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1.1℃
  • 맑음강릉 6.5℃
  • 맑음서울 1.7℃
  • 맑음대전 3.6℃
  • 구름조금대구 4.7℃
  • 구름많음울산 4.0℃
  • 맑음광주 4.3℃
  • 구름조금부산 6.5℃
  • 맑음고창 2.9℃
  • 구름조금제주 6.4℃
  • 맑음강화 0.6℃
  • 맑음보은 2.6℃
  • 맑음금산 3.5℃
  • 맑음강진군 4.8℃
  • 구름조금경주시 4.2℃
  • 맑음거제 4.6℃
기상청 제공

사회

진짜 취업난 맞아?

URL복사

청년실업 100만 시대. 열심히 일하고 땀을 흘려야 할 젊은 일꾼들이 놀고 있다. 대졸자 이상의 고급인력도 속수무책이다. 토익 900점 이상, 석·박사 과정의 실업자들이 수두룩하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하면서 실업난은 극도로 심해지고 있다. 정부는 실업난 해소를 위해 올 초 10만명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실업자는 늘어만 간다. 취업을 위해 졸업을 미루고, 고시준비에 열을 올리는 학생들이 많다. 채용박람회마다 수만명의 구직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취업정보 인터넷 사이트나 동호회엔 비슷한 처지의 구직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의 취업난을 ‘취업 전쟁’이라는 말로 빗대는 것도 과장되지 않다. 최근 대기업 입사 경쟁률이 수백대 1을 넘었고, 국민은행 신입사원 공채에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인력이 대거 몰려들어 극심한 취업난을 실감케 한다. 해마다 4∼5차례에 걸쳐 공개채용하는 순경시험과 공인중개사 시험도 취업난과 맞물려 ‘고시’ 수준을 방불케 한다. 대기업 선호, 중소기업 및 이공계 기피 현상은 청년 실업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채용해도 일해보고 잠적하거나 이직 다반사

그러나 구직자들이 대기업 채용에 구름떼 같이 몰리는 반면,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취업난’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개월간 일할 사람을 구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시도했지만 모두 다 허사였어요. 도대체 일할 사람이 어디 있다고 청년실업이니, 구직난 이니 하는 소릴한단 말입니까.” 경기도 시흥 시화공단 소재 한 중장비업체 사장이 따져 묻는다.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구인공고를 수도 없이 내고, 직접 사이트에서 적당한 인물을 골라 직접 연락을 하면 “그런데선 일 안한다”는 퉁명스런 대답만 돌아온다. 어쩌다 찾아오는 사람은 턱없이 많은 임금을 요구해 허탈함을 주고 간다.

광주 소재 도색, 도장업체 인사담당자도 “1주일을 참지 못하고 그만 두는 사람도 많다. 가끔 구직자로부터 전화가 와도 임금과 주5일 근무 여부를 묻고 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울산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사장은 “일할 사람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 최근 고용, 취업박람회에 참가했는데 수천명이 몰려와도 우리같은 중소업체에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호소했다. 3D업종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앙고용정보원은 최근 3D업종의 구인·구직을 분석한 결과, 10명을 뽑을 경우 1~2명 오는 게 고작이라고 전했다.

취업난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기피는 현저하게 나타나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 뿐 아니라 채용하더라도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관두거나 이직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퇴직 근로자 10명 가운데 6명은 취업한 지 1년도 안되고, 이 중 20~24세가 전체 70%를 넘어 청년층의 퇴직율이 높았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 이인희 홍보팀장은 “실제로 중소업체 신입의 경우, 이직율이 30%를 넘는다”면서 “취업에 번번히 실패한 구직자들이 일단 들어가고 보자는 식으로 입사해 안맞다 싶으면 쉽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채용이 확정되고 입사날짜에 나오지 않거나, 며칠 나오다 소식도 없이 잠적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채용을 해서 가르치고 일 좀 시킬까 하면 이직을 해버리는 등 중소업체의 구인난이 이만 저만 아니다.


중소기업 정직원보다 대기업 사무보조 선호

9~10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공채가 활발하다. 그러나 대기업의 공채시즌이 채용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에겐 반가울리 없다. 우수인력이 대기업으로 집중되는 구직행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 공채시즌이 지난 11~12월경으로 채용시기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사원 채용시 지원자와 연봉조건이 맞지 않거나,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해 인력난이 더욱 심화된다.

‘잡링크’ 이인희 홍보팀장은 “중소기업이 채용 때 지원자와의 연봉조건 불일치, 조건에 맞는 지원자 부족, 낮은 지원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기업들은 구직자들의 지나친 대기업 선호현상 때문에 중소기업이 구인난을 겪는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의 채용정보 부족과 낮은 인지도 또한 구인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 중에 낮은 연봉과 불안정성 등이 가장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임금과 근로조건이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게 현실이다. 대디업 초임연봉이 중소기업보다 500~1,000만원 정도 높은 게 보통이다. 구직자 입장에서 중소업체 정직원으로 들어가는 것 보다 대기업 사무보조로 일하는 게 낫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작 취업 전문가들은 대기업 연봉이 알려진 것보다 과장돼 있다고 말한다. 잡링크 관계자는 “언론에서 보도되는 대기업 초임연봉이 평균치는 아니며, 그야말로 열 손가락에 드는 특정 대기업의 경우로 부풀려 있다”며 “이 때문에 차라리 1년 더 공부해 대기업 들어가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취업 재수·삼수도 쉽진 않다. 취업준비를 위해 요즘 어학연수에 석·박사학위까지 받아놓지만, 정작 취업할 때 나이제한에 걸려 때를 놓지고 만다.


구직자들의 눈높이 현실과 거리멀어

이처럼 현실과 상황을 고려치 않은 취업난은 구직자들의 ‘눈높이’와 관련이 깊다. 실제로 온라인 취업 포털 사이트 스카우트가 전국의 대학 4년생 1,144명에게 취업을 원하는 기업의 유형을 물어본 결과, 대기업 35.4%, 공기업 21.4%, 외국계 기업 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취업이 가능한 기업에 응답자의 77.9%가 중소·벤처기업이라고 대답했다. 급여와 복리후생제도, 직업의 안전성 등을 고려해 대기업 공기업 등의 입사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중소기업 밖에 취업할 수 있는 자격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중앙고용정보원이 지난 2002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자의 ‘의중임금’은 월 132만원, 취업희망자의 의중임금은 월 151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전년도에 취업했을 때 받았던 임금은 89만6,000원에 불과했다. 구직자들이 원하는 임금과 실제 임금 격차가 대단히 크다.

하지만 무작정 눈높이만 낮춘다고 구직자의 취업난과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일단 취업부터 하고 보자는 계산에 들어가 나중에 이직을 하는 식으로 자리를 옮기다 보면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권혜자 연구위원은 “고학력자들에게 무조건 눈높이를 낮추는 것은 무리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면 청년 실업대책은 단기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즉 취업난 해결은 복합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중소기업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고 능력을 발휘하면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겨갈 수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물론 몇몇 소수가 그런 경우로 화제가 되곤 하지만 현실적으론 거의 불가능하다. 대기업의 경우 필요한 인력을 채용해서 자체적으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다른 곳에서 데려올 이유가 거의 없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김예지 의원, 의료인 단체 자율징계권 명시...국가의 행정처분 등과 연계 법률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의료인 단체 자율징계권을 명시하고 그 결과를 국가의 행정처분 등과 연계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 재선, 사진)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의료법 제28조(중앙회와 지부)제1항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및 조산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각 전국적 조직을 두는 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 및 조산사회(이하 ‘중앙회’라 한다)를 각각 설립하여야 한다”고, 제66조(자격정지 등)제1항은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제65조제1항제2호의2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 2.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때”라고, 제68조(행정처분의 기준)는 “제63조, 제64조제1항, 제65조제1항, 제66조제1항에 따른 행정처분의 세부적인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