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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핸드폰 켜고 영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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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켜고 영화 보세요



이국 문화와의 행복한 접속,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종로구 동숭동의 한 건물 옥탑. 30여명의 젊은이들이 뿜어내는 미묘한 열기로 20평 남짓한 공간이 뜨겁다.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는가
하면, 노래를 따라하며 박수를 치기도 한다. 미모의 스타가 등장하면 여기 저기에서 휘파람 소리도 심심지 않게 들린다. ‘와∼’ ‘저런’
‘좋아 그거야’ 등 과장된 감탄사와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콘서트 현장인가 싶지만 사실 상영관 장면. 작은 스크린에서 생소한 영화가 펼쳐지고, 대부분 20∼30대로 보이는 관객들은 좌식 의자에 편안히
등을 기대고 자유롭게 영화를 즐기고 있다. 스크린을 손가락질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기도 한다. ‘아니, 무식하게
영화를 떠들면서 보다니’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곳에서 그런 불만을 토로하면 별종 된다. 여기는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후
표기 : 인영사모, cafe.daum.net/indiamovie) 상영관. 시끄럽게 영화를 보는 것이 미덕인 공간이다.


영화와 관객이 어울리는 한바탕 놀이

“인도 영화 특유의 흥겨움과 부담 없는 이야기 전개를 좇아 같이 손뼉치고 노래하다 보면 직장과 가정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다
처음 참석한 경우는 당황되겠지만 몇 번 관람하다보면 중독 된다.”

인도 영화 예찬론을 펼치는 ‘인영사모’ 운영자 정광현(29) 씨는 인도 영화는 왁자지껄하게 봐야 제멋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억압과 불평등한
계급적 구도,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고단한 삶을 사는 대다수의 인도인들은 영화를 철저히 엔터테인먼트로 즐긴다. 춤과 노래, 권선징악적 구도와
신데렐라 이야기, 화려함과 유쾌함 등 인도 영화의 특징도 이 같은 배경에 의해 구축된 것이다.

1년 6개월 정도 인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처음 인도 영화를 접하고 그 매력에 빠졌다는 회원 유은주(25) 씨는 “인도 현지 극장은 여기
분위기를 능가한다. 일어나서 춤추고 여주인공이 윙크하면 쓰러지고 난리가 아니다. 그것이 인도식으로 인도 영화를 즐기는 법이다”고 말했다.
“인도 영화 특유의 새롭고 독특한 맛과 매혹적인 음악이 좋다”는 윤훈주(31) 씨는 이 같은 상영관 분위기를 한국의 마당놀이에 비유했다.
객석과 영화가 어울리는 한바탕의 놀이라는 것.

운영자 정씨는 ‘인영사모’의 영화 관람법에 대해 인도인들이 인도영화를 즐기는 방식을 우리에게 맞는 스타일로 변형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극장 매너와는 완전히 다르다. 인도 영화 자체가 헐리우드식 영화 분석법을 대입하려고 하면 곤란하다. 인도영화와 만남을 시작하려는
초보에게 정씨의 한 마디. “엄숙한 감상법을 버리고 그냥 즐겨라”


큰 화면에서 맘껏 즐기려고 상영관 차려

‘인영사모’는 큰 화면으로 인도영화를 보고 싶다는 마니아들의 바람으로 시작됐다. 인도영화가 일반 극장에서 상영되는 일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모임이 결성되기 전까지 마니아들은 자막도 없는 비디오 CD 등으로 인도영화를 접할 수밖에 없었다. 2001년 12월 몇몇의 모임을 시작으로
‘인영사모’가 결성됐고, 처음에 이들은 대학로 등지의 카페를 임대해 함께 영화를 감상했다.

하지만, 상영시설을 갖춘 카페가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점차 사라져갔고, 주말 황금 시간대에 4시간 정도를 대여해줄 공간을 찾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인영사모’의 운영자 정씨는 “한 달 두 번 상영도 아주 고역이었다. 그리고 인도 춤이나 헤나 등을 배우고 싶은데
도저히 그런 장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물론 비싼 비용을 들이면 해결되겠지만 순수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금전적 비용이
가벼워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정씨는 결단을 내렸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정씨는 직장을 접고 모아둔 돈을 모두 투자해 사무실을 임대했다. 운영을 위해서 쇼핑몰도
열었지만 저작권 문제에다 상업적인 성격을 지양하다보니 매달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다.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정해두고, 그 한계가 되면
사무실을 접기로 자신과 약속이 되어 있다”고 정씨는 말했다.

현재 회원은 3,700여명.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열성 회원수는 50여명. 20∼30대가 주를 이룬다.
특이한 것은 여성의 비율이 90%를 웃돈다는 점. 정씨는 “인도 관련 동호회나 인도 여행을 떠나는 성별 비율도 이와 흡사하다”고 밝혔다.


영화는 매주 수 토 일요일 상영된다. 요일마다 상영되는 영화가 다르다. 보통 수요일은 인도에서 최근 개봉한 새로운 경향의 영화를, 토요일에는
초보자를 위한 인도 영화의 교과서적인 작품을, 일요일에는 유명한 작품들을 선별한다.

인도 영화 감상법에 중독된 정씨는 일반 극장에서 ‘하핫, 저것 좀 봐’라고 소리질러서 눈총을 받은 적이 있다. 대부분 회원들이 경험한 일.
그래서 인도 영화 외의 흥행 영화를 음식 먹고 떠들며 ‘인영사모 식’으로 관람하는 상영회도 종종 연다.


“민간
문화원 꿈꾼다”


상영회 이외에도 인도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강좌도 마련돼 있다. 인도 춤, 헤나, 타로 카드가 현재 진행되는 강좌다. 모든 강좌의 기본
컨셉은 ‘재미로 배운다’는 것이다. 따라서 누구나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재료값도 안나오는 적자 아이템이지만, 정씨는 “그래도
제 이념이기 때문에”라며 웃었다.

동호회에서 평생 배필 오승주(30) 씨를 만나 최근 결혼까지 골인한 정씨는 ‘인영사모’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어릴 때부터 덮어놓고
인도라는 나라에 매료됐다”는 정씨는 같은 관심사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즐겁지만, “회원간의 끈끈한 애정이야말로 동호회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말했다.

목이 쉬어 상영관을 나가면서도 속상한 일이 있었는데 영화 한 편에 다 날아갔다며 흡족해하는 회원들을 볼 때면 뿌듯함을 느낀다는 정씨. 영화
이야기와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회원들과 밤새 술잔을 기울이는 맛도 비할데 없다. 자진해서 자원봉사를 하고, 게시판에 각종 정보를 올려주는
회원들도 많아 적자에 시달리면서도 마음만은 따뜻하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제작편수를 자랑하는 인도 영화는 각지에 상당한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다. 독특한 민족적 색채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 인도 영화의
매력. 인도 여행자들에 의하면, 인도에서 자국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면 인도인들의 엄청난 환대를 받는다 한다. 그만큼 영화는 인도를
이해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며, 가장 확실한 매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인도문화원이 없다. 정씨는 “경제적인 뒷받침이 안 되지만, 인도와 관련된 책과 영화, 여행 자료 등이 구비된
민간 문화원을 꿈꾼다”며, “조금 더 나은 환경이 된다면 인도 영화를 직접 수입해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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