등의 재야 세력과 유시민, 김원웅 의원 등
전 개혁당 세력 등이 각각 이념과 노선으로 구별돼 있다.



총선 직후 지도부가 한 목소리로 당내 통합과 화합을 내세운 상황과 지난 4월26일부터 2박3일 동안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17대 국회의원
당선자 152명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가진 것도 한지붕 4가족으로 갈라져 있는 당내 세력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워크숍이 끝난 후 김근태 원내대표는 “당내 통합과 정체성 확립이 핵심적인 목적”이 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각 세력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지 않고 있지만 이라크 파병과 같은 구체적인 정책이 현안으로 등장해 선택을
요구할 때는 입장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의원은 “이라크 문제가 거론된다면 민노당 입장에서부터 정부입장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개혁, 실용노선으로 일단 봉합’



한편, 당선자 워크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이념논쟁을 통해 계파간 이견이 뚜렷함을 확인했다.



워크숍에서 정동영 의장의 당권파는 ‘실용주의’를 내세운 중도보수 노선을 주장했다. 정의장은 “이 시대가 원하는 정당은 이념정당이 아니라
실용정당”이라며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우선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개혁당 출신의 김원웅 의원은 “정 의장의 탈이념-실용주의 노선은 우리당이 보수당임을 선언한 것”이라며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실용주의적 변용은 할 수 있지만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엄연히 존재하는 이념을 부정하는 것은 ‘철학의 빈곤’” 이라고 몰아 붙였다. 유시민
의원도 워크숍 폐회 선언이 있자 긴급 발언권을 신청, “왜 모든 것을 대충 덮고 가려고 하느냐. 우리끼리 1분이라도 속을 터놓고 말하자”며
당의 정체성이 실용주의로 정리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개혁당 출신 당선자들과 80년대 운동권 출신의 상당수는 다소 왼쪽에 기운
중도 개혁을 표방하고 나섰다. 송영길 의원은 당권파를 겨냥해 “적절히 분배되는 게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확고한 개혁’을 주문했고,
김원웅 의원은 “실용정당의 시대가 왔다는 주장은 가벼운 정의”라며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노선이 우리사회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아직도 유효한
시대” 라고 주장했다.



결국 워크숍 퇴소식에서 김근태 원내대표는 당 정체성 논란에 대해 “핵심은 개혁노선이고 이를 지키면서 실용적이고 실사구시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게 결론”이라고 말하고, 당선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형식으로 논란을 봉합했다.


한나라당, 친 박근혜 vs 3선 그룹










4월29일 열린 한나라당 당선자 연찬회에서 당 중진들이 향후 당 운영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한나라당은 4월29일부터 1박2일 동안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17대 국회의원 당선자 연찬회를 개최하고 17대 국회 당운영 및 정국
대응방안 등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총선 패배로 원내 1당에서 제2당으로 전락한 당의 이념과 노선에 대한 정체성 문제, 당 지도체제, 당 해산 및 새로운
정당 창당 등을 둘러싸고 지역간, 세대간, 정파간 격돌을 벌였다.



박근혜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참된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지킬 것은 지키고 버릴 것은 과감히 과감히 버려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정당으로 거듭나자”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과거 한나라당은 의원들의 자율성에 대해 경직된 면이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의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면서 “다른
당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른 점은 인정하고 비판하되, 비난하지 않아야 정치에 발전이 있다”고 밝혀 `소모적 정쟁중단’을 약속했다.



당 정체성과 관련, 박 대표와 당내 소장파 및 개혁성향의 당선자들은 `수구적 이미지’가 강한 당의 이념과 노선을 `개혁적 보수’로 바꾸고
이를 위해 국가보안법, 대북정책 등 기존 당론과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진 및 영남권 당선자들은 한나라당이 확고한 지지기반을 갖기 위해선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함으로써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원내 3당으로 약진한 민주노동당과 차별화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전재희 의원 등 3선급 당선자들을 주축으로 일부 당선자들은 당결속과 화합, 여권의 대야 정치공세에 대한
대응 등을 고려할 때 당 대표 중심의 단일성 지도체제를 집단지도제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세일 당선자, 당 해체 후 창당 제안



한편, 17대 총선에서 박근혜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세일 당선자는 `한나라당이 나아갈 길’이라는 강연에서 △한나라당의 법률적
해산(청산) 및 새로운 정당 창당 또는 △차기 전당대회에서의 당명, 당강령, 정강정책 등의 전면 수정을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박 당선자는 “과거 부정적 이미지와의 단호한 단절과 미래를 위한 과감한 선택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미래희망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청산위원회 구성, 창당준비위 구성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택수 의원 등 영남 출신 및 중진 의원들은 “지금껏 쌓아온 한나라당을 완전 청산하자는 것은 성급하다”며 “한나라당의 중요
자산도 많은 만큼 먼저 당의 체질개선을 이룬 뒤 단계적으로 개혁해 나가야 한다”고 반박해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당내 분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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