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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영 투명성 비웃는 분식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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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춤했던 기업의 회계부정(분식회계 포함)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가깝게는 ‘시장주의 CEO’라는 조명을 받았던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이 국민카드 합병과 함께 대손충당금을 계상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또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당시 분식회계를 했던 기업의 책임론이 확산되면서 다시 한번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현재 법원에서 속속 판결나고 있는 분식회계 사건은 지난 1995년과 1996년 국제상사 분식회계와 대우관련 손배소 문제다. 분식회계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직까지도 기업들이 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또 과거에 벌려놨던 잘못된 회계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하이닉스 2조원 회계처리 위반

최근 하이닉스도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는 등 국내 기업의 투명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01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하이닉스가 2조원에 육박하는 분식회계를 한 뒤 연차적으로 이를 전액 해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년 간 1조9,799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회계기준을 위반하면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 대규모 적자를 통해 분식규모를 1조4,484억원까지 줄이고, 2001년과 2002년에도 1조2,801억원과 7,380억원으로 축소시키는 등 분식을 저지른 후 차후에 해소했다는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하이닉스의 회계기준 위반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분식회계를 해소하는 과정에서도 계정과목을 잘못 적용하거나 주석을 부실하게 기재했다. 여기에 국민카드와 합병 과정에서 주주의 눈을 녹이고, 세금도 줄이려고 했던 김정태 국민은행의 회계규정 위반도 잘못된 회계처리문제를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지난해 1년치보다 많아

최근 자신들의 경영난을 숨기기 위한 기업들의 분식회계가 급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지난 1998년 이후 분식회계로 인한 외부감사인 지정이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기업회계의 투명성이 뒷걸음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올 상반기 분식회계 적발건수가 102건으로 지난해 전체(94건) 수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감원이 2001년 본격적으로 분식회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이후 최대치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인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에게 제출한 ‘분식회계 조치 현황’에 따르면 금감원이 분식회계를 적발해 기업에 부과한 조치건수는 2001년 122건 60개 기업에서 행한 데 이어 2002년 147건(59개) 지난해 94건(46개)으로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 상반기에만 41개 기업이 회계기준을 위반하면서 102차례에 걸친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식회계로 인해 회사의 임·직원의 ‘임원해임권고’와 ‘고발’ ‘수사기관통보’ 등도 급격히 증가했다.

중징계인 임원해임권고는 2001년에는 해당자가 없었지만, 2002년 19개사 27명에서 지난해 11개사 21명으로 20명 선을 유지했지만, 상반기에만 12개사 15명으로 늘었다. 분식회계로 고발된 회사도 2001년에는 1개사 4명에 불과했던 것이 7개사 11명으로 증가성향이 뚜렷했고, 수사기관에 통보된 것도 12개사 15명이었다.

이와 관련 김정훈 의원은 “지난해부터 경제여건이 나빠지면서 자금난 등을 숨기기 위한 기업들의 분식회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부 회계법인 독점 심각

분식회계가 급증하면서 국내 회계법인의 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회계법인은 삼일, 삼성, 안진, 안건회계법인 등이다. 그러나 이들 4개사는 모두 분식회계와 상당한 연계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회계법인에 대한 독점과 함께 특별감리도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자산규모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이들에게 회계감사를 받은 기업이 84개에 달한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담당업체수로는 삼일회계법인이 100개 기업 가운데 무려 40%에 육박하는 38개 업체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다.

삼일회계법은 현재 자산규모 10권 기업 가운데 국민은행(184조원)과 하나은행(81조원) 삼성전자(39조원) 포스코(18조원)에 대한 회계감사를 맞고 있다.

매출액도 9개 회계법인의 총 금액 6,105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2,8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뒤를 이어 심정(660억원) 20개 안진(628억원) 15개 안건(378억원) 11개 순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일부 회계법인의 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은 “지난해 SK분식회계는 ‘영화’가 10년이나 감사를 맡아 1조5,000억원대의 분식회계 처리사건에 중심에 있다가 ‘삼일’로 넘겼다”면서 “삼일은 최근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합병관련 5,500억원대의 분식회계 협의를 받고 있고, 현대건설 부실감사와 삼성 이재용 씨의 SDS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편법상속 문제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회계법인들은 기업과의 오랜 어두운 동업자 생활을 청산하고, 투명한 회계감독처리를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 면서도 “과거 분식회계나 부실감사, 부당한 회계처리로 인한 상속문제 등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회계법인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또 “회계법인에 대해 불법, 탈법이 드러나면 특별감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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