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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李-安시장 희생양인가 범법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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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인천시의 수장인 이명박 시장과 안상수 시장이 ‘관제데모 문건’ 및 ‘굴비상자 2억원’ 사건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행정수도 건설반대 ‘관제데모’ 의혹과 관련해 지난 6일 열린 행정자치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공문발송 자체를 부인한 것이 화근이 돼 국감위증죄로 고발되는 사태를 맞이하고 있으며 또 안상수 인천시장은 출처 불명의 굴비상자에 담긴 2억원을 시 클린센터에 신고한 사건을 놓고 인천지방경찰청이 조사한 결과 지난 7일 안 시장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에 해당돼 불구속 입건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서울시가 수도이전에 반대하는 자발적인 시민운동을 열린우리당이 ‘관제 데모’로 몰아가고 있으며 안 시장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야당탄압’으로 규정”하고 있는 등 이들에 대한 양당의 입장이 대조를 보이고 있어 결과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시, 문서존재 뒤늦게 시인

열린우리당은 지난 6일 서울시에 대한 국감에서 지난 9월17일의 수도 이전 반대 집회와 관련해 ‘각 구별 200여명이 집결지로 모인 후 행사장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조치 바람’ ‘자치구에서는 당일 행사참여 안내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람’이라는 내용의 ‘관제데모’ 동원을 입증하는 5건의 서울시 및 일부 구청 문건을 자료로 제출했다. 이에대해 신연희 행정국장은 “그런 공문을 보낸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이 시장도 “그게 시장이 지시했다는 증거는 아니지 않느냐”면서“공문서 위조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 의뢰를 해달라”고 개입 의혹을 부인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9일 “자체조사 결과 각 구에 ‘업무연락’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열린우리당측이 ‘관제데모’ 증거로 제시한 공문의 존재를 뒤늦게 시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서울시는 “문제의 문건은 서강석 행정과장 주도로 작성돼 전달됐으며 직속 상급자인 신연희 행정국장과 이 시장은 이 사실을 국정감사때까지 보고받지 못했다”며 이 시장과의 관련 여부를 부인했다. 이 시장도 “국감 이전에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해 국감때 정확하게 답변하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시의회의 요구에 따라 행사협조문을 자치구에 안내하는 것은 통상적인 업무협조의 하나로 그 자체가 법에 위반되거나 논란의 본질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2억원 전달 사전인지가 초점

안상수 인천시장은 지난 8월31일 자신의 여동생이 받은 출처 불명의 굴비상자에 담긴 2억원을 시 클린센터에 신고한 뒤 기자간담회를 가질 때 만 해도 안 시장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하지만 2억원의 주인과 이를 ‘묻지마 식’으로 건넷다는 것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증폭되면서 경찰이 곧바로 수사에 나서자 뭉칫돈이 아니라 여러 은행 계좌에서 쪼개져 돈세탁 과정을 거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의혹은 더욱 증폭됐었다.

경찰은 안 시장을 상대로 그동안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밝힌 내용과 B건설사 대표 이모(54.구속)씨의 진술에서 서로 다른 점인 ▲굴비상자가 건네진 시점 ▲2억원 전달 사전인지 여부 ▲이씨에게 지역발전기금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찰은 2억원 전달 사전인지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만약 안 시장이 이씨의 금품제공 의사를 미리 알았더라도 이를 받겠다는 의사를 나타내지 않았다면 범죄구성 요건이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그러나 안 시장이 금품을 받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정황상 수긍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경우에는 범죄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게 또한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열린우리, 도덕성까지 의심

열린우리당측은 이같은 서울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시장 등이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관제데모 지원문건’을 보낸 적이 없다고 답변한 것은 명백한 위증에 해당되는 만 큼 관련 상임위인 행자위의 논의를 거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와함께 국장과 과장의 서명이나 직인은 없었지만 행정과장이 상급자인 행정국장 명의의 문서를 사전 허락을 받지 않고 각 자치구에 배포한다는 것은 관행상 있을 수도 없으며 이를 납득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 아니냐고 덧붙였다. 뿐 만 아니라 이 시장은 그날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관제데모’ 관련 문건을 자료로 내 보이자 이 문서에 대해 “공문서 위조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 의뢰를 해달라”고 답변한 것은 공직자로서의 도덕성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열린우리당측은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은 또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11일 인천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안 시장의 ‘말 바꾸기’ 등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는데 파상적인 공세를 취하면서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박광태 광주시장은 훨씬 적은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까지 됐다”고 강조했다.


한나라, 야당탄압위한 정치공세 주장

한나라당은 이명박 서울시장과 안상수 인천시장에 대한 ‘관제데모 문건’ ‘굴비상자 2억원’ 사건은 전형적인 야당탄압을 위한 정치공세로 못박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시장의 국감위증 문제에 대해 “이명박 시장이 서울시가 구청에 보낸 문건에 대해 몰랐다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이 시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려는 것은 정쟁으로 국정감사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서울시가 수도이전에 반대하는 자발적인 시민운동을 합법적인 범위에서 지원한 것은 문제가 없다”며“열린우리당은 ‘관제데모’라는 중상모략을 중단하고 국회 특위에서 수도이전의 타당성 문제를 논의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안 시장과 한나라당은 ‘굴비상자 2억원’ 사건은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외압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경찰에서 조사하고 있는 내용 가운데 ‘굴비상자 건네진 시점’ 등의 경우 이씨와 안 시장의 주장이 상당부분 엇갈린다고 해도 결코 이것이 형사처벌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민철기자 chull@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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