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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숙자는 영원한 ‘낙오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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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발생한 서울역 노숙자 사태와 관련해서 서울시 부시장의 노숙자 강제수용 발언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노숙자들의 인권 문제와 일반 시민들의 권익 보호가 맞물린 가운데 그동안 문제제기만 되풀이 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노숙자 문제에 대한 현주소가 다시한번 드러나고 있다.


노숙자 인권 침해 논란

하루 7만 여명이 드나드는 서울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숙자들의 모습이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여기저기 술병과 함께 드러누워 있고 남루한 옷차림의 그들을 피하는 일반인들의 모습이 쉽게 목격된다. 더구나 잦은 노숙자 범죄 문제와 더불어 이번 사건으로 경찰과 대치하며 폭력적 행동을 보여주었던 노숙자들 항의시위 모습이 언론을 통해 비쳐진 지금, 노숙자들의 인권문제는 더욱 취약해 질 수 밖에 없다. 죽어가는 노숙자들이 짐짝으로 옮겨졌다는 진술도 나오고 있고 공안들에 의한 구타 역시 이번 사태를 통해 제기 됐다.

원세훈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지난 달 24일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시청 지하도 등 일부 공공시설에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노숙자들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다른 길로 돌아가는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노숙자들을 강제로 보호시설에 보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노숙자들을 일정한 공간 안에 몰아넣고 일방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서울시의 입장에는 많은 인권 침해 논란이 따른다. 서울시 내부에서조차 강제보호가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력이나 강제력도 가지고 있는 않는 서울시의 여건 상 인권 문제까지 염두에 둬야할 문제를 안고 있는 실정인지라 다소 회의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노당의 심재옥 서울시 의원은 정책 브리핑을 통해 “지난 4년간 1692명의 노숙자들이 객사할 정도로 노숙자 사망사건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노숙자들의 실질적인 보호대책이 더욱 절실한 가운데 단순히 노숙자들의 폭력사태에 대한 여론만을 의식한 탁상행정이라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막노동’조차 할 수 없는 이유

한편 노숙자 관련단체와 종교단체들은 노숙자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누구나가 처음부터 노숙자가 아니었을 뿐더러 한 가정의 가장이며 자녀들이었을 그들을 더욱 절망스럽게 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범죄자’, ‘낙오자’라는 시선이라며 사회가 그들을 좀더 따스한 마음으로 대해주길 그 무엇보다도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정부 당국에서 노숙자 문제를 ‘단속’과 ‘수용’의 측면에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노숙을 하나의 삶의 형태로 인식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만 진정한 대책 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숙자 현황

노숙자 관련단체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노숙자는 약 3,300명으로 추산되며 IMF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중 노숙자 쉼터 등의 보호 시설을 이용하는 노숙자들을 제외한 거리 노숙자들은 670명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노숙자들의 주거가 일정치 않고 보호 시설을 이용하더라도 길거리 노숙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거리 노숙자들의 정확한 수치는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현재 서울시에서 마련한 노숙자 보호시설(노숙자 드롭인)은 현행 세 곳으로 서소문 공원 부근 한 곳과 영등포역 인근 두 곳 등 세 곳이며 총 수용인원 150명선이다.


쉼터는 잠시 쉬어 가는 곳일 뿐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자들은 그나마 재활의지가 있는 노숙자들에 속하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전국실직노숙자대책종교시민단체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는 이들은 쉼터에서조차 적응하기 어려워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막노동이라도 하면서 돈을 벌면 되지 왜 노숙을 하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이 최소한의 노동을 하기 위한 사회 적응도 안된 상태다. 공동체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심리적 상실이 그들이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게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또한 신용불량, 기소중지 등의 상태인 노숙자들은 쉼터에 정착함으로써 발생될 신분노출을 꺼리고 있어 쉼터를 그저 잠깐 들르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단체와 각계의 노숙자 보호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노숙인들을 위한 거주지 확보’ 문제는 예산상의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오랜 노숙으로 인한 사회적 부적응을 치료할 수 있는 심리치료프로그램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 노숙자 지원과 대책 마련 필요

이번 서울역 항의 소동의 원인이 됐던 두 노숙자의 사망원인은 폐렴과 간경화로 밝혀졌다.
노숙인들의 상시 질병인 감기를 비롯하여 위장관 질환 등이 노숙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현재 노숙자들이 그나마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시설은 서울역 한곳에 불과하다.

또한 이번 사례로 알 수 있듯이 노숙자들을 위한 응급구호시설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고 있다. 의료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무방비로 노출된 노숙자들의 현실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응급체계에 대한 시스템이다. 특히 야간 상황을 고려한 24시간 응급체계 또한 시급하게 마련되어야 할 사항이다.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 건설비는 지난 1년간 서울시가 책정한 노숙자 치료비 예산보다 무려 3배가 많으며 지금도 월 3000만원 이상의 유지비가 소요되고 있다. 더구나 2002년도에는 10억원이 배정되었던 노숙자 의료구호비가 2004년도에 들어와서는 2억원이 깍인 채 편성되었다가 정부의 추경 예산지원을 통해 그 액수를 늘려 잡았다. 노숙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데도 오히려 예산편성은 그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서울시는 예산상의 문제로 각 의료기관에 노숙자 치료에 대한 엄격한 제한의 공문을 보내서 시민단체를 비롯한 노숙자 관련단체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다. 노숙자 관련단체들은 서울시에 대해 보다 실직적인 의료 구호비 책정과 내실 있는 의료시설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8월까지 서울역 인근 5층 규모의 빌딩에 세탁 및 목욕 시설 등을 갖춘 200명 규모의 노숙자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며 서울시 산하 노숙자 드롭인(drop in)시설을 4곳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한다. 생활의 구속을 받는 쉼터와 달리 보다 자유스럽게 운영하는 드롭인 시설을 늘려 노숙자들 실질적으로 보호하겠다는 방안이다. 또한 노숙자 강제수용에 대한 논란에 대해 시와 시민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민호 기자 coeur@sisa-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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