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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개발독재 시절의 경영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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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질주하듯 성공가도를 달린 이명박 서울시장의 앞날에 비상이 걸렸다. 청계천 복원과 시청앞 광장 조성 등의 성과를 단기간에 일궈내고 대권으로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취임 두돌을 맞아 야심차게 선보인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뜻하지 않게 발목을 잡았다. 여기다 시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혼란의 원인을 “시민들의 무관심 탓”으로 돌리고 ‘서울시 봉헌’ 발언 등이 터져나오면서 이 시장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분노하는 네티즌들은 이 시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이고, 정계마저 이 시장의 독단적 행보에 비난의 화살을 쏟아낸다.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으며 ‘CEO형 행정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이명박 서울시장은 정치적 생명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불도저식 리더쉽’

지난 7월1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취임 후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과 강북 뉴타운 개발, 시청 앞 광장 조성, 버스체제 개편 등 전방위적인 서울개발정책을 펴왔다. 청계천 복원공사와 강북 뉴타운 개발만 해도 대체적인 평가는 “역시 이명박”이었다. 하지만 시청앞 광장 조성과 버스체제 개편이 시민단체로부터 반발을 사면서 그의 ‘불도저식 리더쉽’은 ‘70년대 개발행정’ 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개발주의 시대 건설회사 경영자로서 형성된 독선적 리더쉽”이라고 질타했고, 강홍빈 서울시립대 교수는 “고삐풀린 개발주의자의 질주”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의 불도저식 리더쉽은 부적절한 인사로도 말썽이 생겼다. 최근 단행된 서울문화재단과 서울복지재단, 행정부시장 등의 인사가 대표적. 지난 5월 서울시의 공모에 지원도 하지 않았던 유인촌씨를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사회복지 전문가’와는 거리가 먼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의 경우, 숙명여대 ‘가정관리학과’ 박미석 교수를 임명해 논란을 빚었다. 박 교수는 또 최근 행정2부시장에 양윤재 청계천 복원추진본부장을 내정했다가 시민단체와 서울시 공무원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쳤다.


대기업 CEO형 행정이 독소

이런 일련의 그의 행보에 대해서 70년대 개발독재 시절의 경영마인드를 서울시 행정에 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대건설의 신화를 이뤄냈던 이명박 시장은 성장시대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았다. 70년대 개발시대의 상징적 기업인 현대건설에서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등 그의 이력은 ‘샐러리맨의 우상’으로 통했다. 때문에 이 시장의 행정 스타일 역시 ‘대기업 CEO의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장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건 ‘청계천 복원’을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취임 1주년에 밀어부쳤고, 시청앞 광장 조성사업 역시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하지만 과정보다는 결과, 조화보다는 효율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대기업 CEO의 고전적 지형을 보여주는 이 시장의 시정 스타일이 치명적인 독소로 되고 있다.

’민주화 이후 한국 이익정치 구조와 변화’라는 논문을 썼던 강정훈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원(33)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장은 박정희식 통치모델을 세련화해 사회갈등을 관리하고 있다”며 “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독특한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명박 시장은 모두 ‘CEO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며 ‘참여와 배제의 사고’가 확실하다”면서 “이 시장은 사실 ‘민주화의 탈을 쓴 박정희’”라고 일갈했다.

그의 불꽃같은 추진력 뒤에는 자기논리에 집착, 아집과 독선이 심하다는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현대건설 CEO로서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지만, 그 시절 임직원들의 불만은 상상외로 컸다는 후문이다. 동종업계는 물론 계열사 중에서 후생복지는 물론 처우가 가장 엉망이라는 직원들의 불평· 불만이 잦았고, 심지어 그의 가신들 중에서도 92년 정계입문을 위해 현대건설을 그만 두면서 행했던 행동을 곱씹는다는 것이다.


무리한 대권야망이 빚어낸 결과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복원공사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서울시청 홈페이지에 있는 이명박 시장의 ‘걸어온 길’을 보면 스스로 평가하는 자신의 성격을 “치밀한 편”이라고 적어 놓았다. 이렇게 “치밀한” 이 시장의 밀어붙이기 행정은 아마도 대권에 대한 야망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시장의 대권 도전은 그가 3기 민선시장으로 당선되면서부터 이미 시작됐고 물밑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해 왔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경기지사와 함께 이 시장은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시장은 아직 대선출마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적은 없으나, 공공연하게 대권의지를 드러냈다. 이 시장은 지난 5월12일 서울시 통장 초청 시정설명회에서 국가경영관에 대해 수차례 언급해 대권도전을 위한 직접적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을 엿보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가를 경영하려면 원칙을 지켜야 하고 법과 규칙을 지키는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 경영의 기본”이라며 국가경영관을 강조했다. “국가는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하고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국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결국 “국가는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맡아야 하고 경제를 살려 일자리를 만들어 사회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8월5일 “우먼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능력이 검증된 자치단체장이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추세”라며 ‘단체장출신 대통령론’을 피력했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정치만 하고 (행정)경륜이 없는 사람들로 인해 많은 부작용을 겪었다”고 강조해 자신의 대권의지를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차기 대권여부에 대해서는 “정치는 급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시스템으로 다음 대권에 필요한 인물상을 말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면서도”시장은 단임으로 끝낼것”이라고 못박아 대권도전 의지를 시사했다. 정치생명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다음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홍경희 기자 metell@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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