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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은행 수익내기에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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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의 수익구조가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해 경기위축이 발생할 경우 자산의 질이 악화되는 등 경기변화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위 선도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우리·하나 등의 기업대출비율을 낮추면서 저위험 경영을 하는 것은 향후 지방은행의 부실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경제전반에 거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금융산업이 은행권에 편중된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어서 그에 대한 심각성이 더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은행 금융산업 장악

외환위기 이후 금융시장은 ‘퇴출’이라는 처방이 이어졌음에도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위험이 낮은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 은행에 대한 집중도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외환위기가 발발했던 1997년말경만 하더라도 금융기관의 총 자산은 1,492조원에서 올 상반기 1,937조원으로 30%(445조원)가량 늘어났다.

이 가운데 은행의 자산은 574조원에서 1,135조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비은행금융기관은 918조원에서 802조원으로 116조원이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금융산업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8.5%에서 58.6%로 높아진 반면 비은행금융기관의 자산비중은 61.5%에서 41.4%로 감소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올해 은행권의 수익은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올해 3·4분기까지 6,000억원 규모의 흑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민카드 합병으로 인해 3,82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합병에 대한 후폭풍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4,42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창립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하나은행은 9월말까지 6,8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172억원을 넘는 수치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 말에는 1조원의 흑자도 바라볼 수 있다. 지난해 7,58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조흥은행도 9월말까지 1,700억원대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신한과 외환 한미 제일 등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뿐 아니라 지방은행과 특수은행도 대부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사상 최고치 달성에 한껏 기대를 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국내은행들이 지난해에는 1조8,5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쳤으나 올해는 흑자규모가 7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자로 편중된 수익

대규모 흑자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영업행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계속되고 있다. 은행권이 국내 경제를 전반적으로 고려한 경영을 하기보다는 대출이자로 편안하게 수익 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자수익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은행의 여·수신 금리차가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가중평균금리로 살펴본 저축성 수신의 평균금리는 지난 2002년말 4.69%에서 올 8월에는 3.66%로 1.03%포인트가 낮아졌다. 그러나 대출평균금리는 6.58%에서 5.81%로 0.77%에 그쳤다. 이는 은행권이 각종 경기변화에 의해 예금금리는 대폭으로 내리는 반면 대출금리 축소에는 인색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이 같은 금리차로 인해 상당한 수익을 챙기고 있음에도 정작 경기회복에 중요한 중소기업 대출은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었다.

국민은행의 9월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37조7,371억원으로 8월말에 비해 4,757억원(1.2%)가 줄어들었다. 조흥은행도 14조129억원에서 13조8,667억원으로 1,462(1.1%)억원이 감소했다. 비록 신한과 우리·하나·외환은행 등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늘긴 했지만, 은행권의 의지라기 보다는 평상시 영업행태를 이어나간 것에 불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증가율도 0.05∼0.6%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유가로 경기침체가 앞으로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한계 중소기업의 부실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은행들이 무리하게 대출확대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다변화 필요

아울러 대출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경기변화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시중은행의 자산 가운데 대출금 비율이 70.4%에 달한다. 미국 57.1% 일본 58.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이 유가증권과 상품자산 비중이 30%대를 유지하면서 수익구조에 다변화를 모색하는 것과 달리 국내은행의 투자자산 비율은 이들의 절반수준인 16.9%에 불과하다. 이로 인한 수익구조도 국내은행은 72.4%를 이자수익에 의존하고 있는데 비해 미국과 일본의 은행은 이자수입이 각각 64.3% 62.2%로 다변화된 영업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자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정부의 금리인상에 대한 충격이 클 수밖에 없고, 경기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LG경제연구원은 국내 은행은 대출금 변동이 커서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기불황기에 신용공급이 위축되면서 경기불황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LG경연 관계자는 “은행은 보수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수익원을 개발하는 경영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명 기자 skc113@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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