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9 (금)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문화

국보법, 카메라로 해부하다

URL복사

독립영화인이 국가보안법 철폐에 나섰다. 국내 유일의 독립다큐멘터리 영화제인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독립다큐멘터리 감독 총 7팀과 함께 국보법 철폐를 화두로한 영상물을 기획중인 것. 이는 문화연대가 주관하는 국보법 철폐 및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한 문화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10월 초 완성돼 10월28일~11월3일 열리는 인디다큐페스티발2004와 문화주간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잡아가면 ‘또라이’ 못 잡아가면 허구

‘독립영화인 국가보안법철폐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붙은 이 행사는 김태일, 김경만, 최진성, 윤성호 감독과 푸른영상(김진열), 스튜디오 아이스크림(이훈규), 미디어 참세상 영상팀 등의 독립영화 제작집단이 참여한다.

‘나도 노동자이고 싶다’ 등의 다큐로 국가권력의 폭압과 인권유린이라는 문제에 천착해온 감독 김태일은 국보법으로 피해를 본 실제 사례와 내면적 고백을 통해 국보법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나는 매일 꿈꾼다’(가제)를 준비 중이다. ‘각하의 만수무강’ 등 보수세력에 대한 공격적 작품을 만들어왔던 김경만 감독은 국보법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을 만나 국보법의 존재 이유를 묻는 인터뷰를 시도를 한다.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란 가제가 붙은 이 작품은 보수주의자들이 국보법의 존재에 신념을 갖게 된 이유를 과거사에서 찾는다.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 ‘그들만의 월드컵’ 등으로 유명한 최진성 감독은 ‘Catch me if you can!’을 내놓는다. 정색을 하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 쑥스러워 노상 시끌하게 비웃고 떠들어대는 것 같은 최 감독은 국보법을 작정하고 어기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감독은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개인의 양심과 개인의 자율성이다. 국가보안법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사소하면서도 중대한 이런 부분들을 개무시한다. 나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미친 악법을 한 번 어겨보기로 한다. 이러저러하게 어겨보면서, 나를 이정도로 국가보안법으로 잡아가면 잡아가는 당신네가 또라이요. 날 못 잡아가면 국가보안법이 허구가 되는 것일테다”고 말한다.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윤성호 감독은 인류가 생긴 이래 있어온 수많은 불관용의 사례들, 오용된 낙인들, 공포정치의 릴레이들을 빠른 속도로 나열한다. 정신없는 수다로 통쾌하게 핵심에 접근하는 스타일이 특색인 윤 감독은 이번 작품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에서도 장기를 발휘해 소크라테스 처형, 로마의 나사렛 예수 처형, 중세의 마녀사냥, 일본 만화 속의 인어사냥, 지동설 외치던 과학자 처형, 왕따 당하는 미운오리새끼, 나치의 유대인 학살, 미국의 매카시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박해 등의 파노라마를 광화문 사거리에서 우익 성향의 소규모 집회를 열고 있는 교회 간사와 성호의 옥신각신과 교차 편집해 펼친다.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거목 ‘푸른영상’도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연출은 김진열 감독, 프로듀서는 삼동이. 농민의 딸이며 여성이며 다큐리스트인 김진열 감독은 땅과 그 땅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우리네 부모의 삶을 넉넉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 ‘땅. 밥. 만들기’를 만든 바 있으며, 최근에는 김동원 감독의 ‘송환’ 작업에 참여하는 한편 여성 빨치산 출신 통일운동가 박순자씨를 그린 ‘잊혀진 여전사’ 작업에 매진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1993년 문민정부 출범 1호 조작사건이었던 ‘남매간첩단 사건’의 김삼석 김은주 남매의 지나온 10여년간의 세월을 담담히 들여다본다. 조작사건임이 밝혀진 이후에도 천형처럼 그들을 따라다닌 국보법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2004년 9월의 이야기’란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을 통해 국보법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며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되짚는다.


소수 권력자를 위한 다수의 규제제도

‘나는 소리 지른다, i,Scream’ 도발적인 이름의 이 단체는 2000년에 만들어진 이래 전쟁, 세계화, 노동문제 등에 대한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강고한 세계질서는 강고해 보이고 우리의 존재는 미약해 보이나 끊임없이 꿈틀거리고 ‘소리 지르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 저항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아이스크림의 작품들은 ‘민중의 힘’과 ‘카메라의 힘’을 보여준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아이스크림의 이훈규 감독은 ‘나쁜피’라는 영화를 소개한다. ‘나쁜피’는 최근 대한적십자사의 내부고발자 서약서 강요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섞인 혈액의 보유 사실이 유포될 것을 우려, 이 사실을 밖으로 알릴 지도 모를 잠재적인 내부고발자들에게 서약서를 쓰게 했는데 그 서약서의 내용에는 국가보안법과 군형법 등의 조항이 운영됐다. 영화는 이 어처구니없는 사실을 재구성한 블랙코미디다. 감독은 “국가란 ‘통치’하는 자들이 ‘다수인’들의 머리에 심어놓은 유형, 무형의 상징, 그리고 우리의 머리 속에 들어오는 순간 ‘충성’해야만 하는 상징이라고 본다. 그리고 국가보안법은 이 상징을 구체화하고 권력을 보위하기 위한 유형의 ‘다수인’ 규제제도”라고 주장한다.

이윤과 지배, 기만의 수단으로 자본과 권력이 만들어 놓은 ‘주류’를 거부하고 ‘주류 미디어’의 시선이 닿지 않는 민중의 삶과 투쟁을 전달해온 미디어 참세상 영상팀은 국보법 폐지와 집시법 개악 규탄,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의 세 가지 이유가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국보법 철폐를 부르짖으며 개혁을 주장하는 정치 세력들이 한쪽에서 집시법을 개악하고 테러방지법을 제정하려는 아이러니를 폭로하는 것.

이들 작품들이 상영되는 문화주간에는 영상제 뿐만 아니라 국보법 철폐 및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인 1000인 선언’ ‘10만인 대회’ 등의 다양한 집회, 콘서트, 전시 등이 마련돼 있다. 국보법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일단 국보법을 둘러싼 정치 사회 역사적 진실을 심층적으로 꿰뚫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호산대, 상주곶감유통센터와 로컬맞춤형 R&D 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호산대학교는 지난 15일 상주곶감유통센터 회의실에서 상주곶감유통센터와 경상북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의 ‘대학자율 로컬맞춤형 R&D 과제’ 수행 시 지산학 연구개발 및 지역연계발전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김재현 호산대 총장, 남현주 입학학생처장, 류현지 뷰티스마트케어과 교수, 홍재민 기획팀장, 상주곶감유통센터 황성연 센터장 외 1명, 상주시청 김국래 산림녹지과장 외 2명,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상주곶감연구소 임양숙 소장 외 1명을 비롯하여 총 11명이 참석하였다. 호산대학교에서는 지난해 12월 버려지는 감껍질 추출물의 유효성분인 Quercetin 성분의 함량을 분석하였고 이를 대표성분으로 하여 마스크팩을 개발하고 임상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여 감껍질 추출물을 활용한 마스크팩의 우수한 효과를 입증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양 기관은 대학 주도 지역문제 해결형 산학 공동연구 및 기술개발, 기술이전 · 시제품 제작 · 특허등록 · 지역기업 연계 등 성과 도출, 연구성과의 민간 확산을 촉진하여 지역혁신 생태계 활성화, 기타 상호 발전을 위한 협력사업 추진에 대하여 상호 협력 했다.

문화

더보기
철학적 뿌리부터 정책 실행까지 ‘이재명의 실용주의’ 본격 분석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해냄출판사가 이념보다는 실용, 싸움보다는 해법을 지향하는 ‘이재명 실용주의’를 철학적 뿌리부터 실제 정책 실행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한 ‘이재명의 따뜻한 실용주의’를 펴냈다. 2024년 12월 이후 이념의 대립과 정쟁으로 극도의 피로감이 누적된 한국 정치의 현실 앞에 국민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닌 성과를, 선동이 아닌 해법을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정신과 국민의 선택이 만나 2025년 6월 국민주권정부가 탄생했다.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 노선으로 실용주의를 표방했다. 그는 우리 역사에서 실용주의 노선을 분명하고 본격적으로 표방한 최초의 정치 지도자다. 신간 ‘이재명의 따뜻한 실용주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실천을 종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국민주권행동 총괄운영위원장 김태철 소장과 사무총장 황산 박사가 이재명 대통령과 활동해 오면서 현장에서 호흡하며 정책을 함께 고민한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기존의 단편적인 언론 보도나 어록을 넘어 이재명 실용주의의 철학적 기반, 정책 방향, 리더십 특징을 아우르는 입체적 분석을 통해 추출한 실천적인 통찰을 담았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갈등 지수는 OE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