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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고속철 속도엔 ‘만족’, 그 외엔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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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이용객들은 '역방향 좌석'에 대한 불만을 가장 많이 제기한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지출과 시간소요로 인한 부담 때문에 시정 노력이 현실화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중 승차율 반도 못미쳐… 철도청 누적적자 될라 속타

본격적인 주5일 근무제의 개막과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고속철도의 활약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지난 4월1일 개통식을 치른뒤 100일이 지난 지금, 700여만명이 넘는 승객이 이용했다. KTX는 초반 수많은 잡음 속에서도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최근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에 안도했다. 그러나 아직도 잦은 고장과 지연운행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개통초 제기됐던 역방향 좌석 등의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승객들의 불만이 꼬리를 물고 있다.


‘뚜껑 열어보니 별 것 없네’

‘육상교통의 혁명’으로 불리우며 큰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던 KTX. 일단 비행기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빨리 갈 수 있어 전국이 하루 두시간대에 진입한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역간 균형발전으로 서울간 통근족이 대거 등장하고 고속철 역세권 주변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부푼 기대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것이 없었다’였다.

고속철 승객‘허성우’씨는 “엄청 발전한 기차지만 아쉽게도 빨리 개통을 시키느라 그랬는지 몰라도 좀더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것 같은 면들이 많이 보였다”면서 “왜 처음부터 정방향을 설치하지 역방향으로 좌석을 배치했냐, 홍보와 달리 무선인터넷 설치가 안되고 식탕칸이 모자란다. 좌석의 간격이 좁다”고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신명렬’ 씨는 “무궁화보다 못한 고속철”이라고 맹비난하면서 “빠르다는 것 외에 좋은 걸 모르겠다. 세계 5번째 개통인만큼 모든게 최고여야 할 것 아니냐”고 따졌다.

KTX는 개통이후 잦은 고장과 지연운행, 소음, 역방향 좌석 등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고장과 지연운행은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이고, 이제는 안정화 단계에 있어 별 무리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운행중 고장과 사망사고가 잇따라 ‘고속철은 사고철’이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개통 100일을 자축한 다음날 사망사고 까지 냈다. 10일 충남 천안역 부근에서 철로 보수작업을 하기 위해 현장으로 가던 작업인부 한 명을 치인 것. 사고를 낸 열차는 부산발 서울행 열차가 운행 중 고장이 나면서 대전역에서 교체 투입된 임시열차로 이날 이 열차는 고장과 사고 등으로 1시간 지연 운행돼 승객 700여명이 환불을 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무리한 돈벌이 욕심’에 역방향 좌석 배치








그러나 승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역시‘역방향 좌석’이다. 고속철의 평균 탑승률은 61% 정도. 이는 객차의 반 정도는 빈 좌석으로 운행된다는 셈이 된다. 역방향 좌석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이 높지만, 5%의 할인 요금 적용과 평균 탑승률이 저조해 실상 역방향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은 많지 않다는 것으로 책임을 다한 것처럼 말한다. 철도청은 역방향 좌석이 포항공대의 연구로 인체에 맞는 좌석을 설계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역방향 좌석을 만든 이유에 대해 철도청은 “외국에서는 역방향 좌석이 별 무리없이 운행되고 있다. 포항공대의 연구결과 역방향 좌석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승객들이 느끼는 불편도 사람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역방향 좌석을 설계한 보다 근본적인 목적은 ‘무리한 돈벌이 욕심’에 있다. 역방향 좌석을 배치하면 수송인원을 많이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여년전 설계당시와 현재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다른 교통수단의 발달과 승객들의 눈이 높아진 것이다.

승객불만이 쌓이면서 철도청은 차량을 개조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차량개조를 거쳐 운행에 투입되기까지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오는 2006년 이후 신규도입 열차에는 회전식 좌석을 채택하고 기존 열차에 대해서는 전문가 연구를 거쳐 좌석 개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엄청난 비용지출과 시간소요 등으로 철도청 내부적으로도 ‘하지 말자’는 의견이 많아 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울며 겨자먹기식’ 이용








피서철을 맞아 고속철을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역사 안을 채우고 있다. 승차권을 끊기 위해 줄을 서 있던 한 승객은 '몇번 타보니까 실망이 이만 저만 아니었지만 그래도 장거리 여행땐 빨리 갈 수 있어 KTX를 이용하게 된다'고 말한다.

정시 운행율도 평균 98.5%를 넘어섰다고 하지만 이에 대해 의문을 갖는 승객들이 적지 않다. 하루 운행되는 KTX는 128회(경부 94회, 호남 34회). KTX는 예정시각 10분 이내에 도착한 것을 정시로 보고 있다.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를 포함한 전체 철도 수송인원은 작년 동기 대비 22.4% 증가했다. 이는 KTX 개통으로 항공, 고속버스, 승용차 등 타 교통수단에서 옮겨온 것으로 철도청은 보고 있다. 그러나 하루 평균 이용승객도 7만2,000여명으로 당초 예상치 15만명을 크게 밑돌고 있어 적자 누적이 우려된다. 특히 주중 승차율은 경부선 62.6%, 호남선 38.3%로 평균 50.4%에 불과해 좌석의 절반이 텅 빈채 운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 예상수익도 45억원에서 21억원으로 떨어져 100일간 2,400억원의 적자를 본 셈이다. 이10조4,000억원에 달하는 부채상환에 차질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철도청은 고속철 2단계 공사가 끝날때까지 부채상환을 유예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승객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고속철을 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어쨌든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빠르면서 요금은 저렴하다는데는 이의가 없기 때문이다. 또 KTX 운행이후 배차간격이 늘고 정차역이 많아진 기존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타기 힘든 것도 이유가 된다.

개통전 기자가 서울-대전간 시승을 통해 만난 한 철도청 직원의 말이 생각난다. KTX 차량을 수리하는 일을 한다는 그는 당시 “위에서들 밀어붙이기식으로 하니까 그렇지 내부적으로도 잡음이 많다”면서 “내부적인 문제니까 밖에 나가서 얘기할 수도 없고 쉬쉬하는 분위기다. 어쨌든 국가적으로 큰 일이다 보니 웬만하면 좋게 넘어가자는 거지만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털어놨었다.

홍경희 기자 metell@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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