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하루만에 물러나자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해명과 인사 검증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촉구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외친 공정과 상식의 기준이 검사들에게만 관대한 대한민국이냐"고 따져물었다.
오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거듭되는 인사 참사는 인사 검증 시스템의 철저한 실패를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그런데도 인사 검증의 책임이 있는 경찰청과 법무부, 그리고 대통령실은 인사 검증 실패의 원인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청은 '충분히 알아보지 못하고 추천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통령실과 법무부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아들 일은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사안이었다'며 부실한 인사검증을 자인했다. 정 변호사가 학교폭력 가해자 아들을 위한 소송을 비밀리에 진행하기라도 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사 참사의 책임이 있는 한 장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모두 검찰 출신이다. 정 변호사 또한 검찰 출신이고 한 장관의 동기"라고 짚었다.
오 원내대변인은 "검찰 출신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인사 검증 프리패스권이 주어지는 것이냐"며 "윤 대통령은 오로지 검사를 위한 자리만들기 정부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면 반복되는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께 즉각 사과하고 인사 검증 라인을 엄중히 문책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 역시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정 변호사 문제는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다. 분명한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정 변호사)아들의 학교폭력은 5년 전 이미 언론에 보도가 됐던 사안"이라며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인사검증을 책임진 사람들만 '까막눈'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인사검증을 하려고 둔 게 법무부 인사검증관리단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검증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며 "이는 법무부의 그동안 태도를 생각하면 비겁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질문할 수 없었던 영역'이던 인사검증 업무를 '질문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재배치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런데 막상 질문이 들어오자 질문 자체를 원천 봉쇄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끝으로 김 대변인은 한 장관을 겨냥해 "모든 사안에 대해 시시콜콜 입장을 밝히기로 유명하다.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들린다고 했다"며 "이 문제도 한 장관이 답해야 한다. 인사검증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했다면 왜 빠뜨렸는지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