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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무서운자가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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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이 유독 많이 쏟아졌던 올여름 충무로에 ‘령’ ‘페이스’의 대결이 끝나고, 이번엔 ‘분신사바’ ‘인형사’ ‘알포인트’ 등이 한여름을 달구며 제 2라운드 호러전쟁을 펼친다. 공포영화는 B급 장르로 인식돼 왔지만 사실 감독의 감각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난해한 장르. 호러문법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즐기든, 관습을 뛰어넘든 어느 쪽이든 제대로 만들기는 어렵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분신사바’와 ‘인형사’는 모두 장르의 기본공식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결과는 서로 다르다.

일본적이거나 미국적이거나

공포영화의 특성상 당연한 것이겠지만 올해 한국 공포물은 소재에 승부를 거는 듯한 경향이 강하다. 나란히 ‘슬픈 공포’를 내세운 ‘분신사바’와 ‘인형사’도 소재가 우선 눈길을 끈다. 공포 마니아층 사이에 널리 알려진 소설 ‘모녀귀’를 원작으로 한 ‘분신사바’는 영화 제작 전에 시나리오만으로 일본에 수출될 만큼 기본 설정부터 흥미를 끌었다. ‘인형사’ 또한 인형의 원혼이라는 한국에서는 다소 신선한 소재를 선택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두 편 모두 낯설기 보다는 익숙함에 가깝다.

‘분신사바’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서울에서 전학 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던 유진(이세은)은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저주를 내리기 위해 영혼을 부르는 죽음의 주문 ‘분신사바’를 외운다. 주문은 현실이 되고 새로 부임해온 미술교사 은주(김규리)와 유진은 김인숙(이유리)의 혼령에 의해 괴롭힘을 당한다. ‘왕따’와 ‘초능력’은 헐리우드의 전설적 호러영화 ‘캐리’에서 이미 강렬하게 등장했고, 안병기 감독 자신의 데뷔작 ‘가위’에도 사용된바 있다. 그리고 ‘가위’가 ‘링’을 연상시켰듯이 ‘분신사바’ 또한 내용과 이미지 모두 ‘링’과 맞닿아 있다. 차용과 변주가 장기인 안병기 영화답게 어딘가 모르게 들은 듯한, 어딘가 모르게 진부한 장면들이 전반에 깔려있다.

‘인형사’는 인형모델로 초대받은 다섯 명의 사람들이 외딴 숲속 작은 미술관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고딕풍의 폐쇄적인 건물에 다양한 캐릭터의 인간 군상을 상상하면 무척 낯익은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이 영화는 헐리우드의 전형적인 공포 장르인 ‘하우스 호러’의 형식을 취한다. 여기에 동양적 공포를 합성했는데, 이 대목이 전통 일본괴담을 떠올리게 한다. 괴이한 분위기의 인형들이 가득한 미술관에서 등장인물들은 하나 둘 죽어 간다. 죽음의 아이템은 인형에게 영혼이 깃든다는, 상당히 일본적인 전설이다.
지부함의 늪에 빠진 ‘분신사바’ 전형적 문법 적절히 이용한 ‘인형사’

두 편의 영화는 모두 장르의 기본틀에 안주한다. 하지만 ‘인형사’가 호러의 전형성을 이용해 공포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면, ‘분신사바’는 식상하고 어설픈 복제품에 머문다. ‘분신사바’의 스토리는 상투적이지만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스토리만 잘 전달했어도 본전은 건졌을 것이다. 하지만 안병기는 이야기보다 이미지에 의한 충격에 의존하는 감독이다. 자극을 노리는 진부한 이미지와 산만한 구성 속에서 시나리오의 ‘아이디어’들은 귀신처럼 허우적거린다.

이에 반해 ‘인형사’는 신인 정용기 감독의 재능이 빛을 발한다. 억지스러운 설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억지를 설득하려는 감독의 정성은 곳곳에서 배어난다. 대사와 캐릭터에 최대한 일상성을 부여하려한 점은 대표적인 노력의 흔적. 이 때문에 비현실적이고 상투적인 영화적 장치가 전체를 방해할 만큼 거슬리지는 않는다.

장르에 안주한 공포영화가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인형사’는 구색은 일단 갖추고 있는 편이다. 이를테면 관객이 ‘악, 안돼. 거기에 손을 넣지마’라고 외칠 만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장면도 있고, 눈을 감게 만드는 잔혹한 시각적 이미지도 있으며, ‘여고괴담’의 ‘점프컷’처럼 이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라 불릴만한 인상적 장면도 있다.

특히 시각적 즐거움은 ‘인형사’의 내세울만한 장점이다. 다양한 구체관절인형과 고딕풍의 미술, 그리고 특수효과(어설퍼서 오히려 공포를 반감시킨 효과도 있지만)를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날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분신사바’ 또한 전편을 디지털 작업을 통해 완성시켰을 만큼 시각 효과에 신경을 쓴 영화다. 불타는 머리, 입에서 벌레를 쏟아내는 귀신 등 자극적인 장면이 이어진다. 하지만 결정적 이미지는 없다. 독창적이지도 않은데다 스토리와의 연결이 부족한 탓이다.

‘인형사’는 임은경의 인형 연기가 조금 더 정교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적역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괜찮다. 김유미를 비롯 등장인물 대부분이 무난한 연기를 보여준다. ‘분신사바’의 캐릭터들은 안타깝게도 ‘눈 치켜뜨는’ 연기가 전부다. ‘여고괴담’에서 학생 역할로 호러퀸으로 떠올랐던 김규리는 선생님으로 등장, 제2의 전성기를 노렸지만 아쉽게도 연기는 성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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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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