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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커버스토리】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100일...“쇄신 또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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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문화·인사 혁신으로 고객 신뢰도 회복
우리은행그룹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활력 제고
사내윤리 강령 위반 재발방지 위한 내부통제 강화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TF, 파벌 갈등 방안 수립
기업금융 경쟁력·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내달 1일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100일째다. 임 회장의 취임 일성은 ‘쇄신’이었다. 취임사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조직혁신과 신기업문화 정립,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이 그리는 기업문화 혁신 모습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회장 취임 전부터 노동조합 관계자와 일선 우리은행 지점을 방문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로 관심을 받았던 임 회장이 최근 지난 몇 년간 각종 펀드사태와 대규모 횡령 등 적지않은 문제가 발생했던 우리은행을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시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이 2019년 1월 14일 지주사로 출범 한 후 최초의 외부 출신 회장이지만 우리금융의 운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이후 우리금융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민영화를 추진했다. 1차 민영화 시기였던 2010년에 임 회장은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으로 우리금융 지분을 관리하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에 참여했다. 2016년에는 공자위가 투자자 7개 사에 지분 약 30%를 매각할 때 그는 금융위원장으로서 우리은행 출범 15년 만에 민영화를 발표했다. 공직자로 시작해 금융지주 회장부터 장관(금융위원장)까지 했던 임 회장에게 우리금융을 재건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우리금융은 공적 자금 회수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으로 알짜 계열사들을 잃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무너졌다. 우투증권뿐만 아니라 대신증권으로 넘어간 대신에프앤아이(옛 우리에프앤아이), 키움증권에 넘어간 키움투자자산운용(옛 우리자산운용) 등이 그렇다. 2011년 JB금융에 넘어간 우리캐피탈은 아직도 ‘우리’라는 이름을 유지하며 ‘JB우리캐피탈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근래에는 우리은행 내부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서 고객의 신뢰도가 흔들리는 상태였다. 

 

 

조직 문화·인사 혁신으로 고객 신뢰도 회복


임 회장은 3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이후 조직 문화의 혁신을 경영의 핵심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시장과 고객에게 신뢰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에선 최근 몇 년간 대형 횡령사고와 DLF사태 연루 등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는 불미스런 일이 잇따라 발생했었다. 이에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조직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해 꾸준히 인사 체계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TF는 그룹 차원의 인사 및 평가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승계프로그램 등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임 회장은 조직문화 혁신의 첫 단추로 공석이 된 우리은행장 선임절차를 변경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내부 논의만으로 진행되던 것에서 탈피, 오디션 방식의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밀실에서 진행되던 방식을 바꿔 은행장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다. 이 프로그램에 의해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새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금까지 비공개로 진행하던 직원 인사평가를 공개키로 한 것도 조직 혁신사례로 꼽히고 있다. 목표달성 정도를 평가하는 업적평가와 역량을 평가하는 역량평가를 통해 직원의 인사고과를 매긴 뒤 직원 개개인에게 이를 공개키로 방향을 정했다. 다만 급격한 제도개선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모두 고과평가를 공개하기보다 2~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고과가 한번에 공개돼 불필요한 오해나 조직 내 불화를 막기 위해 평가자 뿐 아니라 피평가자에 대해서도 교육이 선행돼야한다는 판단에서다. 강남의 한 우리은행 지점장은 “평가 근거를 제시해야하다 보니 부담 된다”라며 “고과자 입장에서는 추후 근거 제시를 요구받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룹 임직원들과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 후 곧바로 우리금융 노조 사무실을 찾아 대화를 나누며 ‘낙하산 인사’라는 세간의 비판을 정면 돌파했다. “임기 동안 그 누구보다도 우리금융 직원들을 사랑할 것이고 그 누구보다도 직원들을 사랑했던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노조 간부들에게 다가섰다. 공식적으로 회장 업무를 시작한 후에도 우리금융 전 직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보내는 등 소통행보을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의 15개 자회사를 돌며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우리은행그룹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활력 제고


우리금융그룹은 임 회장의 공식 취임 전에 이미 새로운 조직혁신과 미래경쟁력 확보라는 신임 회장의 경영 전략 방향을 반영하는 지주, 은행, 계열금융회사의 대대적인 조직·인사 혁신을 단행했다. 지주, 은행 등 계열사 인사를 일괄(One-shot) 실시하는 개편을 단행함으로써 조기에 경영안정을 기하고 쇄신 분위기를 진작하기 위해서다. 먼저, 자회사들의 업종 특성을 감안해 경영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임 회장의 의지에 따라 지주사를 ‘전략 수립,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슬림화하고 정예화했다. 총괄사장제(2인),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고 부문도 11개에서 9개로 축소하면서 지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지주 임원은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 임명했다. 지주 전체 인력도 약 20% 정도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폐지했다. 또한, 지주 부문장(9개)에 본부장급 인력 2명을 과감히 발탁 배치하는 등 조직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세대교체 인사도 단행했다.

 

 

첫 조직개편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미래성장 추진력 강화’다.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신설해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전략 추진과 그룹의 미래먹거리 발굴, 그리고 금융권의 핵심 아젠다로 떠오른 ESG경영을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카드, 캐피탈, 종금 등 재임 2년 이상 임기만료 자회사 대표 전원 교체도 결정했다. 각 자회사는 신임 대표가 부임하는 즉시 지주사의 기본 전략에 맞춰 인사,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개혁의 촉매제가 될 경영진 인사 및 조직개편을 조기에 마무리하면서 임 회장이 그려온 경영 로드맵대로 빠르게 영업속도를 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우리은행 또한 지주(전략 중심) → 자회사(영업 중심)이라는 방향에 맞춰 은행 조직을 영업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변화시킬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영업조직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영업총괄그룹은 폐지하는 대신 국내영업부문,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부문 2곳으로 재편해 각 부문 산하에 5개, 4개의 주요 영업 관련 그룹들을 배치했다. 다만, 부문장 자리는 각각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 수행토록 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을 신설해 신성장기업 대상 영업 및 기관 영업 시장, 연금시장 등의 영업력을 확충하고, 상생금융부를 새롭게 신설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 지원을 집중 강화하기로 했다.

 

 

사내윤리 강령 위반 재발방지 위한 내부통제 강화


성 희롱, 배임 등 사내윤리 강령 위반이 다수 발생하면서 추락한 고객의 신뢰도 회복에 나서고 있다. 직장 내 성 희롱이 다수 발생하고, 직원의 거액 횡령으로 물의를 빚었었다. 여기에 검찰은 대장동 로비 의혹과 관련해 우리은행 본점과 성남금융센터 등에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당시 임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진행되면서 조직 내부는 어수선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각 사업그룹별로 준법감시담당자 1명씩 총 20명을 배치해 각 그룹의 준법감시업무를 전담하는 등 타행 대비 준법감시에 강점이 있다고 자부해왔다.

 

그러나 거액의 횡령 사고 등 내부통제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해 7월 준법감시실내 팀을 ▲내부통제기획팀 ▲법규준수모니터링팀 ▲영업조직모니터링팀 ▲본부조직모니터링팀으로 개편했다. 영업조직모니터링팀과 본부조직모니터링팀에는 소속장급을 배치해 준법감시 점검 활동을 강화했다. 외국환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이상거래를 조기에 발견, 예방하기 위해 외환업무센터에 외환모니터링팀도 신설했다. 외국환거래법의 관리와 전문상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외환사업부에 외환규정관리팀도 만들었다. 명령휴가제도 대상자를 위험직무직원이나 장기근무직원, 동일업무를 2년 이상 맡고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확대하고, 중요인장과 증서 관리 책임자도 분리했다.

 

임 회장은 3월 취임식에서 “임직원들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다른 금융사에 비해 크게 낮다는 분석에 가슴이 아팠다”며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가장 선행되고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강화, 사내윤리 강령 위반 관련 재발방지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직원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추후 사건 발생 시 관리에 대한 책임까지 물을 방침이다.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TF, 파벌 갈등 방안 수립 


우리은행은 지난 1999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이후 한일-상업 출신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뿌리 깊은 파벌 간 갈등이 이어졌다. 선의의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출신은행간 파벌 다툼으로 최고경영자 교체시마다 진통을 겪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은행장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들이 번갈아 맡아왔던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왔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 출신 은행 인사들이 약진하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할 당시 두 은행이 거의 대등한 상태였기 때문에 인사 때마다 갈등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우리은행의 출신 은행 간 대립 구도에 대해 강한 개선 의지를 드러내왔다. 현재 우리은행 임직원 1만3000여명 중 합병을 겪은 2000여명이 남았는데, 이들은 고위직급으로 올라가 있다. 때문에 고위직들의 출신 은행을 따지지 않는 객관적인 인사가 조직 쇄신의 핵심으로 꼽힌다. 앞서 임 회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으로 합병 업무를 담당했던 당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간)대단한 싸움이 있었다”며 “이제는 20여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있다고 생각한다. 외부에서 온 만큼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임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회장 직속으로 설립한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각 부서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인사평가 제도를 정립한 후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임직원들의 업적과 역량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임 회장이 이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금융위원장 시절에 역점을 두었던 성과주의 문화를 조직 전반에 확산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라는 출신을 따지기보다 업무능력 중심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지난한 파벌다툼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각오다. 우리은행의 뿌리 깊은 파벌간 반목 문화를 파벌과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외부 출신 임 회장이 새로운 성과주의 문화로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업금융 경쟁력·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임 회장은 취임 직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기업금융 시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된 조병규 은행장도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名家)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화답했다. 조 행장은 임 회장이 새롭게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통해 선임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전문가 심층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의 4단계 검증으로 이뤄졌다. 업계에서 객관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임 회장이 강조하는 기업금융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에 조 행장의 영업력 강화가 방침이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다. 업황에 따른 등락 없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인수합병(M&A)으로 비은행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하면서 “증권사 인수”를 강조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인수 의지를 밝혀왔다. 임 회장은 대형 인수합병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지난 2013년 농협금융 회장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증권사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취임 100일 간담회에선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참전을 공식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임 회장은 그 해 연말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실제로 성공했다. 임 회장이 떠난 뒤에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현재 시장 상황은 10년 전과는 다르지만 조건에 부합하는 매물만 있다면 성공시킬 실력 능력이 충분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임 회장은 ‘기업금융’을 강화하면서도 ‘상생금융’ 일반 소비자 정책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챙기겠고 밝혔다. 앞서 임 회장은 “당장은 어렵더라도 성장성 있는 기업들에게 자금을 적시에 공급하고 취약계층, 금융소외계층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경제 곳곳에 막힘없는 혈맥의 기능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금융의 의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코로나가 끝났지만 여전히 물가가 높고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이 많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의 이자를 경감해주면 단기적으로는 은행에서 비용이 나가고 그만큼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놓칠 수도 있지만 공직자 출신인 임 회장은 어려운 기업들이 고비를 넘기면 어려울 때 도와준 은행도 좀 더 장기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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