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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돈 나고 사람 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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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주의’ 부추겨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났나’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람과 돈의 주종관계를 역설적으로 반증하는 표현으로, 돈이면 된다는 식의 물질 만능주의를 비꼬아 말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힘이요, 그 사람의 능력이다. 돈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한 수단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 삶을 지배하는 무서운 존재가 돼 버렸다.
한낱 쇠붙이와 종이조각에 불과하지만, 불행하게도 인간은 돈을 좇아 돈이 주인이 되고 사람이 종이 되는 세상이 돼 가고 있다. 예전에는 명예나 권력을 잡기 위해 재물의 힘을 빌렸지만 요즘은 돈을 벌기 위해 출세하려고 한다. 돈을 버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노력보다는 ‘한탕주의’를 노린다.


부자와 재테크 열풍

최근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돈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작년 최고의 키워드는 단연 ‘부자’였다. 부자열풍으로 전국은 들썩였고,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모을 수 있을까 하는 사람들로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 등이 엄청나게 생겼다. 부자와 재테크에 성공한 강연들은 ‘대박 강사’를 배출해 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점마다 재테크와 부자 되기 관련 서적들은 베스트셀러 자리를 고수하며 비슷한 서적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 어렸을 때부터 경제관념을 똑바로 세워야 한다며 어린이 경제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판이다.

도대체 돈은 얼마나 있어야 집착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흔히들 사람들은 보통 10억원 정도를 얘기한다. 인터넷 카페나 재테크 관련 서적들에서도 ‘10억 만들기’가 판을 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이에 대한 물음에 누구도 딱 떨어지는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욕심은 무한정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돈을 바닷물과 같다’고 비유한다. 짜디짠 바닷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만 더한 법인데, 돈 역시 가지면 가질수록 더 욕심을 낸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은 가진 게 없기 때문에, 부유한 사람은 가진 자의 힘과 여유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돈에 집착한다. ‘돈이면 못할 게 없다’는 인식도 과거에 비해 수긍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 사람이 좋든 싫든 가진 자에겐 어찌됐든 사람이 몰린다.


돈에 따른 인간의 대우

결혼도 돈이 많다면 훨씬 유리하다. 국제결혼의 예에서도 볼 수 있다. 한국의 노총각이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동남아 국가에 가서 젊은 여성들을 골라 지참금을 주고 이틀만에 맞선에서 결혼까지 성공하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국내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결혼정보업체는 회원가입을 받고 자격기준을 토대로 재산과 능력 정도를 따져 점수를 매기고 비슷한 사람끼리 매칭을 시킨다.

돈은 인간을 차별한다. 예를 들어 카페나 호텔 등에서 자동차 파킹할 때 고급 외제차를 타고 가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종일관 굽신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트럭이나 소형차를 몰고 가면 파킹은커녕 따까운 시선을 받게 된다. 은행만 하더라도 일반고객과 자산정도 5억~10억 정도하는 VIP 고객과는 엄연한 대우가 다르다.

인간이 돈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사회가 병들고 있다. 돈에 눈이 멀어 피를 나눈 가족끼리 재산 싸움을 벌이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인면수심의 범죄도 심심찮게 들린다. 평범한 직장인들이 거액의 회삿돈을 유용하는 공금횡령 사건도 늘고 폭행. 살해 등의 강력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남아시아 지진 해일로 수많은 ‘쓰나미 고아’가 발생했는데, 이들이 부모와 헤어져 불안에 떨고 있는 사이 범죄조직이 이 아이들을 인신매매 하고 있다는 고발보도가 나와 충격을 던져 주었다.

지난해 발생한 대입 수능시험 부정사건은 한국사회에 만연된 학벌 만능주의, 물질 만능주의가 얼마나 뿌리깊게 박혀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수험생이 대량조직을 결성해 실력이 저지른 것도 놀라운 일인데, 이를 막고 단속해야 할 학부모나 입시학원 원장까지 부정에 가담했다니 더 충격적이다. 이는 모로 가든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성공 제일주의’가 병폐를 키웠다. 좋은 대학을 가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고 그러면 인생이 고속도로처럼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연화된 ‘한탕주의’

우리 사회는 일확천금을 노린 한탕주의가 깊숙이 도취돼 있다. 불경기라지만 경마와 경륜, 복권 등 사행산업은 계속 발전돼 왔다. 지난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전체 4조8,749억원이 사행산업으로 흘러들어갔다. 이미 로또 등 수많은 종류의 복권이 주택가 상점에 진을 치고 있는 가운데, 시내 곳곳에서 스크린 경마장에 성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아이들은 온라인 게임과 전자 오락실에 무방비 노출돼 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만연화된 한탕주의는 인터넷 상에서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돈벌이’, ‘편지만 퍼 나르면 내 통장에 돈이 들어온다’는 등의 메일이 인터넷 상에서 무차별 살포되고 있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이런 말도 안되는 걸 누가 믿냐고 웃어넘기겠지만 문제는 이런 허황된 말에 속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 제주도에서는 하루에 300통씩 열흘동안 3,000통의 편지를 보내면 돈을 입금해 주겠다는 메일에 속아 32명이 돈을 부쳐준 사건이 실제로 있었다. 문제는 이런 한탕주의가 통용되는 사회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홍경희 기자 metell@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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