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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보도방’ 이 활성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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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걸려도 벌금내는 게 이익


유영철 사건 이후, 유흥업소에 접대부를 공급하는 속칭 ‘보도방’의 실태에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암암리에 사회속 음지에서 음침하게 운영돼 왔던 보도방은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하지만 소위 ‘밑천 안들고 큰 돈 만질 수 있는’ 몇 안되는 업종인지라 경찰의 단속을 피해 편법영업을 자행하고 있다.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보도방’으로 기동화하고 있고, 일부는 오피스텔과 단독주택 등을 임대해 주택가로 침투하는 등 음성화하고 있다.

보도방은 성매춘의 또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범죄의 사각지대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IMF 이후 유흥가 최악의 불황…      ‘저가경쟁’
접대부를 고용해 놓고 유흥업소에 공급하는 ‘보도방’은 90년대 중반부터 전국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보도방은 업주와 유흥업소, 여성접대부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다. 단란주점, 룸살롱 등 여성접대부를 고용해야 하는 유흥업소 사정상 비싼 몸값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손님수는 일정치가 않은데, 다수의 여성접대부를 확보하고 있는 보도방은 최고의 거래처가 된다. 보도방 업주는 전화 한 대와 접대부 모집만 하면 투자금없이도 소개비를 챙길 수 있다. 접대부 또한, 한 번 묶이면 제약이 많은 유흥업소와 달리 필요할때면 언제든 나가 돈을 벌 수 있어 선호한다.

유흥가는 IMF 이후 지금까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경기불황에도 끄덕없던 고급 룸살롱도 최근엔 매출이 줄면서 대중 룸살롱으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 일반 단란·가요주점 들도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가격파괴’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노래방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손님 끌어들이기에 열을 올리는 곳도 생겨났다. 노래방에서도 불법으로 도우미를 고용해 영업을 하고 있는 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상에 직접적 요인이 되는 보도방 영업은 불황에도 오히려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직장인 양모씨(32세)는 “얼마전부터 유흥주점에도 저가바람이 불어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호프집에 가는 가격으로 술도 마시고 돈 조금 더 주고 여자도 부를 수 있고 노래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전엔 큰 맘 먹고 유흥업소에 찾아 상대여성이 보도방 여성이라고 하면 웬지 ‘뜨네기’ ‘1회용’이라는 생각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싫어했지만, 요샌 가격이 워낙 저렴하고 보도방 문화도 워낙 일반화 돼 있어서 상관하지 않는다. 오히려 편한 점도 있어 즐기기엔 더 좋은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낮엔 ‘평범녀’ 밤엔 ‘요부’
유영철 사건의 여파로 보도방 도우미 문제가 확산되자, 경찰은 7월21일 불법 보도방 집중 단속계획을 발표했다. 9일 현재 경찰청에 따르면 보도방 일제단속을 벌인 결과 264개의 보도방 업소에서 1,738명의 종사여성이 적발됐다. 보도방 종사여성을 연령대로 보면 20대가 55%로 가장 많았고, 30대도 35%의 다수를 차지했다. 10대 여성도 6%나 됐고, 40대도 4%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직업별로는 대다수가 무직이었으나, 이중에는 주부와 회사원, 학생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들이 보도방 도우미로 종사하는 이유는 생계비 마련과 카드빚 등 경제적인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평균 월수입은 100만~200만원 정도였지만 400~500만원의 고수익자도 있었다. 

보도방은 업주나 접대부 모두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더 충격을 준다. 얼마전에는 고교 2년생이 보도방을 차려놓고 운영한 것이 적발된 적도 있었다. 보도방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상주하며 생활하는 여성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학원강사, 간호사, 회사원 등 직장여성은 물론 대학생과 가정주부 등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이다.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 일하고 쉴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낮엔 ‘청순녀’, 밤엔 ‘요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보도방은 생활정보지나 인터넷을 통해 광고를 내고 접대부를 모집해 놓고 유흥업소에 소개시켜주고 팁에서 1만~4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그야말로 앉아서 돈버는 셈이다. 업주들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곱지 않은 시각에 대해 “보도방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 윤락여성들의 든든한 ‘매니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수익이 벌금보다 많아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법 보도방 운영 근절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 ‘이만한’ 장사도 없기 때문이다. 단속이 되더라도 소액의 벌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최근의 단속도 무허가 보도방을 운영한 곳이 대부분이다. 버젓이 관할구청에 신고를 하고 불법 영업을 하는 곳도 적지 않다. 

현재 지방에서 보도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K씨. 직업소개소로 신고하고 보도방 영업을 하고 있다. 그는 “봉고차에 아가씨들을 태우고 다니면서 업소에 데려다 주면서 한달에 수백만원을 벌어들인다”면서 “단속에 걸려도 미성년자만 없으면 별 타격이 없다. 실제로 7월에 단속에 걸렸는데 벌금 100만원 정도만 나왔다”고 말한다. 이처럼 수익에 비해 벌금이 적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영업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나마 접대부를 고용해 불법영업을 한 보도방 업주는 처벌조항이 있으나, 도우미는 윤락 외에는 처벌방법이 따로 없는 실정이다. 최근 단속에 걸린 접대여성들도 간단한 조사만 마치고 모두 귀가조치 됐다.

홍경희 기자 metell@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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