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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을 지배한 10가지 문화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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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되는 불황과 인간성 상실, 엽기적 범죄와 일탈행위가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몸과 정신의 안녕과 평화에 대한 갈망은 세계적으로 통했다. 건강과 환경은 단연 올해의 화두였다. 반문명적 시각과 생태적 운동이 활발히 전개됐고, 경기 악화로 따뜻한 가족주의가 눈길을 끌었다.

한편, 암울한 시대가 낳은 영웅과 신분상승의 판타지는 시대의 집단적 욕망을 대변했다. 반대로 판타지를 걷어내고 통찰력으로 현실을 직시, 폭로하는 다큐멘터리들이 주목받으면서 문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한 범세계적 네트워크는 문화의 국경을 지웠고, 이 같은 배경에서 한류 광풍이 절정을 이루기도 했다. 한류를 비롯, 우리 문화계는 불황 속에서도 놀라운 수치적 기록을 세우며 스케일을 넓혀갔다. 국제 영화제에서 잇따른 낭보가 전해졌고, 1000만 관객 시대가 열렸으며, 한국문화는 동아시아 최고의 히트상품이 됐다.

하지만 거품현상에 대한 우려와 한류에 대한 천박한 인식, 그리고 부익부빈익빈 괴물로 성장해가는 문화 불균형 등 대중문화에 대한 문제제기 또한 끊임없이 쏟아졌다.


웰빙

지난 해 하반기 이후 소개된 웰빙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를 장악한 올해의 트렌드다. 유가급등과 전쟁 등으로 정치 사회적 불안 요인이 증가하면서 인류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대중을 사로잡았다. 죽 청국장 채식 등의 건강식이 유행했고, 휴양림 등 건강과 휴식을 강조한 가족여행이 붐을 이루었다. 캐주얼 스타일에 스포츠 기능을 덧붙인 캐포츠룩과 심신의 합일을 추구하는 요가가 사랑받았다. 반면 자본주의 모순의 종합선물세트인 패스트푸드는 웰빙과 대치하면서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잘 먹고 잘 살기’라는 물질적 의미의 웰빙은 한 단계 진보해 인간적 유대와 사회봉사 등의 정서적 개념으로 확대돼갔다.


몸짱

생물학적 의미의 몸을 정신의 하위 개념으로 인식하고 수행해야 할 대상으로 사고했던 유교적 세계관이 무너지면서 육체는 새로운 자기표현 수단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얼짱과 누드 열풍이 웰빙 트렌드와 만나고, 봄날 아줌마와 권상우가 완벽한 몸매를 무기로 스타덤에 오르면서 몸짱이 시대의 문화적 표상으로 떠올랐다. 몸짱 신드롬으로 몸의 권력은 남녀노소 연예인과 비연예인의 경계를 모두 넘어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 몸의 미학에 새롭게 눈뜨게 됐고, 여성 몸에 대한 미적 기준 또한 청순가련형 실루엣이나 성적 욕구를 자극하는 글래머 스타일에서 근육질의 탄력적인 몸매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 또한 몸에 대한 획일적 이미지를 강요하는 것은 마찬가지여서 몸짱 신드롬은 현대인의 강박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됐다.


아침형인간
일본인 의사 사이쇼 히로시의 베스트셀러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을 도화선으로 아침형인간이 상반기 전국을 강타했다. 아침형인간의 논리는 간단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하루 두 세 시간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고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인체의 리듬과 자연의 섭리에도 적합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 리더들은 모두 아침형인간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한번쯤 솔깃할만한 이 같은 ‘선동문구’들은 전국민을 자극했지만 부작용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저녁형인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등 강력한 안티 세력을 형성했다. 아침형인간이 생태적 특성을 무시한 성공제일주의이며 사회 구성원을 일하는 기계로 만들려는 권력자들의 음모라는 것이 반대주의자들의 생각이었다.


위안부누드
지난 2월 이승연의 위안부 테마 누드집이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제작사는 군대위안부들을 위로하고 한일관계를 재조명하기 위한 기획이라고 변명했지만 국민적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역사적’ 누드 프로젝트는 한 줌의 재로 사라졌다. 탤런트 이승연은 이 사건으로 연예계에서 퇴출되는 분위기였지만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에 출연하면서 재기의 돌파구를 찾았다. 일본군 성피해 여성 문제는 성적 폭력이라는 부분은 삭제된 채, 민족 관계 구도로만 애써 인식돼 왔다. 이승연 누드는 바로 이 같은 모순된 사고방식을 그대로 보여줬다. 강간 판타지를 담은 포르노그라피를 죄의식 없이 즐겨왔던 자들이 위안부 누드를 엄중하게 지탄하는 것은 그야말로 가소로운 농담이었다.


올드보이
10년 전 만해도 한국영화가 세계 최고의 영화제인 칸에서 주요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망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충무로는 해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제5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2등 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것은 세계영화 시장에서 상승곡선을 타던 한국영화의 입지가 정점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특히 ‘올드보이’는 홍보의 힘, 한국적이라는 프리미엄, 영화제용 스타일 등 외적 요인 없이 작품 자체로 승부한 거의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었다. 하지만 영화제 수상을 올림픽 금메달처럼 받아들이는 언론의 태도는 문제로 지적됐다. 국제영화제는 결코 국제적이지 않으며, 유럽 주도의 평가가 결코 세계적인 것도 아님을 상기할 시점이다.


실미도
한국영화는 막강한 자본과 스타를 앞세운 헐리우드의 대물적 블록버스터의 압력에서 벗어난 것일까. 영화 ‘실미도’와 ‘태극기를 휘날리며’가 관객 1000만 시대를 열면서 헐리우드 부럽지 않은 흥행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모두 헐리우드를 모방하고 있다는 면에서 충무로의 미래를 결코 밝게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경이로운 흥행 기록 외에도 이 두 영화는 국가와 남성, 가족에 대한 광기에 가까운 집단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는 면에서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특히 ‘실미도’는 영화를 넘어서 사회적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불온한 이데올로기는 미국과 한국을 막론하고 다수 대중을 자극하는 유용한 무기임을 확인하는 씁쓸한 사례기도 했다.

파리의 연인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김정은(극중 강태영)은 이렇게 말한다. “여자들은 가끔 그런 상상을 하거든요. 화려한 사람들 틈에 나 혼자만 시든 꽃처럼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내 이름을 불러주고 흐트러진 머리칼 가만가만 쓸어 넘겨주는 상상….” 드라마의 정체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 대사는 당시 ‘문화적 감수성’에 대한 명쾌한 해석이기도 했다. ‘파리의 연인’은 ‘애기야’ ‘이 안에 네가 있다’ 등 각종 유행어를 낳으며 40%를 웃도는 이례적인 시청률을 기록해 국민드라마로 떠올랐다. 이라크 전쟁, 연쇄살인, 정치혼란, 치열한 생존경쟁의 삭막한 사회현실에 대한 도피심리라는 해석이 이어졌지만 신데렐라는 신분상승에 대한 원초적 판타지이며 이 같은 소재가 드라마에서 아직 유효하다는 것은 암울한 현실과 권력관계가 변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었다.


욘사마
배용준이 최근 일본의 사회현상을 분석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라면, 한국에서 배용준은 한류 열풍의 상징이다. 지난 4월 ‘겨울연가’가 일본 지상파인 NHK를 통해 열도 전역에 방송되면서 불기 시작한 ‘욘사마’ 신드롬은 거품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점차 거세졌다. 남이섬에 일본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관심도 커졌다. 일본 내에서는 ‘욘겔지수’ ‘욘플루엔자’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욘사마 효과’가 일본 내수시장을 살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류는 문화적 우월감이 아닌, 문화에서 국경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는 근거다.


싸이월드
‘싸이질’ ‘도토리’ ‘일촌 맺기’ 라는 단어를 모른다면 당신은 구세대이거나 문화적 흐름에 둔감한 사람이다. 이 같은 명제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켜 수많은 ‘싸이폐인’을 양산해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기표현욕구를 충족시키고, 타인에 대한 호기심 또한 만족시켰다. 노출본능과 훔쳐보기 심리의 절묘한 결합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과 공간과 신분의 장벽을 넘어 가깝게 교류할 수 있다는 매력이 대중을 ‘싸이세계’에 몸을 던지게 만들었다.


팩션
세계 출판가를 뒤흔든 ‘다빈치 코드’는 올해의 출판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다빈치 코드’를 비롯, ‘단테클럽’ ‘4의 규칙’ 등 10~100만부가 팔린 ‘대박’ 서적들은 모두 역사추리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역사적 현실과 작가적 상상력이 교묘히 재구성된 이들 작품은 사실(fact)와 허구(fiction)의 혼합이란 뜻의 합성어인 ‘팩션(faction)’으로 불리며 문화계를 장악했다. 영화계 또한 실존인물에 허구적 장치를 입힌 작품들이 쏟아져 이 장르의 매력이 트렌드와 얼마나 부합하는가를 잘 증명해준다. 팩션의 열풍이 이어지면서 한국 역사를 배경으로 한 팩션들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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