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다루는 방송법 개정안을 야당 단독 처리로 의결했다. 여당 위원들은 "날치기"라고 반발하면서 퇴장했다.
2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방송법 개정안 등 처리를 두고 충돌했다. 고성과 발언 중단 등이 이어졌고, 장내 소란 끝에 의결 선언이 이뤄졌다.
방송법 개정안은 여야 간 주요 대립 지점 중 하나였다. 야당은 '언론 탄압' 측면에서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여당은 '편파성'을 내세워 반대하는 모습을 연출해 왔다.
여당 간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두고 "꼼수"라면서 "검수완박을 위장 탈당으로 날치기한 것처럼 또 다시 편법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은 "국회법은 다수당만 위한 게 아니다", "갑자기 의결하자면서 한 게 민주당", "이견이 있음에도 야당 단독 의결이 문제없다는 식이라면 국회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 개정안 자체는 민주노총에 바치고자하는 것 밖에 안 된다"며 "미사여구를 붙여 봐야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정치 용역을 하고 있다"는 등 주장을 했다.
반면 야당 간사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안건조정 신청을 우리가 했나. 국민의힘에서 했다"며 "논의를 한 참 진행하는데 국민의힘 위원들은 슬쩍 사라졌다. 그럴 거면 왜 신청했나"라고 반문했다.
또 "공영방송을 정치권 입김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자, 이런 부분은 국민의힘이 야당일 때 일관 주장했던 것"이라며 "민주노총 방송법이라는 등 말도 안 되는 얘긴 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필모 의원은 "특정 조항에 대해 논의하려면 할 수 있음에도 않고 무조건 법안 자체를 반대한다는 건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기존 법대로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단 의도 아니고 뭔가"라고 했다.
고민정 의원은 "날치기란 표현을 계속하는데, 원하지 않는 법은 논의 안 해도 그만인가"라며 "공부 좀 하시고 직무유기하지 마시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다하라"고 촉구했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여야 공히 위원들이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논의해 (이견이) 좁혀질 수 있음에도 동료 위원들에게 서로 육두문자가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오래갈수록 좁혀질까란 차원에서 결정에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방송법 날치기 중단' 등 내용이 담긴 있는 팻말을 지참했고 "반칙", "개판", "개판 오분전" 이라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청래 위원장 진행에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일례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회의 진행이 개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정청래 위원장은 "주장은 충분히 하되 반말 투라든지, 개판이라든지 듣기 볼썽사나운 발언은 자제해 달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 위원장이 토론 종결을 추진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에 나섰다. 곧 토론 종결이 선포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나가자", "뭐하는 짓이야"라면서 퇴장했다.
이후 방송법 개정안 등은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이날 과방위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 수를 21명으로 늘리고 사정 선임 절차 변화 등 내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