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9 (금)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인맥이 금맥이다

URL복사
인터넷 등장으로 정보독점 해체가 배경

‘인맥’이 새로운 자기계발 키워드이자 성공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관련서적과 세미나가 쏟아지고, 인맥에 대한 가치관 또한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한국인 라이프스타일 특성과 기업의 대응전략’이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신세대의 핵심역량은 네트워크 활용과 관련된 마인드와 기술이다. 어떤 방법을 아는 것(know-how)보다 누구를 아는가 하는 노후(Know-who)가 더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10명 중 8명 ‘낙하산 아닌 능력’으로 인식
최근 HR포털 인크루트(incruit.com)의 설문조사 결과는 인맥에 대한 의식 변화를 한 눈에 보여준다. 직장인 1,514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직장인 10명 중 8명에 해당하는 83.8%가 ‘인맥은 낙하산이 아닌 능력’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맥에 대한 의식이 ‘연줄’ ‘빽’ 등의 부정적인 시각에서 ‘인맥도 능력’이라는 긍정적 개념으로 변경했음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다.

또한 인맥을 통해 들어갔다고 해서 주변의 시선도 예전처럼 따갑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의 시선에 대해 ‘편견 없이 대해준다’는 답변이 75.8%로 가장 높았고, ‘능력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폄하’하는 경우는 10%에 그쳤다. 오히려 연줄을 같이 타자고 친근하게 대하는 경우(4.1%)도 있었다.

설문조사를 하나 더 인용하면 취업사이트 파워잡(powerjob.co.kr)과 대학문화 매거진 씽굿(ithinkgood.co.kr)의 조사 또한 흥미롭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현대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수’를 물었더니 NQ(네트워크, 공존, 인맥지수)가 SQ(사회성지수) CQ(창조성지수) IQ(지능지수) 등을 앞서 1위(37.8%)로 꼽혔다.


상시 구조조정 체계에서 유용한 취업 수단
인크루트 측은 “인맥에 대한 의식 변화는 취업난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좁은 취업문에다 상시 구조조정 체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언제든 일자리를 구할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인맥은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유용한 취업 수단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취업난 속에서 직장인 절반이상(51.3%)이 인맥을 통해 평균 2.2회 취업부탁을 한 적이 있으며 인맥을 통한 취업 횟수도 평균 1.6회로 나타났다. 주목할만한 점은 인맥을 통한 취업제의가 65.8%로 취업부탁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아는 사람에게 취업을 부탁하는 경우보다 취업제의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평소 인맥을 잘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에게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목은 인맥의 개념 변화 또한 거듭 확인시켜준다. 과거 인맥은 학연 지연 등으로 저절로 주어진, ‘그저 아는 사람’에 불과했지만 현대사회에서 인맥은 부단한 자기계발로 종합적 평가에 통과하고 타인에게 인정받는, ‘노력해서 얻어내는 능력’이 된 것이다.

5회 정도 인맥을 통해 취업, 직장을 단계별로 업그레이드해 온 성주영(32 여 컴퓨터 프로그래머) 씨는 “인맥은 업무 수행 능력 외에도 사회성과 위기대처능력 등 개인 자질을 다각도로 평가 받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성씨는 “인맥을 통한 취업은 직장과 나의 궁합을 더 많이 고려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높다. 기업의 공개 채용은 지식 등 획일적 능력만 평가하는데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은 이력서나 토익 점수 외에 무수히 많다. 그 다양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고 그래서 그 사람들은 내게 알맞은 직장을 적절하게 찾아낸다”며, “그저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능력한 사람을 취직시켜 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과정 NQ의 힘 입증
‘프로페셔널의 숨겨진 2%’의 저자 서미영 씨는 “네트워크 시대의 신 인맥은 평등하게 서로의 정보를 각자 이익을 위해 교환한다. 이른바 윈-윈 전략이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정에는 바로 이런 NQ의 힘이 고스란히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지연이나 학연은 물론 돈도 없는 한 정치인이 같은 당 주류 정치인들에게 조차 대접받지 못했는데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네트워크형 평등구조라는 NQ의 힘이 고스란히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씨는 이처럼 인맥이 중요해진 배경으로 인터넷의 등장을 꼽았다. 정보가 소수에게 독점됐던 시대에는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가 능력이자 곧 성공의 관건이었다. 정보를 독점한 소수를 중심으로 이른바 ‘연줄’을 대보고자 하는 다수들이 서열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은 정보의 해체를 가져왔다. 정보의 축적이 무의미해지면서 관계는 평등해졌다. 정보의 적절한 교류와 교환이 중요한 가치가 된 것이다.

소수의 ‘두뇌’가 이끌어가던 관료적 환경에서 다수가 머리를 맞대고 일을 처리하는 민주적 조직으로 사회 체제가 바뀐 것도 휴먼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부각된 주요 원인이다. 제임스 서로위키의 사회과학서 ‘대중의 지혜’를 보면, 문제해결 방안을 찾거나 일을 추진할 때 소수의 엘리트 조직보다 평범한 대중의 조직이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월등히 높다. ‘성공한 CEO 12인의 아침식사를 활용한 인맥관리’의 저자 허은아 씨는 “우리시대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같은 목표를 성취해야 할 일들이 대부분이다. 과거와 달리 한 사람의 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서로의 능력을 결합시켜 최고의 성과를 나타내는 사례는 무수히 볼 수 있다”며, “어떤 일에 기꺼이 협조를 얻어 낼 수 있는 사람이 인맥이며, 그런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인맥은 단순 정보가 아닌, ‘협업적 정보’를 얻는 수단인 셈이다.


비즈니스로 확장되는 디지털 인맥
현재 온 오프라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cafe.daum.net/indiamovie)의 운영자 정광현(32) 씨는 동호회의 규모가 커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아예 동호회 운영에 전념했다. 저작권 문제 등으로 수익성은 낮은 아이템이지만 온라인 쇼핑몰도 열었고, 민간 문화원으로 발전할 구상도 세워놓고 있다. 인터넷 동호회가 비즈니스로 연결된 경우다. 정씨는 사업파트너는 물론 배우자까지 동호회를 통해 만났다.

웨딩매니저에 적을 둔 서원애(27) 씨는 학원 대신 ‘웨딩드레스 만들기’ 동호회에 가입했다. 단순한 실력을 넘어 인적 자산도 함께 쌓겠다는 계산이다. 국내 최대 라면 마니아들의 모임 ‘라면천국’(cafe.daum.net/ramyunheaven) 또한 5만여명의 거대 회원을 거느리면서 동호회 보유정보를 바탕으로 ‘비법천하 라면천국’(범조사, 2001년)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나이를 묻지 않고 출신 지역을 따지지 않는 온라인 공간은 새로운 휴먼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최적의 환경일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사업의 장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신세대들은 인터넷을 인맥의 확장과 관리의 절대적 수단으로 사용한다. 인터넷 초창기 아이러브스쿨 (iloveschool.co.kr)은 잊혀졌던 학연을 재발견했고, 각종 커뮤니티들은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해냈다. 인맥을 전면에 내세운 커뮤니티들도 각광받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인맥 확장을 위한 파티가 속속 개최되고,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도 생겨났다.

물론 많은 사람을 단지 안다고 인맥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듯 대형 커뮤니티에 가입한다고 튼튼한 인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나누고 협력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윈-윈’의 바탕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만들 수 있지만 그만큼 쉽게 사라지기 쉬운 디지털 인맥에서 적극적 자세와 ‘먼저 주는’ 능동적 참여는 네트워크 형성의 핵심적 조건인 것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내란전담재판부, 공정 재판 vs 입법독재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한 위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그동안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공정성 확보를 명분으로 강력 추진하고 있으며, 야당에서는 헌법상 보장된 사법권의 독립과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 될 위험성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당,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1·2심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김건희 등의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법관으로 구성된다. 관련 사건을 맡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법관’ 판사 3명도 추가 임명하기로 했다. 내란전담재판부·영장전담법관 추천은 전담재판부후보추천위원회가 맡고, 후보추천위원은 법무부 1명, 법원 판사회의 4명, 대한변호사협회 4명씩 추천으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법안에는 위헌 논란이 있던 ‘국회 추천’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판사의 구성 추천 권한을 국회가 갖는 것은 삼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BTF 푸른나무재단, 한국최초! 바티칸 교황청 초청으로 AI 시대 청소년 보호 제안 연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BTF 푸른나무재단(이사장 박길성)이 유일한 한국 연사이자 전 세계 NGO 최초로 2025년 9월 11일~12일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교황청 신학학술원 국제세미나에 공식 초청받아 패널 연사로 발표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직접 임명받은 안토니오 스타글리아노 교황청 신학학술원장에게 직접 초청을 받았다. 교황청 국제세미나는 “창조, 자연, 환경,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전 세계 종교·학계·문화·시민사회 인사들이 모여 인류와 피조물의 공동선을 위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개최되었다. 세미나는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추기경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교황이 AI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와 같이 21세기의 도덕적 위기에 함께 맞서며 평화롭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국제적 협력과 피조물(생명) 보호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BTF 푸른나무재단 박길성 이사장은 ‘피조물의 찬가 –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옹호(청소년 위기 문제)’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서, 지난 30년간의 재단 활동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청소년 보호와 AI 시대의 새로운 폭력 대응 과제의 시급성을 공유하며, 국제사회에 새로운 규범 마련을

문화

더보기
추석 연휴 끝자락 ‘여유작 콘서트’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는 10월 8일부터 9일까지 보름달처럼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추석 연휴 끝자락에 ‘여유작 콘서트’를 개최한다. ‘여유작 콘서트’는 가을 하늘 아래 국악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힐링 콘서트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가족 나들이객과 외국인 관광객, 인근 주민 등 다양한 관객층이 자유롭게 앉아 공연을 감상하며, 도심 속에서 국악을 더욱 친근하게 누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공연에는 대중 친화적인 색깔로 사랑받고 있는 두 팀이 무대에 오른다. 먼저 10월 8일 무대에 오르는 삼산은 고향 삼산면에서 이름을 따온 싱어송라이터로, 미디 사운드에 가야금, 해금 등 한국적 색채를 더해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재치 있는 가사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신예 국악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9일에는 ‘듣는 이의 마음(心)을 풀어주고 채워주는(Full) 음악을 한다’는 의미를 담은 심풀이 무대를 꾸민다. 심풀은 소리꾼 3인(김주원, 박유빈, 김소원)과 해금(서지예), 타악(강경훈), 건반 연주자(김세움)로 구성된 판소리 그룹으로,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감각으로 전통 판소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