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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의 자존심 무너뜨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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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방관하던 정부, 뒤늦게 구체적 대안없는 ‘소극적’ 대응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및 한국사 삭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시정요구를 거부하는 오만을 저질렀다. 여론은 들끓었고 ‘우리역사 지키기’에 한마음이 돼 강도높은 항의로 맞서고 있다.

한.중 수교 13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조용한 외교’를 고수하던 정부도 중국의 강경한 태도에 이번만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문제를 학술적인 문제로 간과, 손을 놓고 있다가,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치자 뒤늦게 대응마련에 나섰다.

이번 사태의 정부의 입장은 한마디로 ‘강력 대응하되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고구려사 왜곡 실무대책협의회를 통해 중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고구려사 연구 및 홍보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장기적 대응에 들어갔다.

외교차원에서의 원상회복과 재발 방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단기적 전략과 함께 고구려 연구를 강화하고 고구려사 대책회의 주재자를 외교부 차관으로 격상시키며 대통령도 한 중 일 역사를 포괄적으로 연구하는 지시를 내렸다. 또 모처럼 여야 정치인들도 ‘국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항의와 반발 외 구체적 카드 제시 못해

그러나 강력한 항의와 반발 외에 이를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수단은 가시화되지 못했다. 때문에 사실상 중국이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고구려사를 한민족의 역사라고 인정하길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 당장 9월말 이전에 열릴 제4차 북핵 6자회담이나 탈북자 문제 등 중국의 협조를 받아야 할 현안도 적지 않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주중대사 소환설에 대해서도 정부는 북핵문제 등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양국간 외교적 갈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며 “현실성 없다”는 시각이다. 중국에 대한 투자축소 방안도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이나 탈북자 문제, 교역 등 얽혀 있는 변수들이 많다.

결국 국제학술대회 등을 통해 중국의 역사왜곡을 알려 중국에 국제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현재로선 유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외교갈등을 막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저자세’로 장기전에 돌입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밝힌 대응방안도 △남북 학술교류 협력을 통한 공동대응 △한-중 학술·문화 교류 분야에서의 대응 △고구려사 관련 국제학술대회 개최 △한국 고대사 관련 해외 유명 사이트의 왜곡 현황 파악 및 시정대책 등 학술문제 해결에 집중돼 있다. 중국과의 외교에서 힘이 달리다 보니 국제사회로부터 도움을 받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간도협약’으로 맞대응 하자!

그러나 네티즌의 70% 이상이 ‘정부가 외교적 마찰을 감수하더라도 즉각적이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통일부 등 정부 홈페이지엔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하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연일 빗발치고 있다.

‘김철규’ 씨는 “중국이 정치적, 국가적으로 대처함을 온나라가 다 아는데 우리 정부는 중국이 학술적으로 대처하라고 하니까 바로 꼬리를 엎드리는 것이냐”면서 “고구려사는 단순한 영토분쟁이 아니라 우리의 마지막 남은 한국인의 자존심”이라고 성토했다. ‘이명동’ 씨는 “진정 국민이 원하는 건 민족의 자존심을 건드릴 때 그들에게 대처함에 있어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발생이 예상되더라도 강력히 대처해 나가는 것”이라면서 외교부의 강력한 대처를 촉구했다.

개중에는 고구려사 왜곡 문제를 ‘간도협약‘으로 맞대응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네티즌 ‘답답해’는 “완벽하게 왜곡할때까지 기다렸다 대응할 것이냐. 왜 당당하고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대처하느냐”며 “이 기회에 간도협약을 무효화하라”고 제안했다. 고1이라고 밝힌 ‘신승철’ 군도 “이 기회에 고구려사를 제대로 잡아서 간도를 뺏아 오는 건 어떨까요?”라면서 “이에는 이라고 우리나라도 국제여론을 조성해서 하는 건 어떻겠냐”고 말했다. 간도협약 문제는 정부에서도 중국이 계속해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강력한 대응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탓’ 책임론

이번 사태는 이미 ‘예고된 일로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1996년 중국 사회과학원이 핵심 연구과제로 동북공정을 지적한 뒤, 수차례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민간학술차원의 문제”라며 정부차원의 직접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 지난 2월 한·중 양국이 ‘고구려사 편입논란은 정부차원이 아닌 학술차원’에서 접근하기로 합의한 내용만 믿고 있었던 것이다. 외교부도 그동안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문제를 문화외교국 소관사항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중국 정부는 지난달 5일 관영 신화통신 등을 통해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보도를 본격화하며 개입의사를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같은 달 9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의 한국 소개 부분에서 고구려사를 삭제했다.

여론이 불거지면서 정부는 그제야 담당부서를 외교부 문화외교국에서 아시아태평양국으로 옮겼고, 7월16일 ‘고구려사 관련 실무대책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치권이 공동전선을 구축, 반격에 나섰으나 ‘뒷북’ 대응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서 고구려사를 삭제하는 등 왜곡을 본격화한 지난 7월 이후 거의 대응하지 않다가 최근에야 여론의 눈을 의식해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정부의 ‘조용한 외교’ 방침에 따라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문제의 심각성을 여당보다 먼저 알고 발빠른 대응을 주문했으나, 이도 여당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는 등 대응책을 마련한다기보다 대응을 촉구하는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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